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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동란
(피커링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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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당당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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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활기있는 노인이 무기력한 젊은이 보다 났다. 요즘 부쩍 노년인 나의 관심과 흥미가 온통 가치 있게 멋진 노후를 보내는 것이다. 여러 사람의 이론과 학설이 분분하다. 내가 깨달은 나만의 법칙과 이론이 있어 실행 중이다.
매일 밖으로 나가 많은 사람과 사물과 부딪치며 인생을 당당히 살아가면 분명 상황이 달라진다. 일상의 잡다한 것을 되도록 피하고, 손주들을 봐주면서 어린애들처럼 맑고 순수한 나를 키운다. 또한 사랑하고 실천하자. 돈만 갖고 되는 세상은 정말 아니다.
근간에 치매 협회에 수요일만 참석하면서 보고 느끼고 배운다. 무슨 초등학교 수업 시간만큼 진지하고 늙은 학생 간에 정도 사랑도 있다. 간단한 운동도 오후 시간의 서예나 공작 시간도 나를 가치 있게 꾸며준다. 오래 전부터 아는 이민 친구들이라서 젊었을 때의 친구들이 변해가면서 오순도순 옛정이 더욱더 새롭다.
엊그제 수첩을 정리하다가 60년대 찍었던 간호사 시절의 사진을 발견했다. 단발머리와 하얀 유니폼과 캡, 그런데 세상에 이렇게 변했다. 옆에서 놀던 손주 엘리옷이 “할멈, You look so little” 아마도 할머니가 젊어 보인다는 표현이겠지.
매일 매시간 배우고 익혀가자, 기억력이 쇠퇴하더라고 마음을 가꾸고 치장하자. 겉모습이 조금 늙었으면 무슨 대수냐, 친정 아버지의 가르침은 언제고 떳떳하고 당차게 살라고 했다. 막내딸을 무던히도 애지중지하셨던 아버지를 너무 사랑한다.
남에게 해를 주는 일은 삼가고, 덕을 끼치라던 말씀들. 얼마 전 캐나다데이에 남편과 나란히 기념사진을 찍었다. “우리가 이렇게 늙어가네요. 얼굴의 모습이 옛날 같지 않고요” “생로병사의 이치에 순응해야지” 무거운 남편의 대답이다. 아침 일찍 점심을 싸 들고 출근하는 남편이 안쓰럽다.
오랫동안 캐나다 생활로 너무 잘 어는 날씨. 여름이 익어간다. 30도가 보통이다. 습기가 없으면 난 더위를 추위보다 좋아해서 땀이 흐르면 기분이 좋은데 딸아이가 외출해서 9살, 4살 반의 개구쟁이들 저녁시간에 봐달라고, 사위와 같이 친구의 생일잔치에 가려는 듯해서 그래 잘됐구나 녀석들과 어울려 놀 것에 자전거를 타고 공원 주변을 돌아도 좋고 주말 외출에 이것저것 물품을 준비한다. 오렌지, 사과, 귤 등 트렁크를 꽉 채워도 더 줄게 없는지 엄마의 마음이다.
남편은 주말 없이 자기 일에 충실하니 동반은 어렵구나. 몇 년 지나면 손주들이 훌쩍 커버려 봐줄 수도 없고, 지금까진 간식거리를 보면 할머니가 최고라면서 12살 난 큰 손주는 너무 의젓하고 점잖은 소년이다. 
책상 정리 중 할아버지께 멋지게 자기 생각을 써준 카드를 발견했다. 귀하고 장한 손주가 보고 싶다. 거리 관계상 자주 못 보지만 며느리의 소식이 무고함에 감사를 드린다. 중학생이 될 유일한 손주가 문득 보고 싶다. 난 노년의 문턱을 넘은 지 오래 전이다.
마음만은 아직 활기차고 의욕이 넘친다. 배우고 싶다.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한국가요를 들어본다. 7월의 청포도가 익어가면 달고 맛있게 입맛도 좋다. 
다음주엔 파독전사들의 소풍날. P여사, Y여사가 눈빠지게 기다린다. 꼭 와야 해 얼굴을 봐야지. 소녀들마냥 재잘거리며 정담을 나누자 오래 못 봤으니 말이다. 하얗게 늙어가는 동우님들. 마음만은 아직도 청춘이요. 
우린 젊어도 봤어요. 패기와 야망과 꿈도 있었지요. 아직 열정과 노력만 있으면 우리의 노후를 가꾸고 열심히 살아갑시다. 
얼마 전에 이곳 시니어 모임에 가입했더니 소식이 자주 온다. 모여서 바비큐에 무스코카와 킹스턴에 배 타러 가자고 한다. 야! 신난다. 시청 앞에 우리 모인다. 모두 다 노인 친구들이다. 명찰도 달고 간식도 준비한다니 기대된다.
샌드라가 자주 연락하면서 “Life is so short”이라며 자주 만나야 한다고, 그래서 자꾸 집 밖으로 나오라고 한다. 70여 명의 서양 친구들 모두가 이심전심으로 서로를 알 수도 인생을 잘 살아온 백인들에게서도 배울 점도 많다. 
피터는 토론토대학에서 철학을 가르친 멋진 노신사이다. 우리는 잘 어울리고 그렇게 살아야 한다. 지금이 가장 중요하다. 더 있으면 거동도 불편하고 기억력도 떨어진다. 노력만큼 값진 것이 우리네 인생이다. 
우리 동우 산업일꾼들. 힘내서 모이고 담소합시다. 파독 간호사 친구들아 남편들 따라서 같이 소풍 올 거지? 감사한 하루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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