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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I 배경 영화(VI)-'마음의 행로'(Random Harvest)(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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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에 이어)

 찰스는 중재 타결을 축하하는 노동자들의 열광 속에 멜브리지 시내에 이르는데, 뭔가 주변이 익숙하게 느껴지자 자기도 모르게 택시를 잡아 타고 옛날 수용소로 가는 게 아닌가. 거기서 내려 옛날처럼 시내를 향해 걷고 있는데 마침 담배가 떨어졌다.

 

 그런데 그는 주저하지 않고 골목끝 모퉁이에 있는 담배가게로 곧장 가자 그의 수행 비서 해리슨(브램웰 플레처)이 놀란다. 왜냐하면 찰스는 멜브리지에 그 전에 한 번도 와본 적이 없다고 말했는데 어떻게 바로 그 가게를 찾아갔는지 영문을 몰랐기 때문이었다.

 

 한편 그 다음날 마거릿이 남미 여행을 떠나기 전 부탁해 둘 일이 있어 디본의 옛 여관에 들렀다가, 어떤 남자가 찾아와서 전 주인을 묻고 가까운 곳에 있는 작고 예쁜 집과 한 여자에 관해 물어보고 갔다는 얘기를 듣는다. 즉각 그가 찰스임을 직감하고 냅다 옛집으로 달려가는 마거릿!

 

 작은 냇물 위로 돌다리가 있는 아담한 그 집 앞에서 찰스가 사립문을 밀치자 '삐걱' 소리가 나면서 여닫히고, 현관에 이르는 사잇길을 몇걸음 걸어가니 복사꽃이 만개한 나뭇가지가 머리에 걸린다…. 모두가 옛날 그대로이다.

 

 드디어 현관문에 오랫동안 간직해 왔던 열쇠를 꽂으니 문이 스르르 열리면서 그의 기억이 걷잡을 수 없는 홍수처럼 되살아나기 시작한다.

 

 이때 마거릿이 도착해 "스미디!"하고 부르자 뒤돌아서며 "폴라!"라고 부르는 '찰스 레이니어' 아니 '존 스미스'. 그토록 애타게 기다리던 남편의 기억이 온전히 돌아온 것이다. 둘은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행복한 키스와 포옹을 하면서 영화는 해피엔딩의 막을 내린다.

 

 다행일까 불행일까… 자신의 먼 과거를 다시 되찾은 것은 다행이었지만 그 대가로 한 여인과 사랑했던 가까운 과거는 모두 망각하게 되는 찰스 레이니어의 운명은 폴라에겐 너무나도 불행한 사건이었다.

 

 기억상실증에 걸렸던 스미디를 만난 순간부터 자신의 직업을 포기하면서까지 줄곧 한 남자만을 사랑하고 헌신하면서 살아온 마거릿의 지고지순한 순애보! 그녀에겐 찰스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자신의 인생의 전부였던 것이다.

 

 이 점에서 보면 거의 30년 뒤 비토리오 데 시카 감독이 연출한 소피아 로렌 주연의 '해바라기(Sunflower·1970)'도 여기서 영향을 받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아무튼 '마음의 행로'가 우리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은 요인은 다정다감하고 온화한 이미지와 모성애를 짙게 풍기는 고전적인 미모의 그리어 가슨의 열연 때문이었지 싶다.

 

 그리어 가슨(Greer Garson, 1904~1996)은 원래 아일랜드 출신으로 런던 킹스대학교를 나온 후 프랑스 그르노블 대학에서 유학한 지성미를 갖춘 인텔리 여성이었다. 그 후 미국으로 건너가 MGM사와 계약하여 활동하다가 1939년 샘 우드 감독의 '굿바이 미스터 칩스'에 출연하여 아카데미상 후보로 올랐지만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비비안 리에게 돌아갔다.

