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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좋고 물이 좋다한들
namsukpark

 

 ‘태풍의 눈’이 점점 커져가는 위성사진에서는 남해안에 상륙해 영남 내륙을 관통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동해상으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아져 태풍이 상륙하는 최악의 상황을 피했을 뿐 강원 영동 지역을 중심으로 태풍 ‘하이선’의 위험반경이 500km 이상으로 넓어 안심하긴 이르다는 기상청 발표다. 거센 비바람에도 무탈(無脫)하길 바라는 염원이 간절할 뿐이다.

 

 지난날에는 단골손님 외상(外上)거래 장부가 가물거리는 불빛의 구명가게에서도 비치하고 있었다. 지팡이에 술값을 매달고 나섰다는 낭만적인 시절 ‘장두전(杖頭錢)’ 얘기도 흥미롭게 들린다.

 

 “사람들은 오늘의 게으름을 내일로 미루지도 않지만, 더 게을러질 수도 있는 내일 대신 그냥저냥 오늘의 게으름을 선택하곤 한다. 바꾸는 게 더 귀찮은 거다. 그래서 사회는 잘 바뀌지 않는다.”고도 한다.

 

 동물을 뜻하는 ‘애니멀(animal)’은 영혼을 의미하는 라틴어 ‘아니마(anima)’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너나없이 불편하고 힘들지만 과학의 문제점을 가지고 자유주의니 전체주의니 해가며 이념(理念)과 사상(思想)의 문제로 연결시키는 에너지낭비는 없어야하겠다.

 

 동방예의지국의 정국(政局)은 유난스레 바람 잘 날이 없다. 친일(親日)과 반민족행위 그리고 친공(親共)과 용공(容共)을 외치며 “좌파는 뻔뻔하고 우파는 비겁하다”며 서로를 못마땅하게 여기다 못해 힐난(詰難)하기 바빠 보인다. 그쪽이나 저쪽이나 늘 해왔던 짓이라며 너스레를 떨겠지만, 남 탓으로 회피하려 들진 말자! 기껏해야 백년도 못사는 아침이슬 같은 우리인생이다.

 

 본디 ‘시무(時務)’는 고려 문신(文臣) 최승호가 성종에게 당면(當面)과제를 서술해 제출한 정책서(政策書)를 이른다. 자신을 진인(塵人·먼지 같은 사람)이라고 낮춰서 소개한 조은산(筆名)씨는 “나라가 폐하의 것이 아니 듯, 헌법은 폐하의 것이 아니옵니다.”라며 청와대의 문루(門樓)에 걸린 신문고(申聞鼓)를 두드렸다.

 

 “시무(時務)7조를 주청(籌廳)하는 상소문을 올리니 삼가 굽어 살펴주시옵소서” 읍소(泣訴)한 내용이 민초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낸 것은 현(現) 정부의 실책(失策)과 문제점들을 에두르지 않고 조목조목 펼쳤던 것이라고 한다.

 

 구곡간장(九曲肝腸)을 스르르 녹아나게 하는 미사여구(美辭麗句)도 내용이 빈약하면 공허한 메아리로 들릴 수밖에 없다. 그는 과거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했지만 지금은 진보도 보수도 아니라고 했다. “제가 지지하지 않는 정권을 향한 비판에 그치는 게 아닌, 자기가 지지하는 정권의 옳고 그름을 따지며 쓴 소릴 퍼부어 잘 되길 바라는 것이 제 꿈”이라며 “시무 7조에 꼭 써넣고 싶었던 문장은 오천만의 백성은 곧 오천만의 세상과 같다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 ‘욕받이’가 정치인의 숙명(宿命)임을 기회가 닿을 때마다 언급하심은 달관(達觀)의 경지였기 때문이었을까 마는, 정치인의 책임의식과 포용력, 유머가 함축된 ‘명언(名言)’으로 지금까지도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된다.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이 아니라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자세를 생각해본다.

 

 세종대왕에 이순신 장군을 아울러 합친 것 같은 위인이라며 침이 마르고 닳도록 칭송(稱頌)이 자자해도 역사는 후세가 판단하다. 예로부터 감언이설(甘言利說)은 솔깃해지고 충언(忠言)은 거슬리게 마련이라고 했다.

 

 “COVID-19 2차 대유행(second wave)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개인위생 준수”를 위한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실천을 정부는 간곡하게 당부하고 있다.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빼앗긴 일상을 되찾기까지는 당분간 각자도생(各自圖生)할 수밖에 없을는지도 모른다. 최악의 상황은 어이 피할 수 있을지언정 안심하긴 아직 이르다.

 

 백신(vaccine) 개발에 대한 장밋빛 전망도 나오지만 백신 개발 과정이 얼마나 험난하고 부작용도 많을 수 있는지 아는 전문가들은 10~15년 걸리는 과정을 단축해 개발했기 때문에 걱정이 앞선다고 주장한다. 아무렴 ‘산이 좋고 물이 좋다한들’ 치료제는 환자에게 투여하는 것이고, 백신은 건강한 사람에게 투여하는 것이라서 안전성 검증이 특히나 중요하기 때문일 테다. 수많은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고 했지만, 우리가 당면한 전염병 퇴치와 마스크 문제는 과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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