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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예찬(靑春禮讚) 시리즈(VI)-'유스’(Youth)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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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권태 속 생기를 찾아가는 과정이 
바로 '청춘' … 조수미의 엔딩곡 화제

 

 

(지난 호에 이어)
 이를 듣고 있던 믹이 "헛소리 집어쳐!"라며 "자네의 음악은 놀라운 감정을 이끌어내!"라고 말한다. 프레드는 "감정은 과대평가될 수 있다."고 내뱉는다.
 레나, 프레드가 지미와 함께 야외무대에서 입에서 불을 뿜어내는 쇼를 보고 있는데, 이 호텔에 온 미스 유니버스 조이스 오웬스(마달리나 디아나 게네아)가 지미 앞에 나타난다. 

 

 

 


 그녀가 만나자마자 "로봇 영화는 거의 다 보는데 '미스터 Q' 연기를 제일 좋아한다."고 하자, 지미가 "로봇 영화 말고 다른 영화를 본 적이 있느냐?"고 묻는다. "물론이죠. 아직 남은 인생이 많으니 영화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냥 제 아름다움에 의존하고 싶진 않아요."라고 에둘러 대답하는 그녀. 


 지미가 "공부는 해요? 아니면 리얼 TV만 봐요?"하고 또 묻는다. "비꼬는 건 좋지만 악의적일 경우엔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 뭔가를 드러내게 하죠."하고 대답하는 미스 유니버스. 


"그게 뭐요?"라고 지미가 묻자 "실망감!"이라고 말하는 그녀에게 "난 실망했어요. 미스 유니버스!" "전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 참가해서 행복해요. 당신은 미스터 Q를 연기해서 행복한가요?"… 그러나 아무 말 않고 공연을 볼 수 있게 몸을 비켜달라는 수신호를 보내는 지미 트리.

 

 

 


 옆에서 지켜보던 프레드가 "미스 유니버스, 전혀 멍청하지 않군."하고 말한다. 이때 레나의 눈이 산악인 루카 머로더의 눈과 마주친다.


 프레드와 지미가 기념품 가게에 들른다. 각양각색의 뻐꾸기 시계소리가 요란하다. 이때 한 소녀가 지미를 알아보고 접근하자 뻔하다는 듯이 '미스터 Q를 좋아하냐'고 지미가 먼저 묻는데 그녀는 아니라고 말하는 게 아닌가. 


 아들을 모르는 아버지를 연기했던 영화에서 봤다며 아들이 14살 때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처음으로 아빠를 만났는데, 아들이 '왜 내 아빠가 아니었어?'하고 묻자 '내 책임이라고 생각 안 했어.'라고 대답했다는 대사까지 외우고 있다. 그러면서 그 소녀는 그 영화를 통해 '세상에 책임을 느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중요한 사실을 알았다며 그래서 걱정할 이유가 없다고 말하는 게 아닌가. 지미는 그 영화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생각했는데 놀라운 일이었다. 
 

프레드와 지미가 산책을 한다. 프레드가 아내 멜라니가 그립다고 말한다. 지미가 프레드가 젊었을 때 한동안 스트라빈스키와 사귄 일이 있음을 말하며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에 대해 묻는다. 


 프레드는 그는 세련되었고, '지식인들은 감식력이 없다'고 말한 적이 있다며 그래서 자기는 지식인이 되지 않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다했고 성공했다고 말한다. 한편 지미는 노발리스(Novalis, 1722~1801; 독일의 초기 낭만파 작가)를 읽었다며 몇 줄의 대사를 읊는다.

 

 

 


 밤이다. 잠깐 나이 어린 안마사의 에어로빅 춤장면, 몸집이 비대한 마라도나가 미래 축구꿈나무를 생각하는 장면이 나오고, 공중부양 수도승 등, 호텔에 있는 여러 군상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아침이다. 지미 트리가 아돌프 히틀러로 분장하여 연기를 한다. 분장이 히틀러를 꼭 닮았다. 하지만 저녁에 믹을 만나 자기는 성격 배우가 맞지 않는다며, 결론은 선택의 문제인데 자기는 결국 '공포'보다는 '욕망'을 택했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욕망은 아주 순수하고 불가능하고 부도덕한 것에 상관없이, 그게 우리가 사는 목표이기 때문이라고.


