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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벌의 허상-교실 우등생, 사회 열등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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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업에 열중하던 고교 시절 

 

 

 “학과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미래에 성공할 가능성이 절대적으로 크다고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요즘 본보에 연재되고 있는 토론토 김병곤 박사(치과의사)의 교육칼럼이 학부모는 물론, 일반 동포들의 커다란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 분은 미국 하버드, MIT, 컬럼비아, 버클리 등 아이비리그와 유명대학을 두루 거친 최고의 엘리트 출신인데, 필자 스스로 체험하고 느낀 영재교육의 실상과 허상을 가감없이 진솔하게 기술함으로써 독자들의 큰 공감을 얻고 있다.


 이 시리즈 칼럼에서는 수개월 전 한국에서 방영돼 사회적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던 드라마 ‘SKY 캐슬’ 신드롬에서 나타나듯, 스펙과 학벌 위주의 한국사회 풍토를 분석하고 그에 따른 문제점과 대안을 차분하게 설파하고 있다. 


 특히 아이비리그로 대변되는 영재 엘리트 교육의 이면에 담겨진 현상들을 예리하게 기술하고 있다. 즉, 미래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학과공부만이 최고가 아니며, 자신의 적성과 취향에 맞는 공부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지난주 글에서는 “뛰어난 학습능력은 한 개인이 가질 수 있는 수많은 장점들 중의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 외의 많은 장점들의 우선순위는 각 개인이 속한 사회 상황과 니즈(needs-필요)에 따라 변합니다. 부모 세대와는 다른 시대를 살아갈 자녀들에게 공부만을 강조하기 보다 어떤 재능이 있는가를 잘 지켜보고 그것을 격려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길게 기다려 주십시오.”라고 강조한다. 


 미국 명문대학을 두루 섭렵한 필자는 겉으로 보이는 외양보다 참된 자아교육이 얼마나 더 중요한지를 일깨워준다.   


0…환갑을 넘긴 이 나이에 새삼 지난날을 되돌아 보노라면 교실에서의 우등생이 사회생활에서도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음을 실감한다. 고교시절 친구들을 보면 학교 때 공부도 잘하고 모범생이었던 친구들은 좋은 대학 나와 평탄한 삶을 살아온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은 절반 이상이 은퇴하고 주로 산행 등으로 소일한다고 한다. 


 반면, 공부도 별로 못하고 담배나 피우며 선생님의 속을 썩이던 친구들은 허름한 대학에 다니며 기를 못 펴고 살거나 일찌감치 사회생활을 시작하더니 지금은 완전히 자리를 잡아 떵떵거리며 살고 있다. 동창회에서 통 크게 식사비를 다 내는 친구들은 주로 이들이다. 모범생이던 친구들은 매사를 정석대로 추진하되 좀처럼 모험을 할 줄 모르기에 성공의 가능성도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민사회도 그렇다. 소위 성공했다는 분들(주로 경제적 측면에서)을 보면, 그들의 학력이 높은 것도 아니고 집안이 좋았던 것도 아니다. 단돈 몇푼 들고 이민와 어려운 삶을 헤쳐온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 내로라 하는 대학을 나온 분들은 대개 순탄한 생활을 해온 탓인지 그저 평범한 보통의 생활을 하고 있다. 물론, 어떤 삶이 성공한 것인지는 각자의 생각마다 다를 것이지만, 동포사회가 필요로 할 때 선뜻 손을 뻗칠 수 있는 사람은 대개가 자수성가형 인물들이다. 한국의 빛나는 학벌은 그야말로 자기 스스로 위안을 삼는 도구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0…지금 세계 무대를 휘저으며 대한민국을 빛내고 있는 한류와 스포츠 스타들이 교실에서 학과공부에만 열중했더라면 오늘날과 같은 위업을 이루지는 못했을 것이다. 각자의 재능과 소질을 살려 열심히 노력한 결과들이다. 지금은 모범생의 개념이 달라졌다. 우리같은 구세대는 아직도 자녀가 학교공부만 잘해주길 기대하지만 그래서는 장래 큰 인물이 되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물론 자본주의 세계에 사는 한 성공의 기준이란 것이 경제적 측면이 가장 중요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본인이 좋아서 일을 하다 보면 금전적 보상도 따라오게 될 것이다.   
 나도 이전에는 자식들이 평범한 월급쟁이의 길을 걸어주길 바랬지만 이제는 생각이 달라졌다. 사무실 책상에 앉아 펜대나 굴려서는 비전이 없다. 본인들이 하고 싶어하는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리에 취미가 있다면 본격적인 공부를 해서 그 분야에서 성공할 수도 있다. 출발은 초라할지 모르나 먼 장래를 보면 그것이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길이 될 수도 있다. 


 내가 아는 어느 친지의 아들은 탄탄한 컴퓨터 회사를 그만두고 자동차 세일즈 쪽으로 진로를 바꾸었는데, 사무실에서 일할 때는 별 성취감을 못느껴 풀이 죽어 지냈는데 요즘은 신이 나서 일을 하고 있단다. 세일즈라는 것이 가시적 성취감을 느낄 수 있기에 그런가 보다. 부모 입장에서는 요즘 같이 취업이 어려울 때 안정된 직장에 근무하는 것을 선호하지만 젊은이들 생각은 다른 것이다. 평범한 월급쟁이는 인생의 굴곡은 없을지 몰라도 발전은 기대할 수가 없다. 


 우리 세대만 해도 선망의 직업은 판.검사나 의사, 고위 공무원, 국회의원, 장군이 거의 전부였다. 그러나 지금은 아마도 이런 직업을 선호하는 젊은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또한 더 이상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직업도 아니다. 과거엔 우습게 보았던 스포츠 선수, 연예인, 컴퓨터 관련 직종 등이 사회적으로 더 공헌할 수 있고 부와 명예를 추구할 수도 있는 세상이다. 아, 내가 다시 태어난다면 어떤 직업을 택할 것인가.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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