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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킷 리스트(Bucket List)(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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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예찬(靑春禮讚) 시리즈(IV)
삶의 마무리는 현재를 사랑과 배려로 껴안는 것!

 

 

 

 

 (지난 호에 이어)
 타지 마할 관람 후 두 사람은 장례를 어떻게 치러야 할지를 고민한다. 에드워드는 폐소공포증이 있다며 매장되면 무섭고, 만일 살아난다면 아무도 모를테니 관에 방울을 달겠다는 드립(drip, '즉흥적 발언'을 일컫는 인터넷 은어)을 치고, 화장에 대해선 불이 뜨거워 싫다고 하다가 월트 디즈니처럼 냉동시키면 어떨까 하는 드립을 친다. 


 카터는 화장을 하겠다며, 재를 유골함(urn)보다는 커피 캔, 이를테면 '초크 풀 오너츠' 캔에 모아서 경치 좋은 곳에 두는 게 좋을 거라고 말한다. [註: 초크 풀 오너츠(Chock Full o'Nuts)는 1926년 윌리엄 블랙(1908~1983)이 창업한 뉴욕시 커피숍 체인의 이름으로 '천국커피(heavenly coffee)'로 알려져 있다.] 


 이에 에드워드가 "'코피 루왁'은 '내 최고의 친구' 레이의 싸구려 입맛에는 너무 과분한 모양이지"하고 너스레를 떤다.

 

 

 


 일곱 번째로 중국 만리장성에서 오토바이를 타보고, 장엄한 광경을 보기 위해 티베트를 방문한다. 그러나 기상 악화로 인해 빨라야 이듬해 봄에나 등반이 가능하다고 하여, 히말라야에 오르는 것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카터가 윤회(輪廻)에 대해 설명하지만, 에드워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인다. 

 

 

 


 다음을 기약하고 아홉 번째로 간 곳은 홍콩. 카터는 바에서 안젤리카(로위나 킹) 여인을 만나고, 악천후로 히말라야 산에 등정하지 못한 이야기를 하면서 뜻밖에 그녀에게서 산에 오른 소감을 듣는다. 


 그녀는 피노 느와르 와인을 주문하고, 카터가 에베레스트를 티베트에서는 '초모룽마(Chomolungma)'라고 하며 그 뜻은 '눈의 어머니 여신'이라고 설명하자, 그녀는 '눈'이 아니라 '세계의 어머니 여신'이라고 지적한다. [註: 또 에베레스트는 산스크리트어로 사가르마타(Sagarmatha), 즉 '세계의 머리'라는 뜻이다. '히말라야(Himalaya)'라는 말은 산스크리트어로 눈을 가리키는 히미아(Himia)와 보금자리를 가리키는 알라야(Alaya)의 합성어로 '눈의 보금자리'란 뜻이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안젤리카가 카터와 동침하기를 제안한다. 카터가 문득 아내를 떠올리는 것 같아 이를 눈치 챈 안젤리카는 부인이 '행운녀'라고 부러워하는데, 카터는 오히려 자기가 '행운남'이라며 감사하다고 말한다. 그는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 때문에 거절한 것이다.


 한편 이때 에드워드는 토마스에게 늙으면 명심할 3가지에 대해 강론하고 있다. "첫째, 화장실 지나치지 말 것. 둘째, 섹스는 사양 말 것. 셋째, 방귀는 때와 장소를 가릴 것." 토마스는 자기가 나이 들면 기억하겠다고 말한다. 


 마침 카터가 들어오면서 바로 에드워드에게 집으로 돌아가자고 한다. 여기서 에드워드가 아내 이외에는 단 한 번도 다른 여자와 사귀어 보지 못한 카터를 위해 고급매춘부를 붙여준 것으로 보인다. 허나, 사실은 그 여인을 통해 카터에게 아내를 상기시키고 스스로 집으로 돌아갈 결심을 하도록 일종의 미끼로 보낸 것이고 또 그것이 주효했음을 알 수 있다.