 수도승이 드디어 공중부양을 실현한다. 이때 미스 유니버스가 알몸으로 프레드와 믹이 몸을 담고 있는 스파에 들어온다. 영화 속 프레드와 믹 뿐만 아니라 영화를 보는 뭇 남성들의 시선을 빼앗아 가는, 바로 영화포스터에 나오는 그 장면이다. 프레드가 "완전히 달라 보여 알아 볼 수가 없다"고 하자 믹이 "로봇 영화를 보던 여자로부터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한다. 


 이때 벨보이가 믹을 찾으며 만나러 온 사람이 있다고 알린다. 믹이 "지금 우리가 생에서 마지막으로 위대한 여자를 감상하고 있는 거 안 보여요?"하며 "만나러 온 사람이 누구요?"하고 퉁명스럽게 묻는다. '브렌다 모렐'이라는 대답에 놀라며 냅다 욕탕에서 나오는 믹.


 믹의 뮤즈이자 그의 단골배우인 브렌다 모렐(제인 폰다)이 짙은 화장을 하고 나타나, 지금까지의 영화의 흐름에 변태적 리듬을 부여한다. 이 장면에서 실제 78세였던 제인 폰다는 나이를 감추기 위한 정교한 분장을 할 수 있었겠지만, 카메오 역처럼 단 7분 동안 등장해 상소리를 마구 내뱉으면서 이 영화의 감성, 질감,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고, 갈등과 배신을 상징하는 듯한 늙고 추한 모습을 강조하기 위하여 일부러 세련되지 않은 덕지덕지 짙은 화장을 하고 싸구려 냄새가 나는 의상과 장신구를 하고 나온 것 같다. 그것은 또한 젊음과 아름다움의 상징인 미스 유니버스와의 대비를 극대화시키기 위한 감독의 배려로 볼 수도 있겠다.


 한때 믹의 작품을 통해 유명배우로 발돋움했던 브렌다 모렐도 이제 나이든 디바에 불과한데도, 믹은 여전히 그녀를 광채의 화신이며 섹스 어필을 한다고 치켜 올리고, 마지막 대본을 어제 완성했다며 원하면 당장 줄 수도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모렐은 믹에게 옛날과 착각하고 있다며, 우리가 안 지가 53년, 같이 찍은 영화는 11편이니 못할 얘기가 없는 사이지만 직접 얘기할 게 있어 LA에서 여기 스위스까지 찾아왔다고 말한다. 


 이에 믹은 "난 당신이 특별하길 바래. 당신은 아직 그대로야."하고 말하지만, 뜻밖에도 그녀는 '시네마는 과거의 유물이고 TV가 미래'라며 자기는 영화는 안 찍겠다고 선언한다. 그러면서 솔직히 얘기하자며 믹이 마지막 찍은 세 편의 영화는 형편없었다고 혹평한다. 이에 충격을 받은 믹은 "53년 전 내가 아니었으면 당신은 프로듀서의 팬티 밑에 쭈그리고 있었을 거야. 내가 뻔뻔한 프로듀서의 팬티 속에서 당신을 꺼내주고 영화배우로 만들었어."라며 분을 못 참는다.

 
 "건방진 자식! 난 프로듀서의 팬티 속에서 아무 일 없었어. 왠줄 알아? 내가 그걸 원했기 때문이야. 난 누구한테도 빚진 거 없어. 내 스스로 이룩한 거야."라며 믹을 더 이상 영화계를 이해하지 못하고 세상을 볼 줄 모르는 퇴물 취급을 하는 모렐…. 이어서 "당신이 영화를 만들게 해준 건 나 때문이야. 그러니 내가 그만 두면 당신의 생명과 품위를 구해주는 거지!"라고 말한다.


 믹이 "배은망덕하고 멍청하군. 그래서 출세했겠지만." 이에 모렐은 정확히 맞는 말이라며 손으로 믹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제발 믹, 삶은 계속되는 거야. 영화 따위는 없어도 말야."라는 말을 내뱉고 사라진다. 믹은 드디어 그녀 없이 영화를 찍겠다고 결심한다. 


 야외 밤무대에는 비누방울 쇼가 펼쳐지고 있다. 무지개 빛으로 영롱한 비누방울의 촬영이 무척 곱고 아름답다. 프레드와 레나 부녀가 이를 감상하고 있는데, 레나의 시선은 머로더에게 가 있다. 점점 화학반응의 불꽃이 튄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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