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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레이드(Char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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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묘한 코미디•미스터리•스릴러가 
어우러진 최고의 히치콕 다운 영화

 

 

 오드리 헵번이 33살 때 59세의 아버지뻘인 캐리 그랜트와 딱 한 번 공연한 영화가 샤레이드이다. 1963년 테크니칼러 로맨틱 코미디 미스터리 작품. 유니버설사 배급. 감독 스탠리 도넌. 상영시간 113분.


 샤레이드(Charade)’는 원래 말을 하지 않고 몸짓으로만 판단하여 말을 한 자씩 알아맞히는 게임을 뜻하지만, 진작 영화는 몸짓으로 하는 그 어떤 힌트조차도 없이 치밀하게 짜여진 줄거리에 빠져들게 만든다. 그래서 히치콕이 만들지 않은 영화로서 최고의 히치콕 다운 영화라는 평을 들었다.


 첫 장면에 달리는 기차에서 피투성이의 시체 한 구가 떨어지면서 오프닝 타이틀이 시작되는데, 화살표가 원을 그리다가 크고 작은 톱니바퀴들이 돌아가고 미로 찾기 같은 현란한 비주얼이 나타나면서 헨리 맨시니의 긴장감을 주는 타악기로 변주한 주제곡과 함께 참신하게 보이는 오프닝 크레디트 장면이 연출된다. 이는 007영화 첫 번째 시리즈 닥터 노(Dr. No•1962)부터 그가 죽기까지 14편에 걸쳐 타이틀 오프닝을 맡아 유명해진 영국인 모리스 바인더(Maurice Binder, 1925~1991)가 제작한 것이다.


 장면은 바뀌어 프랑스 알프스의 유명한 머제브 스키 리조트. 검은 장갑을 낀 손에 들린 권총이 클로스업 된다.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물총이 레지 램퍼트 부인(오드리 헵번)의 선글래스에 명중된다. 레지의 친구 실비 고덜(도미니크 미노)의 아들 장 루이(토마스 셀림스키)가 쏜 물총이었다. 레지는 실비에게 남편 찰스와 이혼할 계획이라고 털어놓는다. 그때 매력있는 낯선 남자 피터 조슈아(캐리 그랜트)를 만나는데 두 사람의 대화가 통통 튀는 게 재미있다.


 휴가를 끝내고 파리에 있는 집으로 돌아온 레지. 그러나 가구 하나 남김없이 텅 빈 집을 보고 놀랄 겨를도 없이 프랑스 경찰 수사관 에두아르드 그랑피에르(자크 마랑)로부터 남편 찰스가 살해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시체를 확인한 후 경찰서에서 남편이 집을 정리하여 25만 달러의 거금을 챙겨 남미로 가던 중에 죽었다는 얘기를 듣게 된다. 그리고 찰스가 남긴 유일한 유품인 여행가방을 건네준다. 그 속에는 레지에게 보내는 편지 한 통, 네 개의 가명 여권, 여객선표 그리고 지갑, 만년필, 집 열쇠와 빗 뿐이었다. 도대체 없어진 돈의 행방을 짐작할 수 있는 단서가 하나도 없다.


 성당 장례식장에는 레지와 실비 그리고 에두아르드 형사 등 세 사람만 썰렁 참석했는데 세 명의 이상한 사람들이 차례로 들이닥친다. 키가 작달막한 안경 낀 친구는 시체 앞에서 발작적으로 재채기를 해 대고, 키가 큰 한 사람은 시체의 코와 입에 거울을 갖다대고 확인하는가 하면 쇠갈고리 의수를 하고 트렌치 코트를 입은 거친 사나이는 핀으로 시체를 찔러보고 확실히 죽었는지를 확인하고는 문을 쾅 닫고 나가버린다.


 레지는 미 대사관의 CIA요원이라는 해밀턴 바르톨로뮤(월터 매타우)의 소환을 받고 대사관으로 가 그에게서 남편 찰스가 제2차 세계대전 중 OSS요원으로서 동료 네 명과 함께 미국 정부가 프랑스 레지스탕스 조직에 전하는 시가 25만 달러의 금괴를 운반하다가 혼자 가로챘었다는 사실을 전해 듣는다. 장례식장에 나타난 남자 세 명이 바로 그 당시의 전우들로 텍스 팬털로우(제임스 코번), 헤르만 스코비(조지 케네디), 레오폴드 W. 기데온(네드 글래스)이고, 칼슨 다일은 독일군 매복병의 습격을 받아 치명적인 부상을 당해 죽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3명이 그 돈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으며 한편 미국 정부는 그 돈을 환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레지에게 돈을 내놓으라고 강변한다. 하지만 돈의 행방을 모르는 레지는 극도의 공포에 휩싸이게 된다. 그는 돈을 찾으면 연락하라며 전화번호를 건넨다.


 레지가 홀로 빈 집에 있는데 이때 스키장에서 만났던 노신사 피터 조슈아가 뜬금없이 찾아와서 도와주겠다고 자청하여 호텔에 함께 묵게 된다. 하지만 같은 호텔에 투숙한 이상한 사나이 세 명이 돈의 출처를 찾기 위해 차례로 레지를 협박한다. 이들 세 명은 서로 불신하는 사이인데, 스코비가 협박하면서 피터는 없어진 돈을 노리는 다일이라고 말해 레지에게 충격을 준다. 그러자 피터는 레지에게 실은 자기가 칼슨 다일의 형인 알렉스 다일이며 동생의 죽음을 복수하려 한다고 둘러대 그녀를 안심시킨다.


