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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y to the World!”♬
namsukpark

 

 “기쁘다 구주 오셨네! 권세(權勢)와 부(富)와 지혜와 힘, 존귀와 영광과 찬양을 받으시기에 합당하시다.”(요한계시록 5:12) Hendel의 <Messiah>가 환희(歡喜)의 승리와 기쁨을 힘차게 노래해준다. Merry Christmas & Happy New Year! 한 해의 마지막이 항상 새로운 시작과 함께 있다는 것도 참 신기하다.

 

 ‘비정상적 비확실성(unusual uncertainty)의 한 해’가 될 2021년에는 어떤 일에 주목해야 할는지 크나큰 관심이 쏠린다. 국가 간 백신의 확보를 위한 외교력과 접종순서 다툼은 불을 보듯 뺀 할 일이다. COVID-19의 국지적(局地的)인 발생과 단속이 되풀이되겠고 여의찮은 회복으로 빈부(貧富)의 격차가 더욱 깊어질 것이란 전망도 회의적(懷疑的)이긴 마찬가지다. 백신(vaccine)은 축복이지만, 지키기 어려운 축복이기도 한다니 갸우뚱해진다. 뒤꽁무니가 빠진 줄 모를 만큼 이래저래 걱정스러운 시대를 살아가야하는 아쉬운 마음이 커져간다.

 

 12월8일 영국에선 COVID-19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해외에서 개발된 백신을 구매한다고 발표하면서 이르면 내년 2~3월부터 도입된다고 한다. 선(先)구매계약이 체결된 곳은 아스트라제네카 한 곳. 모더나•화이자•얀센과는 구매계약이 아닌 ‘법적 구속력 있는 구매 약관(約款)’을 체결했다는 것이다. 순조롭게 도입이 진행되고, 검증절차를 최대한 단축한다고 해도 접종은 내년 상반기를 넘겨야 한다니 발 빠른 나라들은 전 국민이 두 차례 백신 접종이 마무리될 즈음이 될 텐데 왠지 석연찮은 느낌을 떨쳐버리기 어렵다.

 

 우리정부는 ‘신중(愼重)함’으로 설명을 에둘렀다. 먼저 접종한 나라들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지켜본 뒤에 해도 늦지 않는다는데 글쎄다. 독감백신에서도 사망자가 나오는 판국에 어떻게 새로운 백신에서 완벽한 안전을 기대할 수 있을는지. 캐나다는 인구 대비 4배, 영국•호주는 3배 등 많은 나라가 인구 전체가 접종하고도 남을 만큼의 백신을 선(先)주문했다. 그들은 일사불란하게 백신확보는 신속 과감하게 하라는 매뉴얼에 따랐다. 그런데도 속도가 관건인 게임에서 뚜렷이 믿는 구석도 없으면서 늑장조치를 부리고는 충정(衷情)의 수사학(修辭學)으로 얼버무린다. 아무렴 우물가에서 숭늉을 마시려 드는 자세는 글쎄다.

 

 항간에선 “감염병에 걸리기 전에 굶어 죽을 것”이란 불만이 나온단다. COVID-19은 감염병 만의 문제가 아니다. 숫자로만 보면 누적 확진자는 인구 대비 0.1% 미만인데도 대부분의 국민들은 경제활동의 지체(遲滯)와 생활고로 무너지기 일보직전이지만 충분한 백신 물량을 확보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겐 백신이 있다”는 믿음이 생긴다. 지금 국민들이 겪고 있는 경제 불안과 심리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여줄 수 있는 유일한 것은 불신(不信)이 아닌 ‘백신(Vaccine)’밖에 없다며 의료계에선 백신 확보전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요구했다는데 이제와 저마다 뒷북 치며 발뺌하는 모습을 보여주니 딱하기도 하다.

 

 위험한 상황을 벗어나려면 탈출 과정의 위험은 감수해야 마땅하다. 94세의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이 백신접종을 하겠다고 팔 걷어 부치고 나선 것은 위험을 감수하는 용기를 국민에게 보여주는 지도자의 솔선수범이다. 정책당국이 해야 할 일은 ‘리스크 테이킹(Risk taking)’을 전제하고, 예상되는 위험들을 어떻게 감수하고 극복할는지 전략을 세웠어야 마땅하지 싶다. K방역을 방패삼고 초기 백신 확보에 방심하던 모습은 감추고 남 탓해가며 발뺌하기 바쁘니 측은지심(惻隱之心)이 찾아 들기도 한다.

 

 얻어들은 것으로 생각해보건대 법원이 여러 소송(訴訟)사건을 판단하고 결정해온 판결례(判決例)에도 ‘사전통지(事前通知)가 없는 업무정지 처분은 위법(違法)’이라고 적시(摘示)하고 있다. 뜻글자 격(格)은 나무 목(木)에 관형사(冠形詞) 각(各)이 합해진 단어다. 짐짓 나무와 나무 사이에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것이 격(格)이라는 뜻도 되겠다. 인간의 격(格)을 나무를 빗대어 사유(思惟)케 해주는 단어를 생각해봤다.

 

 뉘시라 권세(權勢)를 얻었다고 모든 걸 다 누릴 수 있으랴마는 빈천(貧賤)하다고 스스로를 업신여기며 주눅이 들어서도 아니 될 일이다. CNN은 “백신 접종 순위를 앞당겨준다며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신용사기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전한다. 사람으로 태어나 세상을 살아가면서 팬데믹은 우리가 잊고 있던 많은 걸 알려주었다. “이웃을 돕는 것이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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