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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 영화 시리즈 (XIII)-'내일을 향해 쏴라'(Butch Cassidy and the Sundance Kid)(상)
youngho2017

 
무법자이지만 전설적 두 인물에 대한 
인간적 향수를 느끼게 하는 작품

 

 

 

 

 지금까지 서부영화를 시리즈로 살펴 보았다. 이제 마지막으로 1969년 10월에 개봉되었던 화제의 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를 소개하고 시리즈를 끝낼까 한다. 


 서부 시대 말기에 '와일드 번치'라는 이름의 유명한 강도단을 만들어 열차 및 은행 등을 터는 범법자였던 실존 인물 부치 캐시디(본명 로버트 르로이 파커, 1866~1908)와 선댄스 키드(본명 해리 알론조 롱어바우, 1867~1908) 그리고 선댄스 키드의 정부(情婦)인 에타 플레이스(1878~?)의 모험담을 그린 작품으로 원제는 그들의 별명을 딴 "Butch Cassidy and the Sundance Kid"이다.


 남미 볼리비아로 도피하여 1908년 총격전 중 둘 다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실화를 8년간 조사 연구한 윌리엄 골드먼(1931~2018)의 원작 각본을 바탕으로 '스팅(The Sting·1973)'으로 잘 알려진 조지 로이 힐(1921~2002) 감독이 1969년에 출시한 110분짜리 영화이다. 출연 폴 뉴먼, 로버트 레드포드, 캐서린 로스 등.


 42회 아카데미에서 이보다 4개월 전인 6월에 출시된 샘 페킨파 감독의 '와일드 번치'와 최우수 각본상 및 작곡상 부문에서 경합하여 모두 '내일…'이 차지했고 전세계적으로 흥행 대박을 터뜨린 작품이다. 2003년 미의회도서관 소속 국립영화등기소(NFR)에 '보존할 가치가 있는' 영화로 선정되었다. 


 이 영화의 유명한 주제곡이 음악감독 버트 배커랙이 작곡하고 B. J. 토마스가 부른 "빗방울이 내 머리에 떨어지면(Raindrops Keep Fallin' on My Head)"이다. 


 제목이 엉뚱하게 바뀐 것은 일본 개봉 제목을 그대로 사용했기 때문으로 보이는데, 하기야 우리 감성에 유명한 영웅이나 사건이 아닌 다음에야 생소한 사람 이름이나 지명이 나오면 선뜻 볼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는 상업적 마케팅 때문일 것이다.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죽어도 좋아' '애수(哀愁)' 등 그런 예는 수없이 많지 않은가! 크게 탓할 일은 아니지 싶다.


 이제 영화 속으로 들어가 보자. 배경은 서부의 '골드 러시'가 끝나고 서부 개척 시대가 막을 내린 1890년대 후반에서 1900년대 초반 즈음 와이오밍. 동·서부를 잇는 철도가 등장하면서 본격적으로 동부의 자본이 서부에 유입되는 시기이다. 


 영화의 오프닝 크레디트에 릴 소리만 들리는 흑백 무성 영화로 보여주는 '산골짜기 갱단(Hole in the Wall Gang)'은 무대를 잃어버린 무법자의 위상을 표현할 뿐만 아니라 서부 무법자들이 이제 전설로만 전해지는 과거의 유물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註: 'Hole in the Wall'은 '벽 속의 구멍'이란 뜻이지만 여기서는 와이오밍 주 존슨 카운티의 빅 혼(Big Horn) 산에 있는 고갯길을 가리키는 이름이다. 19세기에 이곳을 은신처로 삼았던 '와일드 번치'를 비롯한 여러 갱단을 통칭하여 '산골짜기 갱단'이라 불렀고, 부치 캐시디가 보스였다. 1883년 알렉산더 겐트가 이 곳에 지었다는 통나무집은 현재 코디(Cody) 시 '올드 트레일 타운 박물관'에 옮겨져 보존돼 있다.]


