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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등(Gaslight)"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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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24

"가스등(Gaslight)" (상)

남편에 의해 의도적으로 조종되어  
망각증세와 정신이상에 말려드는 아내

 

 

잉그리드 버그만은 아카데미상에 3년 연속 노미네이트 되는 기록을 세웠다. 1943년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로 주연상 후보에 오르고 1945년 세인트 메리의 종(The Bells of St. Marys)에서 조연상 후보에 오르는데 그 중간 해인 1944년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작품이 가스등(Gaslight)이다. 또 골든 글로브 최우수 여우주연상도 함께 수상했다. 가스등은 모두 8개 부문 오스카상 후보에 올랐으나 잉그리드 버그만과 안개 낀 런던을 재현해낸 미술감독상(B/W Interior Decoration)을 받았다.


   가스등의 원작은 영국소설가 패트릭 해밀턴(Patrick Hamilton, 1904~1962)이 1938년 출간한 동명소설인데 이 작품은 1940년 소롤드 디킨슨 감독이 동명의 영화로 제작한 바 있다. 이 작품은 미국에서는 Angel Street라는 제목으로 상영됐다. 따라서 여기서 소개하는 1944년 조지 쿠커 감독의 리메이크 버전은 미국에서는 가스등으로, 영국에서는 혼동을 피하기 위해 손튼 광장의 살인(The Murder in Thornton Square)이라고 타이틀을 붙였다. 해밀턴은 앨프리드 히치콕의 올가미(Rope·1948)의 원작자이기도 하다. 


   1944년 MGM사 배급. 감독 조지 쿠커. 출연 샤를르 브와예, 잉그리드 버그만, 조셉 코튼, 안젤라 랜스베리, 다메 메이 휘티, 바바라 에베레스트 등. 러닝타임 114분.


   영화는 1875년 10월14일 안개 낀 런던의 손튼 스퀘어 9번지, 빅토리아풍의 고풍스런 집 안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오페라 가수 앨리스 앨퀴스트가 목졸려 살해된 사건으로 시작한다. 범인은 보석을 찾다가 한 소녀가 나타나자 엉겁결에 도망쳤고, 그 소녀는 어머니가 죽어 앨리스가 키우던 조카 폴라 앨퀴스트(잉그리드 버그만)였다. 이모가 살해당하자 폴라는 그 집을 떠나 이탈리아로 가서 앨리스를 가르쳤던 마에스트로 구아르디 선생(에밀 라모)에게서 프리마 돈나가 되기 위해 훈련을 받게 된다. 

 

 


   10년의 세월이 흘러 런던에서의 끔찍한 밤의 기억이 사라질 즈음 폴라는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그레고리 앤튼(샤를르 브와예)을 만나 곧 사랑에 빠진다. 그녀는 이윽고 긴 훈련과정을 중도 하차하고 그와 결혼한다. 그레고리는 폴라에게 이모가 유산으로 남겨준 런던의 집, 바로 그녀가 어렸을 때 살던 옛집에 가서 살자고 설득한다. 오랫동안 비워둔 집에 다시 들어가 살기가 찜찜했던 폴라의 염려를 덜어주기 위해 그레고리는 앨리스의 가구와 소품들을 다락방으로옮기자고 제안한다. 

 

그레고리가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을 때 [필자주: 여름의 마지막 장미(The Last Rose of Summer)라는 곡인 것 같다], 폴라는 이모의 악보집에서 한 통의 편지를 발견한다. 발신인이 세르기스 바우어, 발신일자가 이모가 살해되기 이틀 전으로 찍혀있는 그 편지를 폴라가 읽자 그레고리가 갑자기 화를 내며 편지를 빼았는다. 그레고리가 "화가 난 것은 편지 때문이 아니고 이모를 잊지 못하는 폴라 때문"이라고 둘러대자, 폴라는 "잊지 못하는 건 이모가 아니라 그녀에게 일어난 일"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앨리스의 짐을 다락방에 옮겨놓고 문을 잠근 첫날부터 이상한 일이 생기면서 폴라는 혼란에 빠지게 된다. 둘은 이사한  후 3개월만에 처음으로 런던탑으로 외출한다. 외출 전에 그레고리가 자기 어머니가 쓰던 브로우치를 폴라에게 선물하면서 핀이 시원찮으니 고칠 때까지 당분간 핸드백 속에 넣어두라고 말한다. 그런데 막상 런던 탑에 갔을 때 폴라는 분명히 핸드백 속에 넣어둔 브로우치가 없어진 것을 알고 당황한다. 


   이때 런던 경시청 수사관 브라이언 캐머런(조셉 코튼)이 우연히 지나가는 폴라를 본 순간, 앨리스 앨퀴스트가 환생한 것처럼 착각하여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모자를 벗고 경의를 표시하면서 이들을 예의주시 한다. 브라이언은 그가 어렸을 때부터 앨리스의 열성팬이었으며, 나중에 알게 되지만 앨리스에게서 직접 기념으로 받은 장갑 한짝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었다. 


   또 어느날, 벽에 걸어둔 액자가 사라져 버린다. 그레고리는 폴라가 그랬다며 엉뚱한 곳에서 그 액자를 찾아내 보여준다. 그러나 그녀는 그렇게 한 기억이 결코 없다. 그리고 다락방에서 유령 발자국 소리가 들리고 가스등 불빛이 흐려졌다 밝아졌다 한다고 호소하지만 남편은 그것은 폴라의 상상력의 산물일 뿐이라며 철저히 그리고 의도적으로 무시한다.

 

 


   그레고리는 계속하여 폴라가 신경이 예민해졌고 그것이 병적인 도벽(盜癖)과 망각증세, 사실이 아닌 것을 상상하는 정신이상에 시달리고 있음을 강조하며, 그녀의 건강을 위해 외부인과의 접촉은 물론 외출도 못하게 한다. 남편은 밤이면 혼자 작업실에 간다며 사라지고… 폴라의 고립은 점차 더해가고 그녀 스스로 자신의 증세에 갈팡질팡한다. 그녀는 처음에는 순수하고 매력적으로 그려지지만 남편에 의해 점차 환각 속에서 혼란을 겪고 있는 형편없는 사람으로 변해 간다.


   그러던 어느 날, 이웃집 댈로이 부부가  초청한 음악회가 열리는데 폴라가 거기에 참석하기 위해 정장을 하고 나선다. 사실 그레고리는 그녀 몰래 불참통지서를 보내놓은 상태였다. 혼자서라도 가겠다는 그녀의 고집에 마지못해 함께 갔는데 연주회 중간에 그레고리가 폴라에게 시계가 없어진 그의 시계줄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폴라의 핸드백을 뺏어 열어보니 없어진 시계가 그 속에 들어있지 않은가. 이에 폴라가 발작적인 태도를 보이자 그레고리가 참석자들에게 아내의 정신이상 때문에 그런 것처럼 변명하고 황급히 그녀를 데리고 떠난다. 폴라는 그녀 스스로 외출해서는 안 되는 이유를 깨닫게 된다.


   이때 둘의 관계를 의심해온 브라이언 수사관이 댈로이 부부로부터 그레고리가 써 보낸 음악회 불참통지서를 수중에 넣고 계속 그레고리의 이상한 행동을 감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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