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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캐나다의 칼럼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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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을 사랑한 남자(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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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새나라당 선거사무실

 


 "줄리아 신! 김 후보님 도대체 어딜 가신거야? 미세스 신은 알고 있지?" 새나라당의 부위원장이 다그쳤다.

"지금 내일 모레가 대선날인데 이렇게 연락도 없이 사라지다니 제정신이 아니야!"


 선거사무실은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지금 정민당은 두 후보가 공모하여 우리 새나라당을 꺾기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는 판에 정작 믿었던 김혜숙 대표는 나타나지도 않으니, 나원참! 어떻게 돼가는 거야?"


 "아무래도 이번 대선은 포기해야 할 모양입니다. 이는 당에 대한 배반이며 국민들의 열망에 찬물을 끼얹는 무책임한 행동입니다. 일단 당을 재정비하고 새 대표를 뽑아 차기를 대비하는 것이 순서라고 봅니다."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권 위원장의 얼굴을 살피며 주장했다. 김혜숙 후보가 물러나면 지금 중앙위원장인 권이 당대표가 되고 차기 대권 후보가 될 것이다.


 "아예 김 후보가 대선후보에서 사퇴를 하는 것이 우리 새나라당의 이미지 추락을 막는 길일 것입니다."


 권부위원장이 줄리아 신에게 넌지시 묻는다. "그런데 정말로 김 후보와 이태조가 어떤 관계가 있는 걸까? 한 번도 남자관계가 있는 눈치는 없었는데 말야. 정말 한길도 안 되는 사람 속은 알 수 없다더니 아무도 몰랐지"


 "아니예요. 김 후보님은 누구를 속이실 분이 아닙니다. 그제 밤 호텔 연회에서 두 분 처음 만났습니다. 제가 바로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이때 김혜숙 후보가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섰다. 썰렁해진 사무실의 분위기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힘찬 어조로 말했다. "오늘 예정대로 선거활동 합니다. 줄리아 오늘 스케줄과 행사 계획을 준비해 줘요. 그리고 나가기 전에 지금 즉시 각 방송사와 신문사에 연락해서 오늘 오후에 기자회견을 한다고 하세요."


 당 중앙 부위원장이 나섰다. "아니 김 후보님, 기자들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려고... 차라리 무반응으로 밀고 나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좀 더 신중하게 고려해보시는 것이..."


 "저는 사실대로 이야기 할 것입니다" 김혜숙 후보는 단호하게 말했다. "줄리아 신! 회의실에 기자회견장 마련해요."


 새나라당 회의실은 꽉 차고 복도에까지 기자들로 넘쳤다. 한가운데에 셋업된 카메라 옆에 서서 얼굴을 분장하고 있는 황철순의 모습도 보였다. "이거야 원, 지금 우리가 대통령 선거 취재하는 거야? 아니면 연예인 가십꺼리 취재하는 거야?"


 주위에 대고 농을 던졌다. 주위의 기자들이 와하하하 웃었다. 


 "친애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의 희망이고 꿈인 대망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저에 대한 기사와 소문이 있어서 여러분들을 오해하게 하고 잘못된 부분이 있어 사실을 국민 앞에 밝히고자 이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저 김혜숙과 이태조와의 관계는 새나라 당대표와 당원의 관계일 뿐입니다.


십 년 전 전당대회에서 처음 만났지만 엊그제 호텔에서 만난 것이 두 번째 만남입니다. 기사에 실린 내용은 사실이 아니며 이상의 관계는 근거없는 일임을 이 자리에서 확실하게 밝혀두는 바입니다. 진실입니다. 저 김혜숙은 절대 국민 앞에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럼 함께 커피샾에 간 것은 무슨 뜻입니까?" 한 기자가 질문하였다.


 "그것은 연설이 끝나고 잠시 머리를 식히기 위하여 나간 것이고 마침 그 테이블에 이태조씨가 함께 있어서 같이 나갔을 뿐입니다. 당대표가 당원하고 커피 한잔 나누는 일이 결코 큰일이 아니지요. 그리고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제 주변에는 99프로 모두 남자들뿐입니다. 이것을 연인 사이라고 하는 것은 대한민국 남자 모두가 제 연인이 되는 것입니다."


 기자들이 일제히 웃음소리를 터뜨렸다. 이때 황철순이 손을 번쩍 들고 나서 자리에서 일어나 질문하였다.


 "그럼 어제 오후에 이태조씨와 함께 강원도 암자에 찾아간 것은 어떻게 설명하시겠습니까?"


 김혜숙 후보의 얼굴에 놀라움의 빛이 스쳤다. 가벼운 흔들림을 보였다. 아무도 모르게 갔다왔는데 저 황철순이 어떻게 그 사실을 알고 있을까? 실내는 순간 조용해졌다.


 모두가 김혜숙을 지켜보고 있다. 이 기자회견은 TV를 통하여 전국으로 그대로 생방송으로 중계되고 있는 중이다. 몇 초도 안 되는 짧은 찰나의 순간이 흐르고 김혜숙 후보의 머릿속에는 수십 개의 영상이 스치고 지나갔다.


 30여년 만에 커피샾에 앉아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고, 이태조가 꽉 쥐었던 팔목에는 아직도 그의 감촉이 남아있는 듯 아련했다. 송 박사의 파이프드림에 대해 강의를 하던 이태조의 모습, 축구장에서 땀에 흠뻑 젖은 그의 모습, 그리고 진지한 자세로 두 손을 모아 합장하며 "똥구멍 대사님" 하고 부르던 장난기 어린 그의 행동까지 머릿속에 떠올린 김혜숙 후보는 그만 슬며시 웃음을 짓고 말았다.


 아주 짧은 시간동안 생각에 잠겼다가 슬며시 미소를 짓는 그녀를 보고 실내의 기자들과 당원들은 무슨 일인가 서로 얼굴을 바라보았다.


 "저는 단지 이태조를 다시 만나보고 싶..." 김 후보는 이 대목에서 말을 멈추었다. 다시 한 호흡을 가다듬고 난 후 말을 이었다. "단지 이태조 당원을 만나 오해가 발생한 이유를 확인하고 사진 유포 과정을 알고자 했을 뿐입니다."


 기자들이 여기저기에서 질문을 퍼붓기 시작하였다. 


 "이상으로 임시 기자회견을 마칩니다." 권부위원장이 기자들을 향해 소리치고 김 후보는 비서진들과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 김혜숙은 국민들이 믿어 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동안 자신이 행동하고 처신한 결과를 국민들은 잘 알고있다. 나는 정직하며 소신껏 일하는 정치인이다. 여러 언론의 모함과 험담에 흔들릴 국민이 아니다. 조그만 스캔들쯤으로 흔들릴 김혜숙이 아니다. 이제 며칠만 지나면 대선이고 국민의 심판을 받게 된다. 이제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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