 이 첫 흑백장면에서 부치 캐시디(폴 뉴먼)는 오후 3시 마감시간 무렵 은행에 들어가 실내를 자세히 살피는 반면, 노름을 하던 선댄스 키드(로버트 레드포드)는 한 번도 지는 일 없이 판돈을 몽땅 따게 된다. 노름꾼 톰(샘 엘리어트)이 돈을 꿔달라고 하자 이를 거절하는, 식당주인이자 총잡이인 마콘(도넬리 로데스)이 선댄스에게 딴 돈은 두고 나가라며 결투를 할 태세이다. [註: 단역이지만 샘 엘리어트(76)는 캐서린 로스(80)와 함께 이 영화에 출연한 것이 인연이 되어 1984년에 결혼하여 그녀의 다섯 번째 남편이 되었고 현재 딸 하나를 두고 있다.]


 이때 부치가 들어와 '선댄스'의 이름을 부르자 총잡이로 유명한 그인지라 마콘이 스스로 한발 물러서는 바람에 위기를 모면한다. 


 둘이 말을 타고 초원을 달리면서 비로소 컬러 화면으로 바뀐다. 부치 캐시디는 와이오밍의 '산골짜기 갱단'의 리더이며 상냥하고 인심 좋고 머리 회전이 빠르며 아는 것이 많은 만큼 말이 많지만 총솜씨는 별로이다. 반면 그의 가장 가까운 동료인 선댄스 키드는 구변은 별로 없지만 사격 솜씨는 당해낼 사람이 없다. 


 그들은 무법자이지만 사람들을 해치는 것을 최대한으로 피하는 양심적인 강도들이다. 미래에 대한 희망도 없이 돈이 생기면 다 써버리고 없으면 은행을 터는 그들이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눈은 매우 낙천적이며 낭만적이기도 하다. 

 

 

 


 둘이 '홀 인 더 월'의 아지트로 돌아오자 다른 갱단원들이 부치 캐시디가 없는 동안에 하비 로건(테드 캐시디)을 두목으로 뽑아놓고 있었다. 하비는 열차를 털자고 하고, 부치는 은행을 털자고 제의하지만 아무도 따르지 않는다. [註: 하비 로건(1867~1904)은 일명 '키드 커리(Kid Curry)'로 알려진 '와일드 번치' 갱단원으로 무려 9명을 죽인 가장 위험한 인물이었다. 그는 체포되는 순간 총으로 자살하여 콜로라도 파이어니어 묘지에 묻혔다. 또 영화 속에 등장하는 '뉴스'(티모시 스캇)는 윌리엄 카버(1868~1901)의 별명으로 그는 자기 이름이 신문에 나는 것을 굉장히 좋아했기 때문에 붙여진 애칭이다. 또 '납작코'(찰스 디에콥)로 불리는 조지 커리(1871~1900)는 하비 로건의 멘토로 그의 별명을 따서 성을 '커리'로 바꿀 정도로 친했다. 1900년 4월17일 유타주 그랜드 카운티에서 가축절도 중 보안관 제시 타일러에 의해 사살되자 뉴멕시코에서 이 소식을 들은 키드 커리가 유타로 와서 타일러를 죽임으로서 의리(?)의 복수전을 펼친 얘기는 유명하다.]

 

 

 


 두목이 둘이라 하비는 부치와 두목 자리를 놓고 칼싸움에 도전한다. 머리가 잘 돌아가는 부치는 트릭을 사용하여 하비를 이기지만 그의 열차 강도 계획이 마음에 들어 그를 살려준다.


 그 아이디어는 유니언 퍼시픽 철도회사 열차인 오버랜드 플라이어(Overland Flyer)의 동서 양방향 열차를 모두 털자는 것이었다. [註: 1899년 6월2일 이른바 와이오밍 주 '윌콕스 열차강도사건'으로 '와일드 번치' 갱단을 일약 유명하게 만든 사건이었다. 현상금은 6명을 생포하거나 사살 할 경우 머리 당 3천 달러, 모두 1만8천 달러로 강탈 당한 현금과 금제품 등 약 3만6천 달러의 절반에 이르는 거액이었다. 사건 발생 7시간 만인 오전 9시에 전문총잡이로 구성된 치안대가 기차로 현장에 도착하여 필살의 추격을 할 때 영화와는 달리 키드 커리와 조지 커리가 보안관 조 하젠을 죽임으로써 추격을 상당히 지연시켰다고 한다.] 

 

 

 

 

 


(다음 호에 계속)

 

※ 알림: 코로나-19 사태로 4월11일 '손영호의 TMMT'는 휴강하오니 다시 뵐 때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이 어려운 시기를 잘 견디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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