 

 그러나 그 다음해 로버트 Z. 레너드 감독의 '오만과 편견', 1941년 '먼지 속에 핀 꽃(Blossoms in the Dust)'으로 매년 계속 오스카상 후보에 오르다 1942년 윌리엄 와일러 감독의 '미니버 부인'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는데, 같은 해에 '마음의 행로'가 제작되어 한 해 두 번 수상을 인정하지 않는 원칙 때문에 아쉽지만 제외되었다.

 

 그리고 다음해 머빈 르로이 감독의 '퀴리 부인'으로 또 후보에 올라 연속 다섯 번 후보에 오르는 기록을 남겼다. 이 기록은 1938~1942년 베티 데이비스가 세운 기록과 타이 기록이다.

 

 그런데 그리어 가슨이 '미니버 부인'에서 제2차 세계대전 중의 강인한 영국 아내 및 어머니 역으로 아카데미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을 때 수상 소감을 장장 5분 30초 동안 장황하게 연설한 것은 기네스 북에 오를 만큼 유명한 일화다. 이 이후로 아카데미상 수상소감에 시간 제한을 두게 되었다.

 

 또 이런 에피소드가 있다. 클라크 게이블이 전쟁 복무를 마치고 스크린에 복귀하여 '모험(Adventure·1945)'이라는 영화에서 그리어 가슨과 공연하게 되었을 때다. 포스터 광고의 캐치프레이즈에 "게이블이 돌아오자 가슨이 그를 낚아챘다!"라고 냈다. 이에 대해 게이블이 "내가 가슨의 가슴에 불을 질렀다!(He put the Arson in Garson!)"고 치고 나오자 가슨은 "내가 게이블을 숙련시켰다!(She put the Able in Gable!)"라고 받아쳤다고 한다.

 

 가슨은 세 번 결혼했는데 마지막 남편이 1949년 결혼하여 죽을 때까지 함께 한 텍사스 오일 백만장자 '버디' 포겔슨(1900~1987)이었다. 독실한 기독장로교 신자였던 그녀는 댈러스의 남부감리대학교에 '그리어 가슨 극장'을 지어 1991년에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 받았다. 그녀는 1996년 91세로 댈러스 장로병원에서 심장병으로 죽자 남편 버디 옆에 묻혔다.

 

 로널드 콜맨(Ronald Colman, 1891~1958)은 1947년 조지 쿠커 감독의 '이중 생활(A Double Life)'로 아카데미 최우수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영국 배우이다. 특히 그는 감미롭고 울림이 있는 목소리와 전형적인 영국 신사의 이미지로 유명했다.

 

 아카데미 7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된 '마음의 행로'에서 그는 최우수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지만 찰스 레이니어 배역에 어울리지 않게 너무 늙어 보인다는 비평을 받았다.

 

 이 영화 출연 당시 그는 51세, 그리어 가슨은 38세였고, 15~18세 키티 역의 수전 피터스(Susan Peters, 1921~1952)는 21세였다. 수전 피터스도 최우수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지만 이혼에 의한 조울증과 만성신장염의 합병증으로 31세의 아까운 나이로 타계했다.

 

※ 머빈 르로이 감독과 허버트 스토다트 음악감독에 대하여는 2021년 1월15일자 '애수' 하편 참조. (끝)

 

▲ 드디어 작은 개울 위로 돌다리가 있는 그림 같이 아담하고 예쁜 옛 신혼집을 찾아온 '스미디'.

 

▲ 활짝 핀 복사꽃 가지가 머리에 걸려 이를 젖히는 찰스. 드디어 옛 기억이 걷잡을 수 없는 밀물처럼 몰려오기 시작한다

 

▲ 옛집을 찾은 찰스를 보고 기뻐서 "스미디!" 하고 부르는 폴라 릿지웨이(마거릿 핸슨).

 

▲ 잃어버린 기억을 온전히 되찾은 찰스가 뒤돌아보며 "폴라!"라고 부르는 마지막 장면.

 

▲ 둘은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행복한 키스와 포옹을 하면서 영화는 해피엔딩의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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