 

 

 


 둘은 여행을 멈추고 미국으로 돌아간다.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에드워드는 지나가는 경로가 다른 길임을 알아채는 순간, 토마스가 이내 어떤 집 앞에 차를 세우자 당황해한다. 그곳은 딸의 집이었고, 카터가 그에게 보답하려는 뜻에서 딸과의 화해를 시도하려 한 것이었지만, 에드워드는 신뢰를 깨뜨린 행위라며 걷잡을 수 없이 화를 낸다. 여정의 끝이 멋쩍게 되었다. 


 에드워드는 "난 맨손으로 재벌 사업가가 되었다"며 "내 사정 좀 안다고 내 인생에 끼어들지 말라"고 강변한다. 카터는 에드워드가 보낸 여인도 이와 다를 바 없다며 딸을 만나볼 것을 권하지만, 에드워드는 "모든 사람들이 혼자 죽기를 두려워 하지만 나는 그런 사람들과는 다르다"며 곧 죽을 마당에 딸을 만나는 것을 내켜하지 않아 한다. 


 그러고는 이것은 그냥 재미로 만든 거라며 둘이 작성한 버킷 리스트를 찢어 내버리곤 홀로 차를 몰고 가버린다. 

 

 

 


 착잡한 마음을 안고 집으로 돌아간 카터는 아내와 자식들 그리고 손자들과 함께 모여 저녁을 들면서 그동안의 얘기로 화기애애한 가족애를 느낀다. 한편 에드워드는 자신의 쓸쓸한 펜트하우스에서 혼자서 냉동식품으로 저녁을 먹는다. 화가 치밀고 눈물이 난다. 


 이즈음 아내가 몸단장하는 것을 기다리며 로맨틱한 분위기에 젖어 있던 카터가 갑자기 발작을 일으켜 병원 응급실로 후송된다. 


 다음 날, 에드워드는 사내 회의에서 느닷없이 부하 직원들에게 단테(1265~1321)의 '신곡(神曲)'을 읽어본 적이 있느냐고 묻는다. 이때 비서 토마스가 카터가 쓰러졌다는 전갈을 가져오고, 에드워드는 카터를 문병가는 중 닥터 홀린스로부터 그의 폐암이 뇌로 전이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병실에서 에드워드는 버지니아로부터 카터의 편지를 전해 받고, 깨어난 카터에게 안부를 묻는다. 카터는 병원 식사가 맛없다고 오너 앞에서 깐다. 카터가 수술받기 전, 에드워드에게 루왁 커피를 아직도 마시냐며 읽어보라고 쪽지 하나를 건넨다. 거기엔 루왁 커피의 생산방법을 설명해 놓았는데, 이를 읽어본 에드워드는 결국 고양이 똥을 마신 꼴이 되었기 때문에 "내 얼굴에 똥칠하는 군"하며 망연자실해 하고, 카터는 "고양이가 그런 거지"라며 파안대소한다. 


 둘은 한바탕 신나게 웃어제끼고, 그들의 버킷 리스트에 있던 '눈물 날 때까지 웃기'를 지운다. 카터는 에드워드가 찢어버렸던 것을 복원한 버킷 리스트를 에드워드에게 건네며 자기가 없더라도 그 리스트를 완성하라고 주문하고 수술실로 들어간다. 그러나 끝내 수술대에서 숨을 거둔다. 


 에드워드가 전해받은 카터의 편지에는, 지난번 서로 얼굴 붉히며 헤어졌을 땐 자신이 잘못했다며 이에 사과하고, 그러나 다시 그 상황이 닥치면 같은 결정을 했을 것이라 밝힌다. 이어서 그의 아내가 자신이 여행하고 나서 '다시 남편으로 돌아왔다'고 한 말을 들으며 에드워드에게 신세졌음을 고마워하고, 이를 갚을 길이 없지만 대신 인생의 기쁨인 딸을 찾아가라고 조언한다. 


 그의 조언에 용기를 얻은 에드워드는 딸을 찾아간다. 딸 에밀리(제니퍼 드프란시스코)는 다시 찾아온 아버지를 반갑게 맞아줄 뿐만 아니라 그가 생각지도 못한 손녀딸을 소개시켜준다. 거기서 외손녀를 만나 볼에 키스해 주는 에드워드는 '버킷 리스트'에서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녀에게 키스하기"를 지운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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