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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 영화 시리즈 (VII)-'건 힐의 결투'(Last Train from Gun H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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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유명 배우를 떠받친 캐롤린 존스의 
맛깔스런 연기가 돋보인 작품

 

 


 

 앞에서 존 스터지스 감독의 'O.K. 목장의 결투(Gunfight at the O.K. Corral•1957)'를 살펴보았다. 이번에는 그의 또 다른 서부영화인 '건 힐의 결투'를 소개하려 한다. 이 영화의 원제는 '건 힐의 마지막 기차(Last Train from Gun Hill)'인데 당시 웬만한 서부 영화의 제목에 '결투'가 많이 들어간 영향 때문에 그렇게 이름 붙인 것 같다. 


 뛰어난 작품은 아니지만 서부 영화 시리즈의 일곱 번째로 이를 꼽은 이유는 'OK 목장의 결투'에서 낯이 익었던 커크 더글라스, 얼 홀리맨 외에 앤서니 퀸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1959년 파라마운트사 배급. 음악감독은 서부영화 단골인 디미트리 티옴킨. 러닝타임 94분.

 

 

 

 


 어느 날 술 취한 두 명의 카우보이가 친정아버지를 방문하고 집으로 돌아가던 모건의 인디언 아내(키바 로단)를 강간하고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녀의 어린 아들 피티(라스 헨더슨)는 카우보이의 말을 훔쳐타고 마을로 도망쳐 온다. 

 

 

 


 연방 보안관인 매트 모건(커크 더글라스)은 아들이 타고 온 말 안장에 적힌 이니셜 'CB'로 말의 주인이 예전의 절친했던 동료, 크레이그 벨든(앤서니 퀸)임을 알아채고, 누군가 그의 말을 훔쳐 살인을 저질렀을 것으로 생각하여 그 안장을 들고 건힐에 있는 벨든을 만나러 간다. 

 

 

 


 기차 속에서 역시 건힐로 간다는 린다(캐롤린 존스)와 같은 자리에 앉아 안면을 튼다.


 마을에 도착하여 곧 벨든의 아들 릭(얼 홀리맨)이 주범임을 알아내는 모건. 부유한 목축업자로 건힐 마을의 실질적인 권력자인 벨든은 아들을 넘겨주지 않고 오히려 자기의 힘을 이용해 카우보이들을 동원하여 모건을 쫓아내려 하는데, 모건은 법의 심판을 위해 그날 밤 건 힐의 9시 마지막 기차로 릭을 호송하려 한다. 

 

 

 


 모건은 릭을 죄수로 취급하여 호텔 침대에 수갑을 채운 채 감금한다. 벨든은 아들을 구출하러 총잡이들을 보낸다. 그러나 모건은 릭을 인질로 삼아 그들에 대항해 싸우지만 권총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때 같은 호텔에 묵고 있는, 아까 기차 속에서 만났던 린다가 용감하게 모건의 방으로 찾아오자 그는 은밀하게 장총을 구해달라고 부탁하는데, 그녀는 한때 벨든의 정부(情婦)였다. 

 

 

 


 바에서 린다가 정말 모건의 방에 갔다왔는지 증명해 보이겠다며 나타난 두 번째 강간범인 리 스마이더(브라이언 G. 허튼). 린다는 그에게 공짜 위스키를 사주는 호의를 베풀어 그로부터 강간•살인의 내막을 듣게 된다. 그러자 그녀는 모건에 대한 강한 연민의 정을 느끼고 거의 불가능한 일이지만 그를 돕기로 결심하여 바의 한구석에 있는 장총을 훔쳐 치마 속에 감춰 모건에게 건네주고 키스하며 행운을 빈다. 


 그때 벨든 부하 한 명이 호텔에 불을 지른다. 드디어 모건이 각각 한쪽 손에 수갑을 채운 후 릭의 턱밑에 장총을 들이대고 호텔 밖으로 나와, 마을 보안관의 마차를 선 채로 몰며 누구든 대항하면 죽이겠다고 위협하면서 기차역으로 향하는데…. 


 기적소리를 울리며 건힐 역으로 기차가 들어온다. 이때 뒤따르던 리 스마이더가 모건을 죽이려다가 잘못해 릭을 사살하자 모건의 장총이 불을 뿜는다. 

 

 

 


 기차가 떠날 준비를 하는데 아들의 죽음에 절망한 벨든이 모건에게 도전하여 어쩔 수 없이 둘은 마지막 결투를 벌인다. 결국 벨든이 쓰러지면서 다가온 모건에게 "아들 피티를 훌륭하게 키우게!"라는 말을 남기고 죽는다. 

