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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펜클럽본부회원, 한국번역문학가협회 회원 / <눈물의 아들 어거스틴>, <윤치호 영문일기> 번역 외에 <좌옹 윤치호 평전> 2018년에 편저 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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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함브라궁의 옛날옛적이야기(26)-아름다운 세 공주 이야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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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어빙 지음 Yunice 윤경남 옮김&사진

 

 (지난 호에 이어)

▲Nasid 건축양식으로 지은 왕녀의 탑

 

그 가운데 왕의 눈에 확 띈 것은 화려한 옷 차림으로 작은 노새 위에 올라타고, 옆에서 말을 타고 가는 시녀의 말은 귓등으로도 안 듣고 울기만 하는 아름다운 한 아가씨의 모습이었어요.

 

그녀의 미모에 반해 버린 왕은 그 대열의 대장에게 물어서, 그녀가 국경요새에 있는 성주의 딸로 갑작스런 침입에 포로가 되었음을 알았어요. 모하메드는 그녀를 왕실이 차지할 전리품으로 치고, 알함브라궁에 있는 하렘에 데려갔어요.

 

그곳엔 침울해진 그녀를 달래줄 것이 모두 갖추어 있었고, 왕은 점점 더 그녀를 사랑하는 마음이 끓어올라 그녀를 그의 왕비로 삼고자 했대요.

 

이 히스파냐 (스페인의 라틴어발음) 아가씨는 처음엔 그의 구혼을 거절했어요. 왕은 이교도인데다 공공연한 적이었고, 더구나 늙은 노인네 같았거든요!

 

왕은 자신의 노력이 소용 없음을 알고, 그 아가씨와 함께 잡혀 온 시녀장에게 협력을 구하기로 마음 먹었어요. 안달루치아 태생인 그녀는 기독교 이름은 이미 잊혀졌고, 무어인의 전례대로 아주 똑똑한 카디가라는 이름을 받았어요. 앞으로 그녀가 한 일들을 보아도 아주 ‘똑소리 나는 카디가’임이 분명해요.

 

무어왕과 잠시 대화를 나누어 보고는 단번에 왕의 말에 수긍했어요. 그래서 그녀의 작은아씨 일은 왕이 원하는 대로 추진하기로 했지 뭐에요.

“그저 내 말대로만 하세요!” 카디가는 큰소리로 말했어요.

 

“이 일을 가지고 울고불고 할 게 뭐에요? 아름다운 분수와 정원이 있는 이 궁전의 왕비마마가 되는 게 작은아씨 아버님의 낡아빠진 성채보다 훨씬 낫지 않나요? 모하메드란 사람이 이교도이긴 해도 무슨 상관이에요? 작은아씨는 그 사람과 혼인하는 것이지 그의 종교와 결혼하는 게 아니잖아요? 게다가 그분은 늙어가니 작은아씬 곧 과부가 될거구, 이 궁전의 여주인이 된단 말씀이에요. 아무튼 지금은 그의 수중에 잡혀 있으니, 작은아씨는 왕비가 되거나 노예가 되는 수밖에요. 도둑에게 잡히면 강제로 모두 뺏기느니 좋은 값에 물건을 파는 게 낫다잖아요.”

 

이 똑소리 나는 카디가의 논리가 작은아씨를 설득했지 뭐에요. 히스파냐 아가씨는 눈물을 거두고, 왼손잡이 모하메드의 아내가 되었어요. 겉으론 충성스런 남편의 종교를 받아들인 듯이 보였고, 똑소리 나는 카디가도 바로 개종하여 이슬람 교리를 열심히 외워바쳤어요.

 

세월이 흘러 무어왕은 한꺼번에 셋이나 태어난 사랑스럽고 예쁜 공주들의 자랑스런 아버지가 되었네요. 아들들이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이 나이에 왼손잡이인 자신에게 세 딸이 한번에 태어난 것만도 아주 괜찮은 일이라고 스스로 위로를 삼았지요.

 

무슬림 왕들이 대체로 그런 것처럼 모하메드도 이 경사스런 일을 점치기 위해 점성술사들을 불렀어요. 그들이 세 공주의 탄생 천궁도를 펴 보더니 모두 고개를 가로 저었어요.

 

“오, 폐하, 딸들이란 원래 애물단지들입니다만, 이 공주님들은 결혼할 나이가 되면 폐하께서 잘 감시하셔야 합니다. 그때는 공주님들을 모두 폐하의 날개 아래 모아 놓으시고, 결코 다른 사람에게 보호를 맡겨선 안됩니다.”

 

세 쌍동이의 탄생은 왕의 결혼생활에 얻은 마지막 선물이었어요. 왕비는 아기를 더 낳지 못하고 몇해 후엔 어린 세딸을 왕의 사랑과 카디가에게 맡기고 세상을 떠났어요.

 

공주들에게 위험한 시기라는 결혼 적령기가 되려면 아직 멀었는데도 조심성 깊은 왕은 “그래도 미리 조심해두는 게 좋지.” 하면서 공주들을 살로브레냐 성으로 보내 키우기로 했어요. 그곳은 지중해를 내려다보는 언덕 위에 지은 막강한 무어식 요새로 지은 궁전이었어요.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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