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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멋
leehyungin

 


 
 아내의 맛, 이란 예능프로가 고국에 안방을 달구고 있다. 멋과 맛이란 어휘를 부부간에 일반적 상식으로야 따져볼 필요도 없다. 아내와의 실체적 삶을 맛으로 사건들을 방영한 제작진의 의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시청을 하면서도 한글의 유용성에, 또한 단어의 적절한 수사를 어디에 초점을 맞추었는지, 매우 혼란스럽다.


아내가 무슨 먹을거리라면 분명히 맛이란 말에 의구심을 끌어낼 필요가 없겠지, 맛으로 즐기며 집적거리며 아내와의 동거를 이어가고 있다면야 역시 할말도 없다. 평생 함께 살며 한 가족이란 인연 속에서 온갖 희로애락을 줄넘기하듯 공유하며 살아가는 둘도 없는 천상배필로 내 곁을 함께하는 사랑의 동반자와 어찌 맛으로 구분하며 산다는 말인가?


콩나물국의 맛, 된장찌개의 맛, 돼지볶음의 맛, 거기에 아내의 맛이라면 그 맛의 의미는 분명 비상식적 음식 맛에 비유되는 몰지각한 관계로 예사롭지 않은 표현이다. 하고 싶은 말은 맛과 멋의 인간적 욕구가 배치되는 시청자들의 눈망울에 무엇을 제시하려는지 연출자의 해괴한 변증에 씁쓸한 웃음을 금할 수가 없다는 말이다.


 ‘아내의 멋’ 가슴이 울렁이며 젊음이 언제였더냐 싶도록 내 아내의 모습이 로맨틱한 세월들을 불러 일으킨다. 이제야말로 그 옛정을 되살려보며 "여보 당신이 내 곁에 나타났을 때" 내가 품어대던 불덩이 같은 열정들, 우리 다시 되돌려가며 추억을 그려봅시다.


그래요 여보! 그때 그 시절, 하루는 전화를 했었고, 하루는 만남을 가졌고, 다음날엔 편지를 받았었지. 계속되는 그런 날들이 서로를 확인하며 사랑의 씨앗을 꽃피우던 우리들의 멋, 기억해요? 여보! 사랑이란 두 글자의 의미가 온 세상을 포옹하듯이 그냥 쿵쾅거리는 가슴이 심장을 흔들어대던 꿈결같은 연애의 멋으로 사랑의 환상 속에 풍덩 빠져들고 있었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기쁨 속에 패기와 정열을 불태웠던 온갖 멋으로 구구절절 이어갔던 사연들에 낭만을 노래하며 가는 세월을 함께 하고 있다. 이처럼 과정 과정들 속에 꽃이 만발하듯 향기로운 이야기들, 와우! 멋진 관계의 연속이요, 인생의 절대적 희열인 것, 바로 이런 삶을 즐기는 그대와 나의 관계 속에 멋있다, 라는 말로 인간만이 누릴 최상의 선물을 받고 있는 것이다.


광대하고 자신만만한 투지와 열정이 용광로처럼 들끓었던 만남의 멋, 말 한마디 한마디에 그리움과 애태움 들이 멋진 숨결 속에 빠져들고 있잖은가!


아내의 멋, 남편의 멋을 되살려보며 삶 속에 가득 찬 인간적 세상만사들을 참 멋으로 매료시키는 인생을 펼쳐 갈수 있을 것이다. 


순수함의 매력, 다정함의 배려, 은근하고 야릇한 흥겨움만이 세상을 지배 하다시피 전부라는 감정의 흐름에 푹 젖어버린 감성의 표현들, 그런 의미가 바로 멋이란 토양의 정서적 이론이 아니겠는가.


멋은 아름다움의 성숙이요, 조화로운 삶의 눈빛으로 상대를 확인하는 실체다. 화장품과 값진 의상으로 꾸며낸 겉모습 속에 드러내는 멋보다야, 성숙된 정서적 베풂과 나눔의 향기로움이 일상적 삶 속에 끊임없는 신실함으로 이어가는 그게 바로 멋이라는 매력이 아닐까!


밥상을 함께 하며 음식들의 맛을 음미하고 그 맛 속에 눈길로 고운정을 표현하는 멋스러운 일상적인 관심사와 함께하는 대화들. 나들이를 준비하며 1, 2, 3 다 챙기셨지요?

집안단속, 지갑, 쎌폰을 잊지 않고 가졌느냐는 아내의 섬세하고 다정스런 사랑의 확인 속에 멋을 들어내는 순간, 살며시 손을 잡아주며 대답 없이 고마움을 표현하는 멋. 


당신 참 멋있어요. 그 한마디라면, 동양적 정서 속에 형식이나 의도적일 수도 있겠기에 가식적 쑥스러움에 눈빛을 보기도 민망할 수도 있겠지만, 서둘러 함께 나들이하는 아내에게 한걸음 먼저 깍듯이 자동차 문을 열고 닫아주며 감사와 고마움을 표시하는 것도 하찮은 것 같겠지만, 그 배려 속엔 멋으로 가득 차 있다.


당연히 받아내야 할 의무가 아니라, 아! 이러한 남편의 사소한 행위 속에 곰상스럽고 은근한 배려가 넘쳐남을 헤아릴 줄 아는 아내, 바로 그런 마음속에 소박하고 다정스러운 멋이 피어나고 있는 것이리라. 


여보 땡큐! 사랑해, 한마디 잊어버렸다 할지라도, 뒤뚱거리며 빙판을 조심하자고 서로를 붙들어 의지해야 하는 세심하고 곱살스런 손길 속에 삶의 멋이 함께한다. 사랑과 포근하고 따스한 정이 넘쳐난다. 


현미와 잡곡을 섞어 볶아낸 구수한 차를 끓여 날마다 준비해 놓은 밥상 앞의 일상 속에 찻잔을 기울여 마시며, 아! 아내답게 챙겨주는, 남편을 품위 있는 멋 속에 안겨주는 아내의 멋, 세상 속엔 참 멋들이 넘쳐나게도 많이 깔려있다. 밀려오는 가을빛의 향기처럼 온누리에 가득하다. 오늘도 참으로 이 멋진 세상임을 즐기며 감사하며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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