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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꿈(Elegant Dream)(2)
young2017

 

 

 

(지난 호에 이어)
엄마의 얼굴은 온화했고 다정하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아빠는 참 우아한 사람이었다고. 엄마는 돌이 많은 그 숲길을 사뿐사뿐 가볍게 걷고 있었다. 하이킹에 상당히 숙련된 나도 그 같은 돌이 많은 길을 걷기에는 힘이 드는데 엄마의 유연한 발걸음을 보며 나는 기뻐했다. 가끔 마주보는 엄마의 얼굴은 온화하고 목소리는 다정 다감했다. 꿈이 아닌가 라고 꿈에서 생각한 기억이 난다. 


"너의 아빠가 춤을 출 때 보면 참 우아했어. 춤 만이 아니었어, 몸짓, 말씨 모두. 그럴 때면 나는 혼자 미소 지으며 수줍어하였지. 내가 그런 미소 짓고 있다는 것을 내 스스로 느끼곤 했어"


엄마는 또 아빠에 대해서 말하였다. "아빠는 사려 깊은 배려와 그 배려에서 나오는 말과 행동이 일치한 사람이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그것은 그의 고요한(calm) 마음, 즉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면서 자신감 있는(confident) 안정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차분함이고, 그의 안정된 자신감에서 우러나는 내면의 성찰로 이뤄진 마음이고, 그리고 그의 연민의(compassionate) 마음은 차분함과 성찰로 이뤄진 자신감에서 나오는 사랑과 자비의 마음으로써 타인과 그것을 나누려는 마음인 것이다."라고. 


이때 나는 엄마는 험하다 싶은 돌길만 잘 걷는 것이 아니라, 말씀도 잘 하시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Calm, confident, 그리고 compassionate라는 세 단어들을 써서, 3C로써 외우기 쉽게 자신을 차분하게 가꾸며 내면의 성찰을 통해 닦은 인생 경험의 축적으로 이룬 사랑과 자비를 모든 말과 행동에서 나누라는 말은 정말 사려깊은 생각에서 나온 말이다. 


엄마와 내가 걷는 이 숲길에서 호수 위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흔드는 백양나무 잎사귀들도 공감한다고 대답하고 있었다. 이 숲길에는 백양나무뿐만 아니라 간간히 자작나무들이 무리 지어 자라고 있었다. 엄마와 나는 그 길을 걸으며 나무들 사이로 비치는 호수 위에서 아빠와 내가 춤추고 있는 것을 보고 있었다.

 


남편의 얼굴 위에 창문살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일어나 창문으로 다가가 하얀 커튼을 미니 그 하양 위에 창문살의 그림자가 수직과 수평으로 강하게 그려졌다.


커튼이 제자리에 불꽃의 흔들림처럼 흔들리다 멈출 때, 그저께 밤 모닥불 가에 모였을 때 내가 이야기한 아버지가 생각났다. 그리고 경이가 자기 아버지가 자기 이름에 공경 경(敬)자를 썼는데 공경 받으며 살라고, 그러면서 자신이 남을 공경하면 남으로부터 공경을 받는다고 하셨다고. 


그리고 우리는 조선 시대 안동의 재야 유학자 남명 조식 선생께서 이 敬자를 "항상 깨어있음의 의미"로써 주머니칼 뚜껑에 새겨서 마음이 탁할 때 그것을 꺼내어보곤 하였다는 이야기를 숲길 하이킹 때 이심전심으로 떠올렸는지 서로 미소 지으며 공감하고 있었던 것도 떠올랐다.


또 그저께 밤 모닥불 가에서 나누었던 이야기들의 단어들이 두서없이 떠오르기도 하였다. 기차, 코끼리, 돈까스, 꿀물, 도전, 꿈과 현실, 행운, 기회, 준비, 등등 그 중에서도 '꿈'이라는 단어가 맴돈다.


현실의 꿈. 잠에서의 꿈. 현실의 꿈은 현실에서 이상적인 골을 향한 것. 잠에서의 꿈은 그저 잠에서 꾸어지는 것이라고 말해보지만 현실에서 갖는 나의 생각과 무관한 것 같지는 않다.


빗속을 달리는 차 안에서였다. 안나 언니가 "우아하게 좀 먹어라." 해서 모두가 소리 내어 웃었다. 안나 언니가 준비한 마른과자 종류의 스낵을 먹을 때 일어난 상황이었다. "입을 다물고 깨물어 먹으면 안되겠니?" 할 때 (모두가 그 바삭바삭 나는 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었기에) 나 자신도 우스워 함께 웃었다. 


사방이 구름에 쌓인 빗속을 달리기에 그 곳에 당도하여 하이킹 전에는 비가 요행이 그치기를 바라고 있는데, 한 사람이 말한다. "우리가 그 곳에 당도하면 우리들을 위해 비는 그칠 것이다." 라고. 그런 긍정적 생각이 담긴 말에 우리들은 더 재미 있어서 또 한바탕 웃고 있었다. 


우리들의 기분은 마치 우리가 어릴 적에 기차 안에서 수학여행 갈 때의 그런 재미나는 기분 같은 것이었다. 


엄마가 나를 쉬게 하려고 파도소리 가까운 곳에 우리는 앉았다. 엄마의 얼굴에 파도소리가 부딪치며 우리가 차 안에서 웃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바삭 하고 깨무는 소리와 함께. 


엄마가 말했다. 파도가 비치는 얼굴의 온화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역시 다정한 목소리로 말한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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