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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n in Rome- 이민지에선 현지 사정에 맞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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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관습 적응되도록 노력해야

  

 

 보통사람들에게도 친숙한 영어 속담이 있다. ‘When in Rome, do as the Romans do’. 로마에 가면 로마사람들처럼 행동하라는 것. 한국에서는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식으로 표기되기도 한다.

 

 이 말의 유래는 다음과 같이 전해온다. 유명한 ‘고백록(Confessions)’의 저자 성 아우구스티누스(St. Augustine)와 그의 어머니 성 모니카(St. Monica)는 밀라노에서 살다 로마를 방문하게 됐다. 그런데 로마에서는 밀라노와 달리 토요일이 금식일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나중에 밀라노에 돌아온 아우구스티누스는 대주교 성 암브로스(St. Ambrose)에게 말한다. "When I am here (in Milan) I do not fast on Saturday, when in Rome I do fast on Saturday."(내가 밀라노에 있을 때는 토요일에 금식을 하지 않았는데 로마에서는 토요일에 금식을 했습니다.)

 

0…그 후 사람들 입에서 ‘When in Rome, do as the Romans do’라는 표현이 생겨났다. 이는 현지의 관습과 예의를 따르다, 혹은 법을 지킨다, 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국에선 이 말이 다소 앞서 나가 특정집단, 가령 군에 입대했으면 그에 맞게 (고개를 숙이고) 행동하라는 식으로 다소 강압적으로 쓰이기도 한다.

 

 어원이야 어찌됐든 이는 어떤 상황에 처할 경우 그에 걸맞게 행동하는 것이 순리라는 뜻이다. 가령 외국에 와서 살면 그 나라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0…우리 이민자 입장에서 보면, 캐나다라는 나라에 와서 수십 년을 살고 있으면서 아직도 여전히 한국식으로 살아가는 동포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우선 나부터도 언어도, 먹는 것도, 어울리는 사람도, 취미활동도 대체로 한국식이다.

 

 어떤 점에선 더 (예전의) 한국적 방식으로 살고 있다. 그것을 굳이 좋다 그르다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외국에 살면 현지의 생활방식을 어느정도 따라갈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한다.

 

 우리가 이민을 올 때는 나름대로 이유와 목적이 있었을 것이다. 낯선 세상에 적응해 새로운 삶을 살아보자는 다짐이 그 첫번째 아닐까. 그렇다면 여기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이 순리가 아닐지.

 

0…최근 어느 친지들 모임에서 직장내 여성과의 불륜 스캔들로 사임한 전 토론토시장에 관해 얘기를 꺼냈는데 아무도 그 얘기를 알지도 못하거니와 별 관심도 없어 하는 모습을 보고 무척 놀랐다.

 

 아니 이처럼 흥미진진한 술자리 안주감을 그냥 지나쳐 버리다니. 한인들이 얼마나 캐나다 사회에 무관심한지 새삼 실감했다. 이것이 한국의 얘기라면 아마 열변들을 토하지 않았을까.

 

 그런데 화제가 한국의 연속극 쪽으로 바뀌자 갑자기 대화자리가 시끌벅적해지고 활기가 돌았다. 속속들이 아는 것도 어쩌면 그리도 많은지, 나는 그저 묵묵히 듣고 있어야 했다.

 

0…요즘 우리 부부는 손자 자라는 모습에 인생의 큰 즐거움을 본다. 그런데 아기가 크면서 눈을 맞추고 옹아리를 하는데 우리는 앞으로 과연 어떤 말로 손자와 대화를 해야 할지 헷갈린다.  

 

 우리 가족은 그야말로 다국적이라 손자가 3중언어를 배우기에 적합하다. 홍콩출신인 친할아버지 댁에 가면 중국어와 친하게 될 가능성이 크고, 우리집에 오면 한국말을 알아듣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집에서 나와 아내는 한국어로 말해야 할 것이다. 즉 딸들이 한국말을 잊어버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그랬던 것처럼 손자도 한국말로 대화를 해야 한다. 이러니 어느 세월에 영어를 쓰겠나.

 

 이래서 이민 1세는 영어가 늘 수가 없나 보다. 캐나다시민권자라는 나는 과연 누구인가. 외로운 섬이라는 생각을 가끔 한다.   

 

0…동네공원을 산책하다 보면 흠칫 놀라는 경우가 있다. 어둑한 숲길에서 온몸을 검은 천으로 감고 눈만 빼꼼히 드러낸 여성을 마주치는 때다. 개중에는 눈마저 망사로 가려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이들도 있다.

 

 그럴 때는 “자기네 종교도 중요하지만 남을 놀라게 하면 되나. 이곳까지 와서 꼭 저렇게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한여름 골프장에서도 비슷한 광경을 본다. 이곳 골퍼들이 맨살을 드러낸 채 햇볕을 즐기는데 한옆에서 큼지막한 모자를 쓰고 햇볕에 노출될새라 신경을 쓰는 동양인들을 보면 저러려면 뭐하러 밖에 나오나 싶다.

 

0…우리 같은 이민자들이 명심할 것이 있다. 이곳은 어디까지나 남의 나라라는 것이다. 문화와 언어가 다른 이민자들은 나름 노력하지 않으면 자칫 현지사회로부터 소외되기 쉽다.

 

 소수민족에게 보내는 현지인의 박수 속에는 독특한 문화에 대한 찬사의 의미도 있지만 이질적인 외지문화에 대한 경계심리도 깔려 있다.

 

 따라서 고유의 전통을 지켜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능한 현지인과 어울리고 교류해야 고립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 오! 캐나다를 진정으로 받아들이려면 이 나라를 이해하고 그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0…나는 한인사회에 캐나다뉴스를 전하기 위한 소셜미디어를 운영하고 있다. 그것은 이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살자는 취지에서 만든 것이다. 많은 한인들이 현지 소식에 어둡고 관심도 적은 것에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국땅에 사는 우리는 현지에 단단히 뿌리 내리고 살면 그것으로 애국하는 것이다. 캐나다에 살면 이곳 소식도 좀 듣고 보고 관심도 가지면서 살아갈 일이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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