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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의 추적
leesangmook

 

▲제약회사 재벌 고 배리 셔먼과 부인 허니

 

 

 

‘추적 60분’은 KBS 2TV에 나온다. 매주 수요일 밤 11시 10분에 방영되는 탐사보도다. 때로는 민망할 정도로 사실을 까발리기도 한다. 근래 조양호 대한항공 사주 가족의 갑질 행태를 심층 보도한 것은 5월 9일이다. 


5월 16일에는 귀신 쫓는 피복음교회의 진실을 파헤치기도 했다. 5월30일에는 북미 정상회담 첩보작전의 비밀을 밝힐 모양이다. 60분 만에 속 시원한 결론을 내놓으려면 제작에 피 말리는 고충이 따를 게 분명하다.


토론토에는 5개월이 지나도 풀리지 않는 살인사건이 있다. 살인이라고 결론이 났는데도 범인에 대한 어떤 단서도 수면 아래 잠수 중이다. 거대 제약회사 사주인 배리 셔먼과 그의 부인 허니가 시체로 발견된 건 지난 해 12월 15일 아침 11시경. 부부는 401 HW 남쪽과 베이뷰 근처에 있는 집을 매물로 내놓고 있었다. 리스팅 프라이스는 6백9십만 불.


그날 아침 부동산 중개인이 고객을 데리고 그 집을 구경시키던 중 수영장에서 부부가 한데 묶인 채 죽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두 사람의 목에는 가죽 허리띠가 둘러져 있었다. 하나는 남편인 셔먼의 것이었다고 한다. 다른 하나는 누구 것인지 밝혀지지 않았다. 아마 지문채취가 불가능한지도 모르겠다. 6백 9십만 불짜리 집에서 사는 사람이라면 재산은 수십 억대다.


그런데도 재산을 노리는 자가 누구인지 그 혐의에 대한 조사가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없다. 그래서 5개월이 지나 이 기사가 다시 토론토스타지에 등장하자 더 이상 추적을 거부할 수 없는 호기심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사건이 발생하자 경찰은 현직 검시관에게 부검을 의뢰했고 그는 타살의 징후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은 개인정보 보호 차원에서 자살인지 타살인지를 밝히지 않았다. 처음엔 남편이 아내의 목을 조른 후 자살했다는 가정도 배제하지 않았다.


가족들은 별도의 대책을 세웠다. 범죄사건 최고의 변호사를 선임했고 최고의 검시의와 최고의 형사들을 고용했다. 검시의는 두 사람의 손목이 줄로 묶여 있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그들의 목을 조른 것은 가죽 허리띠가 아니라 줄인 것도 발견했다. 


경찰은 금년 2월 15일에야 두 사람이 피살됐다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하지만 범인이 누구일 거 같다는 경찰의 혐의는 기사에 보이지 않는다. 피살된 재벌 부부에 대한 원한 관계나 아니면 재산을 노린 주변 가족들에 대한 수사에 대해서도 언급이 없다.


언제 경찰이 목을 조른 줄과 목에 두른 가죽허리띠의 출처를 밝혀낼지 알 수 없다. 가족들이 고용한 사설탐정들이 먼저 범인을 찾아낼지도 모른다. 


KBS 2TV의 ‘추적 60분’이 사건의 전모를 60분 안에 밝히는 데 비해 토론토 스타는 앞으로 60일은커녕 6개월 안에라도 추적의 성과를 보도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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