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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전쟁 배경 영화(II)-‘영광의 깃발’(Glory)(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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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전쟁 배경 영화의 두 번째로 '영광의 깃발(Glory)'을 꼽아보았다. 1989년 트라이스타 픽처스 배급. 감독은 '가을의 전설(1994)' '라스트 사무라이(2003)' 등으로 잘 알려진 에드워드 즈윅(Edward Zwick·70). 출연 매튜 브로더릭, 덴절 워싱턴, 캐리 엘위스, 모건 프리먼, 안드레 브라우어 등. 러닝타임 122분.

 

 음악감독은 '꿈의 구장(1989)' '가을의 전설(1994)' '브레이브하트(1995)' '아폴로 13(1995)' '타이타닉(1997)' '뷰티풀 마인드(2001)' '아바타(2009)' 등으로 유명한 제임스 호너(1953~2015). 그는 '쇼트 투카노(Short Tucano)' 터보프롭 자가용 비행기 사고로 애석하게도 61세에 세상을 떠났다.

 

 이 영화는 앞의 '남북 전쟁 개요'에서 설명했듯이 남북전쟁 당시 최초로 아프리카계 미국인, 즉 흑인들로 구성된 북부군 '제54 매사추세츠 자원 보병연대(54th Massachusetts Volunteer Infantry)'에 관한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작품이다.

 

 미리 얘기지만 주요 인물들 중 주인공 로버트 굴드 쇼(Robert Gould Shaw, 1837~1863) 대령을 비롯한 많은 인물들의 실명(實名)이 나오는데, 솔직히 사실인지 픽션인지 판단하기가 어렵다. 이 부분은 그때그때 주석(註釋)으로 설명을 하려고 한다. [註: 필자도 이 기회에 상당한 인내심을 갖고 남북전쟁에 대해 공부하는 계기가 되었다. 솔직히 학교 다닐 때 남북전쟁에 대해 배웠지만 링컨 대통령의 노예해방을 위한 내전 정도로만 알았지 이렇게 복잡다단하게 얽혀있는 대단한 전쟁이었음을 새삼 깨달았다.]

 

 아무튼 '영광의 깃발'은 1990 아카데미 최우수 촬영상(프레디 프랜시스), 음향상, 남우조연상(덴절 워싱턴) 및 골든 글로브 최우수 남우조연상(덴절 워싱턴)을 수상하였다.

 

 이제 영화 속으로 들어가 보자. 첫 자막에 "로버트 굴드 쇼는 보스턴의 부유한 노예폐지론자의 아들로 23세에 남북전쟁에 참여하기 위해 입대했다. 그는 자주 부모님께 포토맥(Potomac) 병영 사정을 알리는 편지를 썼다. 그 편지들은 하버드 대학에 있는 휴톤 도서관에 보관돼 있다."고 설명한다.

 

 타이틀이 뜨고 쇼 대위의 내레이션이 나온다. 아버지에게 쓴 편지의 내용으로 에머슨의 시(詩)가 언급된다. "심지가 굳은 사람에게는 사악함도 다가가지 못한다. 그 마음의 축복이 모든 것을 치유할 수 있고, 그 사랑이 모든 불화를 잠재울 수 있다." [註: 랠프 월도 에머슨(Ralph Waldo Emerson, 1803~1882)은 미국 보스턴 태생 시인이자 사상가로 하버드대 신학부를 졸업했다. 자연과 신과 인간은 궁극적으로는 하나로 돌아간다는 범신론적인 초월주의 철학을 전파하고 노예제 폐지와 남녀평등을 주장했다. 그의 철학은 ‘미국의 가장 중요한 정신’으로 높게 평가되고 있으며, 링컨 대통령은 그를 ‘미국의 아들’이라고 칭송하기도 했다.]

 

 미국 남북전쟁(American Civil War) 중, 1862년 9월 17일 메릴랜드주 앤티텀 크릭(Antietam Creek) 전투에서 로버트 굴드 쇼 대위(매튜 브로더릭)는 100명의 병사를 이끌고 싸우다가 포격을 맞아 쓰러진다. 시체를 처리하던 한 흑인 농부가 그가 살아있음을 확인하고 죽일 수도 있었지만 괜찮으냐고 묻곤 그냥 돌아간다. 이 사람이 나중에 나오지만 존 롤린스(모건 프리먼)다. [註: 전투 이름에 남북 간에 차이가 있다. 북군은 강의 이름을 따서 지었고, 남군은 도시 또는 땅의 이름(地名)을 따서 붙였다.]