 돈의 행방을 찾는 사냥이 계속되는 동안 스코비가 욕탕 안에서, 기데온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차례로 살해된다. 이때 레지가 바르톨로뮤에게 전화를 하니 칼슨 다일에게는 형이 없다고 하지 않는가… 알렉스에게 점점 반해 연정을 느끼고 있던 레지는 세느강 유람선을 타고 가면서도 시무룩하니 말이 없다. 상황이 이렇자 알렉스는 자기는 애덤 캔필드이며 전문사기꾼으로서 자기 역시 그 돈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또다시 이름을 바꾸는데, 레지는 이런 부정직한 노신사에게 그래도 계속 믿음을 준다.


 레지와 애덤은 찰스의 수첩에 적힌 그의 마지막 약속이 일주일 전 목요일 오후 5시라는 단서를 찾아내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파리 샹젤리제 자뎅 공원에 함께 가본다. 거기서 텍스를 발견하고 애덤이 미행한다. 그곳은 매주 목요일마다 우표시장이 열리는 곳. 찰스의 여행가방 속에 있던 편지봉투에 붙어있던 우표! 애덤은 부랴부랴 텍스의 뒤를 쫓아 레지의 호텔방으로 달려간다. 그러나 먼저 도착한 텍스가 이미 우표가 뜯겨져 나간 빈 편지봉투를 보여준다.


 한편 레지와 실비는 어린 장 루이에게 주었던 우표를 찾으러 갔지만 벌써 거래를 끝낸 우표상은 어느새 문을 닫고 사라졌다. 수소문 끝에 펠릭스(폴 보니파스)라는 우표거래상의 집을 찾아간 일행. 다행히 그는 정직한 사람이었다. 그에게서 3장의 우표 감정가가 25만 달러에 상당한다는 기막힌 사실을 듣게 된다. 그는 틀림없이 실수로 팔았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조건없이 레지에게 그 우표를 되돌려준다.


 레지가 호텔로 돌아오니 얼굴에 비닐이 씌어진 채로 질식사한 텍스를 발견한다. 그리고 카페트에는 다일(DYLE)이라고 쓴 글이 남겨져 있는데… 그렇다면 결국 애덤 캔필드, 아니 알렉스 다일이 범인이란 말인가? 놀란 레지는 바르톨로뮤와 전화하여 팔레 로얄 극장에서 만나기로 하고, 뒤쫓는 애덤을 요리조리 따돌리고 지하철로 도망친다.


 드디어 약속장소에 나타난 레지. 그러나 간신히 도착한 애덤과 바르톨로뮤 사이에서 우표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 모른다. 애덤은 바르톨로뮤가 진짜 칼슨 다일이며 살인자라고 레지에게 말한다. 바르톨로뮤는 레지를 속이기 위해 점심시간에 미 대사관으로 몰래 들어가 가짜 행세를 했던 것이다. 줄곧 CIA요원으로 믿고 있었던 바르톨로뮤가 레지를 협박한다. 큰 기둥 사이에서 두 남자의 총격전이 벌어지자 극장 안으로 도망친 레지는 애덤이 다일을 죽임으로써 간신히 죽음의 위기를 모면한다.


 다음날 아침, 레지와 애덤은 우표를 전달하기 위해 미국 대사관으로 가는데 복도에서 애덤은 더 이상 동행하기를 거절한다. 이윽고 레지가 방으로 들어가자 애덤이 앉아있는 것을 보고는 또 한 번 놀라 기절할 뻔 한다.

사실 애덤은 재무성 관리로 본명이 브라이언 크뤽생크였다. 도대체 브라이언이 진짜이름이냐고 레지가 묻자 다음 주에 당신과 하는 결혼의 증명서를 보면 알거라고 답한다. 결혼이란 말에 기뻐하며 레지가 브라이언 품에 안기면서 말한다. "아들을 많이 낳아서 피터, 알렉스, 애덤, 브라이언 등 이름을 지어주겠다"고…
 

영화는 네 개의 스플리트 격자 화면을 통해 브라이언의 네 가지 아이덴티티를 주제곡과 함께 플래시백으로 보여주면서 끝난다. 


 캐리 그랜트(Cary Grant, 1904~1986)는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이 가장 선호한 배우로 그가 만든 오명(汚名, Notorious•1946),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North by Northwest•1959) 등에 주연했다. 그는 다섯 번 결혼했는데 특히 두 번째 부인으로 세계에서 제일 부자인 바바라 허튼과의 결혼은 Cash and Cary라고 불릴 정도로 유명한 일화를 남겼다.


 스탠리 도넌(Stanley Donen, 1924년생) 감독은 춤추는 대뉴욕(On the Town•1949), 사랑은 비를 타고(Singin in the Rain•1952), 7인의 신부(Seven Brides for Seven Brothers•1954) 등 진 켈리와 함께 만든 3편의 뮤지컬 영화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 후에 퍼니 페이스(1957), 남의 것이 더 좋아(The Grass Is Greener•1960), 아라베스크(1966), 언제나 둘이서(Two for the Road•1967), 어린 왕자(The Little Prince•1974) 등의 작품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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