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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속으로
macho

 

코비드-19가 잠잠해진 후 마침내 찾아온 옛 고향이란

온통 무표정한 AI의 신도시로 변모해 가는 듯도 하지만

여전히 네온사인 사이를 오가는 무수한 차량의 행렬 속에서  

낯설지만 친숙한 추억의 밀어가 숨쉬는 아바타들이 반갑다

유년기부터 애환이 담긴 추억의 거리는 시나브로 스러져가고

건설자의 나라답게 우후죽순 솟아난 빌딩숲을 헤치고 

지난날 옛추억의 오솔길도 빼꼼이 기지개를 켠다  

고국을 떠나 방랑의 긴 터널을 건너는 동안 내게서 멀어져 간

잃어진 이름들을 불러보며 애써 무덤덤한 빛바랜 추억을 맞이한다.

 

청춘 시절의 캠퍼스도 변신을 거듭하니 옛모습을 더듬어

교차로를 서성이는 낯선 나그네인 내게로 온 빌딩숲은

우후죽순 저마다 자태를 뽐내며 그리운 이름들의 안부를 묻는

초라한 나를 보고 깔깔대며 풀풀 미세먼지를 날려댄다

대지모의 가슴은 언제나 푸근하고 두 눈 반짝이며 나를 반기는

노쇠한 어머니의 품 속은 지친 나를 불러 푸근한 솜털로 감싸주니

변함없이 쏟아지는 폭포수 사랑의 빛물결에 오랜 목마름을 축인다.

 

뿌연 황사 망토를 걸치고 복작대는 도심을 거닐며

돌아오지 못할 인연들을 찾아 두리번거리는 낯선 내 모습

쇼윈도에 어리비치는 슬픔을 애써 떨쳐버리려는 듯

추억의 문을 열고 들어선 스타벅스에서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벗들과 코비드 시간에 잃어버린 그리움을 더듬어 인연의 동아줄을 꼰다    

아직도 떠돌이를 반기는 따스한 벗들과의 추억 나누기 

단단한 인연줄을 벽돌 삼아 시공을 초월한 금자탑을 세운다 

시시각각 AI와 손 맞잡는 변천하는 도심 속 뜬구름 위를 유영하는

추억의 에드벌룬 안에서 평화를 묵상하는 참된 자아와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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