 

 

 


 모두 자신의 뜻을 이루지 못한 채 모건을 태운 열차가 떠나면서 영화는 끝을 맺는다. 다만 벨든의 주검 옆에서 기차로 떠나는 모건을 바라보며 흘리는 린다의 눈물이 기쁨의 눈물인지 슬픔의 눈물인지는 관객의 몫으로 남겨둔 채….


 덤덤한 이 영화를 그나마 맛깔스럽게 윤활유 역할을 한 인물이 유난히 빛나는 푸른 눈동자를 가진 캐롤린 존스(Carolyn Jones, 1930~1983)였지 싶다. 그녀는 영화 '총각 파티(The Bachelor Party•1957)'로 아카데미 최우수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고, '서부개척사(How the West Was Won•1962)'에서 보안관 젭 롤링스(조지 페퍼드)의 부인 줄리 역으로 나와 우리와도 안면을 튼 배우이다. 


 특히 1960년대 TV시리즈 '배트맨'에서 '다이아몬드 여왕' 마샤 역과 '아담스 패밀리'에서 모티샤 아담스 역으로, 또 1970년대 TV시리즈 '원더 우먼'에서 '아마존의 여왕' 히폴리타 역, 그리고 유명한 미니 시리즈 '뿌리(Roots)'에서 플랜테이션 소유주의 부인 무어 역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녀는 4번 결혼했고 대장암으로 53세의 삶을 마감했다.


 여기서 오랜만에 촬영감독 찰스 랭(Charles Lang, Jr., 1902~1998)을 소개할까 한다. 그는 '무기여 잘 있거라(A Farewell to Arms•1932)'로 아카데미 촬영상을 수상하였고, 존 스터지스 감독의 'OK 목장의 결투(1957)' '건 힐의 결투' 및 '황야의 7인(1960)' 등을 촬영하였다. [註: 존 스터지스(John Sturges, 1910~1992) 감독은 이 밖에 스티브 맥퀸 주연의 '대탈주(The Great Escape•1963)'로도 잘 알려진 감독이나 상복이 없었는지 아카데미 상을 한 번도 수상하지 못했다.] 


 그 밖에 잭 팔란스, 조앤 크로포드 공연의 '서든 피어(1952)', 험프리 보가트, 오드리 헵번, 윌리엄 홀든 주연의 '사브리나(1954)', 마릴린 먼로, 잭 레몬 주연의 '뜨거운 것이 좋아(1959)', 말론 브란도 감독•주연의 '애꾸눈 잭(1961)', '서부개척사(1962)' 그리고 캐리 그랜트, 오드리 헵번 주연의 '샤레이드(1963)' 등 114편에 이르는 영화의 유명한 촬영 감독이었다.


 커크 더글라스(Kirk Douglas)는 올해 103살로 1950~1960년대 헐리우드 황금기에 활동한 배우 중 생존하는 3명 가운데 한 명이다. 60여 년 활동하며 9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그는 두 번 결혼했는데 첫 번째 부인 다이애나 딜(1923~2015) 사이에서 난 두 아들 중 장남인 유명 배우 마이클 더글라스도 올해 75세이다. 


 1954년 재혼하여 65년째 해로하고 있는 두 번째 부인 앤 바이든스(Anne Buydens)는 현재 백세이다. 독일 하노버 출신으로 벨지움, 스위스, 프랑스 파리 등에서 살았던 덕에 유창한 언어실력으로 영화제작자로 활동했고, 슬하에 아들 둘을 두었는데 장남 피터 빈센트는 아버지가 빈센트 반 고흐의 전기 영화 '열정의 랩소디(Lust for Life)' 촬영 중인 1955년에 태어났기 때문에 '빈센트'라는 이름을 붙였다. 차남은 약물과다복용으로 2004년 46세에 사망했다.


 레슬링 선수였던 커크 더글라스는 1991년 두 명이 죽고 다른 두 명이 중상을 입는 헬리콥터 충돌 사고에서 살아남아 유대교에 대한 신앙심을 증거했을 뿐만 아니라 1996년 뇌졸중으로 쓰러졌을 때도 신앙심으로 불행을 극복하여 언어장애를 어느 정도 해소하고 책까지 펴내 지금까지 건재하고 있다. (끝)

 

※ 알림: 갤러리아 쏜힐점 문화교실 '손영호의 여행•영화•음악 이야기'가 10월26일(토) 오후 5시에 있사오니 많은 참석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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