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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숲도 보자- 집착하며 살지 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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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작가가 되고 싶어’라고 말하는 사람과 ‘나는 글을 쓰고 싶어’라고 말하는 사람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전자는 ‘칵테일 파티’에서 주목받고 싶어 하는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반면에 후자는 책상 위에서 고독의 시간을 가지며 오랫동안 준비하는 사람일 것이다.

 

 특히 전자는 작가라는 ‘지위’를 원하지만 후자는 과정을 중시한다. 전자는 희망할 뿐이지만 후자는 실행하는 사람이다. 결국 후자가 뭐든지 이루어낼 것이다.”

 

 <새 인문학 사전> <존재의 이유> 등 인문학 베스트셀러 저자로 유명한 영국의 철학자이자 유럽을 대표하는 지성인 A.C. 그레일링(Grayling)(73)이 지적한 이 말은 일의 결과나 목표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유명 작가가 되겠다는 목표 아래 쓰는 글과, 진정 마음속으로부터 우러나와 쓰고 싶어 쓰는 글 중 어느 것이 더 진솔하고 따스한 인간미가 배어있을지는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성공 가능성도 후자가 더 클 것이다.

 

0…인생에서 결과와 목표만 중시하다보면 성공의 순간에 잠시 성취감에 행복할 뿐 오랜 시간 스트레스와 초조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반면, 일의 과정을 즐기는 사람은 정신적으로 여유롭게 살아가면서 일상에서 지속적으로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목표만 바라보고 달리다 보면 주변의 더 큰 가치를 잃어버릴 수 있다. 결국 결과보다 과정 자체를 즐기는 사람이 더 오랫동안 행복한 것이다.

 

 한국이 짧은 기간에 고도성장을 이룩한 것은 목표지향적 가치가 큰 몫을 한 것이 사실이지만, 그 과정에서 어떻게든 목적만 달성하면 된다는 식의 사회적 병리현상을 낳은 것도 사실이다.

 

 한국의 학생들에게 익숙한 암기위주의 학습방법도 결국 결과만 중시하는 사고방식을 나았다.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보다 결과적 정답만이 우선시 된 것이다.   

 

 그림을 그리거나 음악을 할 때도 삼라만상의 본질을 세심히 관찰하는 정서적 수련 과정이 중요하다. 이것이 결여되면 혼(魂)이 없는 기계적 작품이 되고 만다.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과정을 즐기면서 공부해야 깊이가 있는 작품이 탄생할 수 있다.

 

 0…얘기는 좀 다를지 몰라도, 이민사회에서 한인들이 많이 즐기는 골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나의 경우 골프를 잘 치지 못하지만 누가 초청을 하면 기꺼이 응한다. 거기엔 이유가 있다. 필드에 나가기까지의 과정 자체를 즐기는 것이다.

 

 골프백을 챙기고 클럽을 손질하노라면 출전의 기대감에 가슴 설렌다. 나는 특히 청명한 날의 새벽 골프를 즐긴다. 신선한 새벽 공기 속에 운전을 하면서 즐기는 커피 한잔과 클래식 음악은 더할 나위 없는 스트레스 해소 과정이다.

 

 골프장 가는 길이 멀어도 좋다. 비가 오면 오는 대로, 바람이 불면 또 그것대로, 다 아름다움이 있다. 녹음(綠陰)이 싱그런 교외(郊外)의 풍경 그 자체를 즐기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마음의 여유를 만끽하며 플레이 하는 날은 비거리도 멀리 나가고 점수도 그런대로 잘 나온다. 목표에 크게 연연하지 않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기 때문이다. 

 

0…나는 골프장의 홀과 홀 사이를 걸어갈 때도 주변 경치를 최대한 즐기는 편이다. 점수에는 별로 연연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구력(球歷)이 꽤 돼가는데도 점수는 항상 100을 오락가락 한다. 동반자가 퍼팅에 온 신경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나는 파란 하늘을 쳐다보는 때가 많다.

 

 스코어가 좀 높으면 어떤가. 이런 재미로 필드에 나오는 것이지 그까짓 스코어가 뭐 그리 대단한가 말이다. 이런 느긋한 시간을 갖는 자체가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파란 하늘과 싱그러운 나무 숲을 즐길 사이도 없이 온통 점수에만 집착하는 사람은 무슨 재미로 그럴까.

 

 인생의 여정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가야 할 길이 너무 멀다고 짜증낼 것도 없고 길이 막힌다고 불평할 일도 아니다. 고속도로를 씽씽 달리면 주변경치를 즐길 사이가 없다. 호젓한 시골길을 따라 드라이브 하면서 자꾸 도착시간만을 따진다면 불행한 여행이다.

 

 차는 그냥 교통흐름에 맡긴 채, 음악도 듣고 휴게소에 들러 커피도 한잔 하면서 느긋하게 여행하면 얼마나 마음이 여유로운가. 안달한다고 일찍 도착하는 것도 아닐진대, 운전 그 자체를 즐기는 편이 낫지 않은가. 

 

 0…우리네 이민생활도 마찬가지가 아닐는지. 미래의 목표를 세우는 것은 좋지만 때론 주위도 좀 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너무 현실에 집착해 조바심 치다 보면 아름다운 캐나다의 대자연도 나와는 전혀 무관한 것이 되고 만다.

 

 물론 먹고 사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다만, 지나치게 눈앞의 이익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란 뜻이다. 돈을 벌어 잘 살아보겠다는 일념으로 죽어라 일만 하다 보니 그런대로 먹고살만해지긴 했지만 잃어버린 청춘은 어디서 보상받느냐고 한숨 쉬는 동포들이 많다.

 

 일상생활에서 지나치게 결과와 목표만 추구하다 보면 스트레스도 심해지고 오히려 일도 잘 안 풀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너무 현실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가끔은 푸르른 하늘을 올려다 보면서 한숨 고르는 여유도 가질 일이다.

 

 너무 나무만 보지 말고 가끔은 숲도 보자.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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