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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
macho

 

망각

 


 

그대여
아이들의 생일이 지나가고
슬며시 우리의 결혼 기념일이 다가오는 
새봄을 생각하니 갑작스레 숨이 막혀요.
그대의 부재에 마냥 서글퍼지고 
흔들리는 내 나약한 그리움을 
한껏 나무라주세요.
천국의 지복을 누리는 그대를 망각하고 
눈시울을 붉힐 때마다
그대의 흰날개 깃털 하나가 
내 눈물을 닦기 위해 지상으로 떨궈지는 것을 
내가 그만 망각하고 말았네요.

 


그대여
세상의 기념일을 지우고
무수한 추억들을 지우고 
이제 내가 새로이 우뚝 설 곳은
머나먼 만년설이 덮인 메루산
꿈으로만 다가설 수 있는 
초인들의 빛을 우러러 산을 오르는 것이지요.
내 길을 따라 그대가 요란하게 나래를 퍼덕이며
시시각각 나를 수호하려 맴돌 때 
나는 혼란한 세상의 모든 것을 잊고 말아요.

 

그대여
날마다 나를 찾아 하강할 때
나는 그대를 따라 
푸른 우주 벌판을 함께 날아요.
그러니 우리가 헤쳐왔던 
모든 세상의 아린 상처를 지우고
그대의 별빛 눈동자 속으로 
그대의 나래 치는 소리를 타고 올라 
나는 새 시대를 외쳐 부르는
붕붕대는 여왕벌의 나래짓이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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