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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빛이 또 다시 내 곁에
leehyungin

 
 
여지없이 쓸쓸하고 아쉬움이 예비된 채로 밀려든다. 아침 저녁으로 차가움이 밀려드는 바람결에 창문 닫는 소리로 가을은 밀고 든다.


사계절 중에 가을이란 초 신비의 계절은 봄 여름 보다야 반갑다거나 기대하지는 않았지, 분명히 풍성한 수확의 계절임에 의심의 여지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정겹게 손꼽아 기다림의 계절은 아니다.


어찌 했다고 봄여름은 이리도 쉽사리 우리 곁을 떠나게 할까? 황홀함과 찬란함이 함께 하려고 푸르름의 계절은 환상의 나래를 폈었건만, 우리네들 그렇게 그리도 좋아하는 그 모습 그대로 이 풍요로운 계절을 탐닉할 수 있었는데.


아무렴 뭘 꾸짖고 싶어 행여 도려내버리기야 했을라고, 반바지에 홑이불 같이 둘러 입은 겉모습들에 회초리를 드는 걸까?


그럴 리가 더위 먹을까 봐 이젠 시원한 바람결에 높은 하늘을 펼쳐보이며 예비된 순서를 단풍잎에 물들여 놀라운 변화를 실감케 하겠지.


"눈부시게 푸르른 날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봄 여름의 축복을 이웃과 함께 하자고 노래했던 '서정주' 시인의 하소연이 정답이라고 계절의 의미를 속삭여주면서


내 몸에 향기가 덧입혀 줄 찬란한 빛깔 속에 함께 찐하게 뒹굴어 보라고 오색 창연한 자연의 숨결을 청명한 하늘밑에 펼쳐 주겠지! 


가족들도, 친구들도, 이웃들과 모두모두 대자연의 빛깔 속에 사랑을 물들이고 잊어버린 줄로만 여겼던 그 시절이 우리 곁에 너랑 나랑 함께 하려고 티 하나 없이 새로 단장된 가을빛이 우릴 기다리고 있었나 봐. 


풍요와 결실이란 완성을 안겨 주련다고 약속이나 한 듯이 푸르름이야 여행을 떠난 듯 잠시 흔적을 지운다.


비움의 그곳에 토실토실한 결정체들이 찬란한 하늘빛의 다스림에 기쁨의 향연을 노래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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