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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 장수(長壽), 축복인가 재앙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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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틴 오버롤 교수와 저서 

 

 ‘호모 헌드레드’(Homo Hundred)란 말이 있다. 2009년 유엔이 발표한 '세계인구 고령화 보고서'에 처음 등장한 용어로, 보통인간의 평균수명 100세 시대를 의미한다. 이 보고서는 평균수명 80세를 넘는 국가가 2000년에는 6개국에 불과했지만 2020년에는 31개국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백세 시대인 요즘, 나이 90을 넘긴 사람은 흔하고 100세 이상을 사는 사람도 많다. 그런데 오래토록 장수(長壽)를 누리는 사람들 가운데는 부러움의 대상이 있기도 하지만 반면에 저렇게 오래 살아서 무엇할까 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사람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과연 장수는 모든 이들의 바람대로 축복일 뿐일까. 

         

0…온타리오 퀸스대학교의 철학교수 크리스틴 오버롤(Christine Overall, 1949~)은 그녀의 저서 ‘Aging, Death, and Human Longevity: A Philosophical Inquiry’(2003)에서 축복받은 장수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이 책은 캐나다 철학회와 생명윤리학회(Bioethics) 등 학술단체로부터 우수상을 받았고 한국에서는 ‘평균수명 120세, 축복인가 재앙인가’(2005)란 번역본으로 출간돼 세간의 큰 관심을 불러 일으킨 바 있다.

 

 책의 저자는 장수시대에 사는 우리의 고민을 다음과 같이 요약해 대변한다. 장수는 과연 축복일까, 아니면 재앙일까? 결론적으로, 다음과 같이 오래 살면 그것은 분명 재앙이다.  

 

 첫째, 돈 없이 오래 살면(無錢長壽) 재앙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벌어놓은 돈이 없이 오래 살기만 하면 늙어서 아무 활동을 할 수가 없다. 또한 조금이라도 움직이려면 돈이 필요하고 그러려면 결국 자식이나 타인에게 의존해야 하는데 그렇게 오래 살면 삶이 비굴하고 추해진다.

 

 둘째, ?아프며 오래 살 때(有病長壽) 재앙이다. 아무리 오래 살아도 영육간 건강이 따라주지 않으면 그것은 재앙에 불과하다. 육신이 병들고 정신이 메말라 버린 가운데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갈 수 없다면 아무리 장수한들 주변에 폐만 끼치고, 우아하고 인간다운 삶은 기대할 수가 없다. 

 

 셋째, 일 없이 오래 살 때(無業長壽) 재앙이다. 인간은 무언가를 추구하고 계속해서 몸을 움직일 때 사는 보람을 느낀다. 할일없이 하루종일 텔레비전이나 보면서 시간 가기만을 기다린다면 무기력한 삶이 될 수밖에 없다. 하루하루 이어지는 의미없는 삶은 단순한 생명연장에 불과하다.

 

 넷째, 혼자 되어 오래 살 때(獨居長壽) 그 역시 재앙이다. 배우자가 먼저 떠나고 혼자 사는 삶이 길어질수록 삶의 질은 피폐해지기 쉽다. 절해고도 속에 생의 아름다움도 의미도 못 느낀다면 인생 자체가 괴로울 것이다. 부부가 함께 참여하던 사회활동도 없어져 고독은 더 깊어진다.      

 

 그런데 이 네 가지가 합쳐진다면? 그것은 아니 사는 것보다도 못한 삶이 될 것이다. 정반대로  이러한 ‘리스크’만 없앤다면 100세를 장수해도 생명 다하는 그 순간까지 삶에 활력을 느끼며 살 수 있을 것이다.

 

0…행복한 100세를 맞으려면? 위의 정반대가 되도록 준비하면 될 것이다.

 첫째, 젊어서 부지런히 일해 남에게 아쉬운 소리는 안할 정도의 돈은 벌어 놓아야 한다. 늙을수록 주머니를 열 줄 알아야 사람대접을 받는 법이다. 물론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정직하게 모을 수 있는 한은 원칙적으로 그렇다는 얘기다.  

 

 둘째, 늙어서도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젊을 때부터 자기관리가 중요하다. 생활에 절제력을 발휘하고 운동을 꾸준히 해서 육신과 정신을 정상으로 유지해야 할 것이다. 불규칙하고 방종한 생활습관은 결국 노년 불건강으로 나타난다.

 

 셋째, 젊어서나 늙어서나 일이 없다면 삶의 의욕도 의미도 못 느끼고  무기력에 빠지기 십상이다. 일은 돈벌이를 위한 것도 있겠지만 정말로 좋아서 하는 일이나 건전한 취미 하나쯤은 개발해놓는  것이 풍요로운 말년의 삶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몰입할 수 있는 봉사활동도 그중 하나다.             

 

 넷째, 부부가 해로(偕老)하는 것이야말로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이다. 그러자면 젊어서부터 서로에게 정성을 다해 사랑하고 보살펴주어 오래 건강하게 함께 살도록 해야겠다.  

 

 이러한 네 가지만 잘 갖춰진다면 인생은 100살을 넘어도 여전히 아름답고 우아하게 살다 곱게 하직할 수 있을 것이다. 오래 사는 것이 단순한 생명연장에 불과하지 않고 진정한 의미를 가지려면 적어도 이 네가지 조건은 구비돼야 한다.

 

0…지금은 ‘기대수명(life expectancy)’이라는 용어 대신 ‘기대건강(health expectancy)’이라는 말이 많이 쓰인다. 즉 ‘얼마나 오래 살까’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건강할까’를 생각할 때인 것이다. 100세 대비는 늙어서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당장의 문제다.

 

 ‘서드 피리어드’(장영환)(2017)란 책에서 저자는 백세시대 현실화로 전과는 다른 새로운 판을 짜야 한다며 이를 '서드 피리어드(Third Period)'라 명명했다. 태어나서 30세까지를 퍼스트, 31세부터 60세까지를 세컨드, 61세부터 90세까지를 서드, 91세부터 죽을 때까지를 퍼스 피리어드로 나누고, 그 중 서드 피리어드야말로 가장 중요한 단계라고 강조한다.

 

 나를 포함해 많은 사람이 서드 피리어드에 해당한다. 백세시대가 되면서 퇴직 후에도 최소 30년은 더 살 수 있게 됐다. 이 시기에 건강한 자기계발을 통해 평생업(業)을 찾는 사람에게 백세시대는 장밋빛 미래요, 축복일 것이다.

 

 지난 세대는 너무 일찍 죽어 문제였다. 앞으로는 너무 오래 살아 문제가 될 것이다. 백세시대의 문제 앞에 어떻게 설 것인지, 답은 우리 스스로에게 달려 있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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