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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돈 버는 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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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

 

쉽게 돈 버는 직업(?)

 

 반세기 캐나다한인이민사에서 전통적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직종은 편의점이었다. 그러나 흐르는 세월과 함께 소형 가게들은 대형 몰에 밀려 갈수록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한때 3천여 이상의 회원을 거느렸던 온타리오한인실업인협회가 지금은 1천여 명 남짓으로 급감했다.

 

 

 지금 한인들이 가장 많이 종사하는 직업은 무엇일까. 단연 부동산 중개인일 것이다. 최근 5~6년 사이 광역토론토의 부동산시장이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다 보니 한인들의 관심도 부동산에 많이 쏠려 있고, 이에 따라 부동산 중개인 수도 급증 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토론토스타에 난 기사를 보면, 현재 토론토의 부동산 중개인은 4만8천여 명으로 5년 전(3만4천 명)에 비해 41퍼센트나 증가했다. 온타리오 전체의 중개인은 8만여 명으로 5년 전보다 26% 증가했다.

 

 

 한인중개인은 어떨까. 한인업소록에 따르면 지난해 토론토를 중심으로 온타리오에는 총 420여 명의 한인중개인이 올라 있는데, 이 숫자는 일부에 지나지 않고 모두 합치면 800~ 1천 명은 될 것이라는게 업계 분석이다. 요즘은 한인 2세들까지 잇달아 부동산 중개업에 뛰어드는데, 이들은 한인업소록에 잘 등재하지 않기 때문에 실제 종사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좀 과장되게 말하면, 주변에 널려있는 것이 부동산 중개인이다.

 

 

0…중개인이 왜이렇게 인기가 높을까? 간단히 말해 다른 일에 비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사실 일년에 단 몇 건의 큰 딜만 성공시켜도 웬만한 월급쟁이보다 소득이 높다. 특히 요즘엔 워낙 집값이 높다 보니 중개 커미션도 자연히 높아졌다.

 

 

 자격증 취득도 비교적 수월하다. 웬만한 사람은 대략 2,500달러의 교재비를 들여 6~10개월 정도 공부하면 시험에 무난히 통과한다. 

 

 

 폭설이 내리는 겨울철 같은 때는 굳이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 일해도 되고(내가 가장 부러워하는 것), 누구의 간섭도 안받으니 이처럼 자유로운 직업도 없을 것이다. 그래선지 요즘은 4년제 대학을 나온 젊은이들도 너도나도 중개업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다. 전에는 연봉 10만불이면 많다고 생각됐는데, 이 일은 잘만 하면 일년에 수십만 달러를 챙기는 중개인도 있으니 자연히 유혹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개중에는 다니던 직장이나 가게를 그만두고 중개인으로 변신하는 사람도 적지 않고 중개인 코스 강좌에는 항상 수강생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그럼 부동산중개인은 생각처럼 그렇게 쉽게 돈을 벌 수있는 꿈의 직업인가. 현실은 꼭 그렇지도 않다. 많은 사람이 자격증만 따면 쉽게 돈을 벌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이 비즈니스는 전형적인 승자독식(勝者獨食) 세계다. 상위 10~20퍼센트가 전체 시장의 80~90퍼센트를 독식한다. 나머지는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을 쳐야 한다.

 

 

 개중에는 1년에 단 1건도 거래 못하는 중개인도 많다. 시 외곽의 커머셜 거래는 시간만 잔뜩 투자하고 소득은 없는 경우도 허다하다. 한푼도 못 벌면서 광고비, 라이선스 유지비 등 고정비용은 적잖게 든다. 차도 울며 겨자 먹기로 고급차를 몰아야 한다. 실적이 없으면 이런 비용을 감당하기 힘들다. 그래서 시험에 합격한 사람 중 수년 후에는 절반 정도만 남게 된다.

 

 

 특히 요즘엔 중개인들 간에 수주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아예 처음부터 커미션에서 얼마를 떼주겠냐(inducement)물어오는 고객도 많다. 많이 벌면 그만큼 많이 써야 고객을 유지할 있어 그야말로 외화내빈(外華內貧)이다.

 

 

0…부동산중개인을 하려면 무엇보다 성격이 맞아야 한다. 쾌활하고 적극적이며 특히  인간관계(relationship)가 좋아야 한다. 콘도 분양 현장에서 소위 Walk in(예약없이 방문하는) 손님이 들어 오는데 소극적이고 수줍은 사람은 말도 제대로 못 붙여보고 머뭇거리다 손님을 잃으니 이런 현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는가.

 

 유명 콘도 빌더들도 평소 친분관계가 있고 실적이 뛰어난 중개인에게만 좋은 유닛을 준다. 그래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는 것이다. 한마디로 독하게 마음먹지 않으면 이 업계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중개인이 많다보니 경쟁이 치열해지고 인간관계가 엉크러지는 사례도 허다하다. 한인 숫자는 갈수록 줄어드는데 중개인은 많아지니 자연히 다른 중개인의 손님을 끌어와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여기서 인간적인 갈등이 벌어지지 않을 수 없다.        

 

 세상에 쉽게 돈 버는 직업이 있을까. 다 나름대로 애환이 있을 것이다. 요즘은 부동산 중개인이 많아지고 개중엔 부정직한 행동을 하는 사람도 있기에 정부 등 일각에서는 중개인을 무슨 야바위꾼 취급하는 시각도 있다. 이러다 보니 중개인이라는 직업에 환멸을 느끼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래서 중개인이라는 직업이 고소득과 함께 사회적으로 존경받기 위해서는 중개인들 스스로 양심과 도덕과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에서도 부동산 진정 대책과 함께 중개인 관련 규정을 강화할 방침이다.

 

0…돈 잘 버는 중개인들은 일반 월급쟁이를 우습게 볼지도 모른다. 몇만불의 월급 갖고 어떻게 사느냐며… 이러다보니 중개인 일을 하다가 다른 일은 하지를 못한다고 한다. 누군가는 그래서 이 일을 ‘막장직업’이라 부르기도 한다.

 

 토론토에 콘도 붐이 일면서 고객을 연결만 해주면 커미션이 나오던 호시절도 있었으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탄탄한 실력을 갖추고 시장흐름을 잘 알아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국제경제 전반까지 파악해야 한다. 고객은 이미 상당한 수준까지 파악하고 접근하는데 중개인이 기본지식도 없이 머뭇대다간 얕잡아 보이기 십상이다.

 

 

 특히 우선 당장 눈앞의 이익만 챙기려고 얕은 수를 썼다간 바로 탄로가 난다. 그런 관계는 오래 갈 수도 없다. 정부의 부동산규제조처로 당분간 시장이 얼어붙을 경우 중개인들이 고전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럴 때일수록 중개인들은 원칙과 양심에 충실함으로써 고객과 흔들리지 않는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겠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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