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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 영화 시리즈(V)-‘건파이터’ (The Gunfighter)(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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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총만이 유일한 친구였던 사나이의 
마지막 피난처는 사랑하는 가족의 품속

 

 

 

 

 서부극의 전성기였던 1940~1960년대에 당시 웬만한 유명배우들이 한번쯤은 서부영화에 출연했던 것 같다. 그 중에서도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미지의 미남 배우 그레고리 펙(Gregory Peck, 1916~2003)이 출연한 서부영화가 있다. 1950년 헨리 킹 감독의 '건파이터(The Gunfighter)'이다. 


 그 후 찰턴 헤스턴과 공연한 윌리엄 와일러 감독의 '빅 컨츄리(The Big Country•1958)', 오마 샤리프와 공연한 J. 리 톰슨 감독의 '맥켄나의 황금(Mackenna's Gold•1969)' 등의 서부영화에도 출연했지만, 이 영화는 그의 30대 전성기 시절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귀한 작품이다.


 20세기 폭스사 배급. 흑백 스탠더드. 러닝타임 85분. 음악감독 앨프리드 뉴먼. 촬영감독은 '내 계곡은 푸르렀다(1941)' '베르나데트의 노래(1944)' '왕과 나(Anna and the King of Siam•1947)' 등으로 아카데미 최우수 촬영상을 수상한 아서 C. 밀러(1895~1970).


 시작에 앞서 얘기지만 영화 '건파이터'는 당시 가장 전형적인 서부극 중 하나이나 거리에서의 총싸움, 역마차의 약탈이나 강도 등의 액션 장면들은 없다. 실제 총을 쏘는 장면도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 두 번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과 유머의 끈을 늦추지 않고, 총잡이들의 세계이지만 인간적인 면모를 보이며 공동체의 정의와 평화에 대한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하고 있어 처음으로 진지한 서부극을 선보인 작품이다. '하이 눈'이나 '수색자'보다 먼저 제작된 영화이지만 후작들의 그늘에 가려 그 진가를 인정받지 못한 것 같아 지금이라도 재평가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제 영화 속으로 들어가 보자.

 

 

 

 


 영화의 시작은 주인공 지미 링고(그레고리 펙)가 말을 타고 황량한 사막을 횡단하며 오픈 크레디트에 경쾌한 음악이 나오고, 자막이 뜬다. 


 "1880년대 미국 남서부에서는 단 1초만에 죽음과 영광이 결정되었다. 권총 빨리 쏘기의 챔피언은 와이어트 어프, 빌리 더 키드, 와일드 빌 히콕 등이 꼽히지만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키 크고 좀 마른 링고가 가장 빠른 총잡이였다고 주장한다." [註: 와이어트 어프(Wyatt Earp, 1848~1929)는 'O.K.목장의 결투'의 실제 주인공. 빌리 더 키드(Billy The Kid, 1859~1881)는 본명 헨리 매카티 주니어로 총 21명을 살해한 총잡이였는데, 번번이 탈옥했으나 1881년 7월14일 보안관 패트릭 개릿의 총에 맞아 22세에 죽었다. 와일드 빌 히콕(Wild Bill Hickok, (1837~1876)은 본명 제임스 버틀러 히콕으로 미국 서부 개척 시대의 총잡이이자 남북전쟁 때 북군 군인이었다. 히콕은 현재의 사우스 다코타 주 데드우드의 한 주점에서 포커게임을 하던 중, 등 뒤에서 잭 맥콜이 쏜 총에 죽었다. 그때가 1876년 8월2일이었고, 맥콜은 다음해 3월1일 교수형을 당했다. 과장된 얘기와는 달리 실제 그가 총싸움으로 살해한 수는 6-7명이었다고 한다.]


 여정의 중도에 '보석 주점(Gem Saloon)'이라는 주막에 들러 안으로 들어가자 사람들이 그가 유명한 총잡이인 지미 링고임을 알아챈다. 한 사내가 스티븐 포스터(Stephen Collins Foster, 1826∼1864) 작곡의 가곡 '금발의 지니(Jeanie with the Light Brown Hair•1854)'를 피아노로 연주하고 있다. 


 객석에서는 링고가 전혀 거칠게 보이지 않는 외모인데도 수십 명을 죽인 거친 사람이라고들 수근거리는데, 그 중 에디(리처드 재클)라는 망나니 카우보이가 다가와 링고에게 딴지를 건다. 피아노 소리도 멈추고 긴장이 감돈다.

 

 

 

 


 서부에서 가장 빠른 총잡이인 지미 링고는 가는 곳마다 "링고를 쏜 사람"으로 유명해지려는 젊은 카우보이들 때문에 늘 그들의 목표가 되어 싸움에 휘말리고 있었다. 드디어 그런 녀석 중 한 명인 에디가 먼저 총을 뽑아드는 순간, 오른손에 술잔을 들고있던 지미는 왼손으로 오른쪽 허리에 찬 권총을 잽싸게 뽑아 그를 쏴 죽인다. 이를 본 사람들은 모두 증인이 되어주겠다는데… 그러나 이 중 한 사람이 빨리 떠나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에디의 3형제가 복수를 할 것이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말을 타고 가다 가까운 언덕있는 곳에서 세 형제를 발견하는 링고. 그 중 한 명이 총을 뽑자 손목을 쏜 뒤 무장 해제시키고 그들의 말을 내쫓은 다음, 링고는 걸어서 3시간이 걸리는 산타페 마을로 돌아가라고 명령하고는 갈길을 간다. 그러나 그들은 마을로 돌아가지 않고 복수하기 위해 링고의 뒤를 밟기 시작하는데…. 

 

 

 


 링고의 긴 여정의 끝은 작고 아담한 마을 카이엔(Cayenne)에 닿는 것이다. 거기는 링고의 삶의 역사가 깃든 곳이다. 장면은 마을의 풍경을 그의 시선을 따라 찬찬히 보여준다. [註: 이 곳은 헨리 폰다 주연의 '옥스보우 사건(The Ox-Bow Incident•1943)'을 촬영했던 훌륭한 세트장이다.] (다음 호에 계속)

 

※ 알림: 갤러리아 쏜힐점 문화교실 '손영호의 여행•영화•음악 이야기'가 9월14일(토) 오후 5시에 있사오니 많은 참석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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