 

 이때 입은 목 부상으로 병가를 받아 보스턴 집으로 돌아온 쇼 대위는 아버지 프란시스 쇼(피터 마이클 괴츠)가 주최한 파티에서 흑인 지도자 프레드릭 더글러스(레이몬드 생 자크)와 존 앤드류 매사추세츠 주지사(앨런 노스)를 만난다. 이 두 사람은 천대받던 흑인들에게 자긍심과 명예를 심어주기 위해 최초로 흑인들로만 구성된 매사추세츠 제54 보병연대를 창설했다며, 대령으로 승진하여 연대장을 맡아줄 것을 요청하자 이를 수락하는 쇼 대령! [註: 프레드릭 더글러스(Frederick Douglass, 1817~1895)는 미국 남부 메릴랜드 주에서 흑인 노예로 태어나 12살 때 농장주의 부인으로부터 글을 배운 것이 계기가 되어 미국의 저명한 노예제 폐지 및 여성인권 운동가, 신문 편집인, 연설가, 저술가, 정치인, 외교관, 그리고 개혁가로서 20세기 직전까지 미국 흑인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인물이다. 창설된 제54연대에 자신의 세 아들 중 장남 루이스와 막내 찰스를 가장 먼저 입대시켰다. 존 앨비언 앤드류(John Alvion Andrew, 1818~1867)는 변호사 및 정치가로 1861년에 메사추세츠 주지사로 선임되어 1866년까지 역임하면서 제54연대 창설에 지도력을 발휘했으며 주 경찰제도를 최초로 도입했던 인물이다.]

 

 쇼 대령은 그의 절친한 친구 캐보트 포브스 소령(캐리 엘위스)에게 부연대장으로 참여해 줄 것을 부탁하는데, 또 다른 친구 토머스 시얼리스(안드레 브라우어)가 첫 번째로 자원한다. 토머스는 별명이 '책벌레'로 자유인 인텔리 흑인이었다. 그 후 전장에서 만났던 농부 존 롤린스(모건 프리먼), 주피터 샤츠(지미 케네디), 트립(덴절 워싱턴) 그리고 10대의 북치는 벙어리 소년(론리코 리) 등이 자원했다.

 

 1862년 11월 27일 메사추세츠주 레드빌 훈련소. 백인 병사들이 "깜둥이보다 돼지가 더 좋은데… 돼지는 먹을 수는 있잖아. 이 주변이 갑자기 어두워지네."라며 군대 경험이 전혀 없는 신출내기 흑인 1,000여 명을 깔본다. 하기야 군화, 군복, 소총 등 아무것도 군대로서 갖춘 것이 없었으니….

 

 포브스 소령이 부관인 찰스 모스 대위(도노반 리치)와 함께 오는데 토머스 시얼리스가 친구 포브스를 보고 반갑게 대하며 악수를 청한다. 아직 상관과 졸병 관계의 군대라는 현실 인식이 없는 탓이다. [註: 여기 잠깐 등장하는 찰스 모스(Charles Fessenden Morse, 1839~1926)는 보스턴 출신으로 1858년 하버드대를 졸업했으며 남북전쟁 때 매사추세츠 '제2 자원보병연대'에 지원, 시더 마운틴 전투, 앤티텀 전투 등에 참여하여 대위로 진급했고, 게티스버그 전투 후 중령으로 승진하여 예편했던 인물이다. 영화 속 54연대 소속으로 나중에 와그너 요새 전투에 참가하는 것은 픽션이다. 대학 동창인 로버트 굴드 쇼와는 쇼가 죽을 때까지 거의 매일 서신을 교환할 정도로 가까운 친구였으며, 그들이 주고받은 서신은 이 영화 제작의 주요한 원천을 제공했다고 한다.] (다음 호에 계속)

 


▲ '영광의 깃발’(Glory·1989) 영화포스터.


▲ '앤티텀 전투'에서 목에 부상을 당한 쇼 대위(매튜 브로더릭)가 치료를 받고 있다.


▲ 병가 중 파티장에서 만난 흑인지도자와 주지사가 흑인으로만 구성된 매사추세츠 제54 보병연대를 창설했다며 대령으로 승진하여 연대장을 맡아줄 것을 요청하자 이를 수락하는 쇼 대령!


▲ 쇼 대령은 절친한 친구 캐보트 포브스 소령(캐리 엘위스·왼쪽)에게 부연대장으로 참여해줄 것을 부탁하고, 또 다른 친구 토머스 시얼리스(안드레 브라우어·가운데)가 첫 번째로 자원한다.


▲ 오른쪽부터 54연대에 자원한 신병 존 롤린스(모건 프리먼), 트립(덴절 워싱턴), 토머스 시얼리스, 주피터 샤츠(지미 케네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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