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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는 서럽다-세대교체의 물결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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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제1야당 대표에 당선된 이준석(36)씨

 

 한국처럼 새로운 말을 잘 만드는 나라도 드물 것이다. '먹는 방송'의 줄임말인 ‘먹방(Mukbang)’, 가진 자가 약자에게 위력(威力)을 휘두르는 ‘갑질(Gapjil), 가족경영 대기업 '재벌(Chaebol)' 등은 외국언론이 한국관련 기사를 쓸 때 그대로 인용하는 공용어가 됐다. 세계에서 한국에만 존재하는 형태로, 다른 단어로는 대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영국 인디펜던트지는 개념 없는 중년 남성을 뜻하는 ‘개저씨(Gaejeossi)’라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비슷한 개념으로 ‘꼰대’라는 단어도 소개됐다. 2019년 BBC는 ‘오늘의 단어’로 ‘꼰대(Kkondae)'를 선정했다. BBC는 “이런 사람을 알고 있나요?”라는 제목과 함께 꼰대는 “항상 자신이 옳다고 믿는 나이 많은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경제지 이코노미스트는 꼰대가 한국어로 ‘거들먹거리는 노년'이라는 뜻이라 소개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나이와 성(性), 근속연수에 따라 직장 위계질서가 악명높다. 이를 못마땅히 여긴 젊은 세대들이 곳곳에서 이의를 제기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0…꼰대는 노인이나 기성세대, 선생을 뜻하는 은어이자 비칭(卑稱)으로 사고방식이 고리타분하고   권위주의적인 사람을 뜻한다. 영어로는 has-been(한물 간 사람), fogey(고루한 사람) 정도로 번역될 수 있으나 ‘타인을 무조건 하대(下待)하는 노년층'을 총칭하는 말로 Kkondae를 그대로 사용하기도 한다.

 

 꼰대의 어원은 분명치 않지만 속설엔 두가지가 꼽힌다. 첫째 번데기의 경상도 사투리인 ‘꼰데기'가 어원이란 주장이다. 번데기처럼 주름이 자글자글한 늙은이란 의미에서 꼰데기라 부르다가 꼰대가 되었다는 것이다. 두 번째 주장은, 프랑스어로 콩테(Comte)를 일본식으로 부른 게 꼰대라는 것인데, 일제시절 이완용 등 친일파들이 백작(伯爵) 작위를 수여받으며 자신을 꼰대라 자랑스레 칭한데서 유래했다는 것이다. 백작이 바로 콩테다.

 

 어쨌거나 부정적인 어감의 꼰대는 자신의 생각에 강한 확신을 갖고 상대에게 도덕과 복종을 강요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이기주의에 사로잡혀 절대로 자기주장을 굽히지 않고 남이 하는 일을 못마땅해 하며 사사건건 참견하고 잔소리를 늘어놓기 일쑤다. 입만 열었다 하면 “요즘 젊은 것들은 예의가 없어”라며 혀를 차고, 강한 사람에게는 약하고 약자에게는 가혹할 정도로 강하게 군림하려 든다.  

 

0…시도 때도 없이 자신을 과시하며 “나때는 말이야”를 반복하고 교훈적인 이야기도 자신의 취향에  따라 취사선택해서 들으며 기성세대와 상위계급에 절대 복종을 강요하는 반면, 젊은층이나 사회적 약자는 소통을 아예 거부하려 든다. 이래서 ‘젊은 것’들은 꼰대가 다가오면 슬슬 자리를 피한다.   

 

 꼰대는 상대가 자신과 다른 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꼭 가르치려 들며, 취향도 자신에게 맞춰야 한다.  잘못을 지적하고 설득하려고 하면 이를 아예 무시하거나 확대 해석하며 상대방이 자신을 깔본다고 여긴다.

 

 꼰대와 대비되는 계층이 요즘 유행하는 MZ세대이다. 이는 1980년대 초~2000년대 초에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로,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와 남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특징을 보인다.

 

0…최근 한국의 제1야당 대표에 MZ세대인 36세 청년(이준석)이 당선됐다. 정치입문 10년 만에 '0선 중진'에서 거대 보수야당 대표로 당선된 그를 두고 한국사회 전체가 떠들썩하다. 헌정 사상 최초로 30대 청년이 보수야당 당수가 됨으로써 기존 정치권의 ‘꼰대 문법’에서 탈피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그는 10년 전 박근혜 한나라당 비대위원장의 영입으로 만 26세 나이에 정치권에 첫발을 내딛었다. 이래서 ‘박근혜 키즈’라 불린다. 하지만 2016년 탄핵정국을 기점으로 박근혜에 비판적 목소리를 냈고 결국 당을 떠났다가 지난해 다시 돌아왔다. 그는 자신을 영입한 박근혜에 감사하지만 탄핵은 정당했다는 입장으로 정리했다.

 

 그는 ‘스펙’이 화려하다. 과학고-하버드대 경제학 & 컴퓨터과학 전공, 벤처기업 창업, 26세 정계 입문, 활발한 방송활동으로 대중적 인기, ‘2030 유세차량'으로 서울시장 보선 승리 역할… 그래서인지 민심과 당심의 압도적 지지로 4~5선 중진의원과 유명 여성정치인을 제치고 당 대표로 선출됐다. 세상은 확실히 변화를 택했다.

 

0…그는 저소득층 청소년의 학습을 돕는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이라는 공익단체를 이끌기도 했다. 이런 그이기에 고루해빠진 꼰대들이 우글거리는 보수야당에서 그나마 희망을 보게 한다. 비록 보수정당 대표이지만 이전과는 다를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다. 구태의연하게 국정 발목 잡기에만 몰두하지는 않을 것이라 전망해본다.

 

 그는 특히 ‘공정’을 강조한다. 일각에서는 이 개념이 엘리트주의에서 비롯된 허황한 뜬구름이라고 비판한다. 이 세상은 애당초 출발부터가 공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는 자체에 희망을 걸어본다.        

 

 다만 경륜이 절대부족한 그가 어떻게 당을 끌고 갈 것인지 불안하다. 노회한 꼰대들이 버티고 있는 보수 정치판에서 30대 순진한 청년이 일으킨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날지, 아니면 거대한 담론을 이끌어낼지 흥미롭다.

 

0…이런 현실들을 보면서 나도 이젠 한물 간 세대구나 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옛 사고에 집착하고 아이들에게도 걸핏하면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눈에 보이는게 모두 성에 차질 않는다.

 

 꼰대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세태에 뒤쳐지지 않게 부지런히 노력해야 한다. 육체 수명은 길어지고 시대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데 사고방식은 수십년 전 그대로 머물러 있다간 영락없이 꼰대 신세를 면할 수 없다. 이래저래 꼰대는 서럽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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