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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은 세상
namsukpark

 

 건강도 잘 지키고 경제도 살려야 할 텐데 마스크를 착용하는 일상이 되다보니 저마다 이해충돌에 예민해지는 것 같다. “Being Open isn’t being ready!” “Rolling the dice isn’t a real plan!”며 주장과 갈등도 첨예하여 망설여지는 세태가 안타깝기 짝이 없다. COVID-19이 종식되더라도 우리들이 생각지 못할 일들이 없진 않을까 하는 의심마저 찾아든다. 어디를 오가든 동선(動線)이 낱낱이 밝혀지는 대명천지(大明天地)에 참으로 괴이(怪異)한 일이다.

 

 앤서니·파우치 美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은 COVID-19 확산을 더욱 잘 관리할 수 있게 되겠지만, 종식(終熄)은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고 스위치를 켜고 끄는 것 같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내 신규 환자와 사망자가 여전히 많은 수준이라며 마스크 착용과 거리 두기 등 방역 수칙을 계속해 지켜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테면 백신 접종한 뒤 면역력이 생기려면 몇 달은 걸릴 것이며 집단 감염원은 계속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옷깃을 여미게 하는 계절에 한바탕 휘몰아칠 수 있다니 쓸모없어야 마땅할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기쁨은 함께 나누면 배(倍)가 되고 슬픔을 나누면 반(半)이 된다고 한다. 그런데 흔하면 그 가치를 모르기 쉬운 게 사람 마음가짐이기도 하다. 구름에 달 가듯 하는 세월은 되돌릴 수 없지만 우리네 음식의 맛은 아련한 추억이고 그리움이다.

 

 승소(僧梳)란 ‘승려의 빗’이라는 뜻으로 쓸모없는 물건을 이르지만, 동음이의(同音異意) ‘승소(僧笑)’는 죽(粥)도 밥도 아닌 가늘고 긴 면(麵)국수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모르긴 해도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국수를 한번만 먹고 자란 사람은 없을 테다.

 

 어렵고 힘들게 감내(堪耐)해야 하는 시간이 더없는 선물의 시간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프랑스에서는 2014년 대형마트 ‘인터 마르셰’가 등급 외 농산물 소비 캠페인을 시작하면서 “수프에 들어간 못생긴 당근을 누가 신경을 쓰나?(Who cares about the ugly carrots in the soup?)”라는 포스터 문구로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등급 외 농산물에 대해 소비자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면서 판매량도 점점 늘고 있다니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인절미’라는 떡 이름이 충남 공주(公州)에서 유래했다는 그럴싸한 설화가 있다. 조선 중기 인조가 ‘이괄(李适)의 난(亂)’으로 허겁지겁 피신(避身)온 공주(公州)에서 진상시킨 떡을 맛있게 먹고 ‘절미(絶味)’라고 칭찬한 데서 인절미라고 이름 붙였다는 것이다. 유래(由來)야 어쨌든 이 때문에 공주는 인절미의 본고장처럼 여긴다고 한다. 춥고 배고팠던 시절을 경험해봐서 알지만, “시장이 반찬이다”고 하지 않던가요?

 

 일반시민들이 체감하는 장바구니 물가는 조심스레 집어 들었다가 깜짝 놀라 내려놓게 한다. 정부당국은 경기부양과 환자발생 저지라는 두 마리 토끼는 국민들께서 생업과 일상을 잠시 멈추고 거리 두기에 힘써 주신 노력 덕분이라고 감사드린다.

 

 우리들이 무엇을 위해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저마다 잘 알겠지만, “그러나 아직은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는 당부를 잊지 않는다. 방역망의 통제범위 바깥에 지역사회의 잠복감염이 여전히 상당 수준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탄생은 축복이고 죽음은 축제’라는 자연의 섭리가 참으로 오묘하다는 생각이 새삼스럽게 찾아든다. 바람 한 점 없이 조용한 것을 사람들은 ‘폭풍전야(暴風前夜)’라고 이른다. 올바른 마음을 다져가며 두루 생각하기에 따라 저마다 꿈과 이상을 아름답게 펼쳐 나아갈 일이다. 너나없이 어렵고도 힘든 세상살이에 절망보다는 희망을 선택했으면 오죽이겠다.

 

“作爲少陰德 飾非多陰情 人心雖曖昧 天道自分明 手足旣皆露 語言安足憑”- ‘보잘 것 없는 음덕을 조작하고 / 허다한 속내를 교묘히 얼버무리네. /사람의 마음은 비록 희미하지만 / 하늘의 도(道)는 절로 분명하다네. /손과 발이 이미 다 드러났는데 / 어찌 말에 기대를 하겠는가. /[소옹(邵雍)/北宋, 《유망음(有妄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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