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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펜클럽본부회원, 한국번역문학가협회 회원 / <눈물의 아들 어거스틴>, <윤치호 영문일기> 번역 외에 <좌옹 윤치호 평전> 2018년에 편저 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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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함브라궁의 옛날옛적이야기(26)-아름다운 세 공주 이야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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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어빙 지음 / 윤경남 옮김&사진

 


▲아름다운 정원에서만난 캐나디언 부부

  

히스파냐의 재 정복시에, 무어왕의 아름다운 세 공주와 류트를 켜는 하신타가 살았던 ‘왕녀들의 탑’은 동쪽 외딴 곳에 포로의 탑과 거리모퉁이 탑 사이에 솟아 있다.

 

이 탑의 동편 누벽 아래로 바위를 뚫어 비밀통로를 만들어 놓았으나 지금은 흙더미에 많이 파묻혀 있다. 알함브라궁에서 가장 현대적인 건물이면서 나스리드 왕조 예술의 극치를 보여 주고 아랍 왕족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작은 궁전 탑이다.

 

이 탑에서 서쪽 외곽에 공주를 사랑하는 기독교인 기사들이 갇혀 있던 벽돌색 베르밀리온 탑의 높다란 외벽엔 무성한 아이비 덩굴이 그날의 이야기를 나누는 듯 하늬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이 궁전탑의 회랑을 지나 직사각형 중앙 홀에 들어서면 대리석 분수가 있는 정원이 나온다. 홀의 천장엔 종유석 같은 모카라베 세공으로 덮인 눈부시게 아름다운 공기통 장식을 볼 수 있다. 연꽃잎 모양으로 조각한 그 천장이 저녁노을 빛으로 신비스럽게 빛나고, 세 개의 좁고 긴 직사각형의 공주들의 방이 중앙 홀을 싸고 나란히 붙어있다.

 

큰 반달문과 신비스런 꽃줄기 무늬를 세공으로 조각한 작은 아치들이 침실에 붙어있고, 외부인을 만나지 못하게 이곳에 갇혀 살았던 공주들이 사랑하는 님을 기다리며 내다 본 창문이다.

 

옛날 옛적 이야기에 공주들의 슬픈 이야기는 빼놓을 수 없으리라. 19세기 낭만주의문학의 대표적인 소설가 워싱턴 어빙이 쓰고, 한 편씩 우리말로 옮기면서 내 알함브라궁의 산책과 사진으로 엮어가는 ‘’알함브라궁의 옛날옛적이야기, 아름다운 세 공주 이야기’는 이 탑에서 탄생한 것이다. (옮긴이)

 

이제 무어왕 모하메드의 아름다운 세 공주님, 자이다와 조라이다와 조라하이다의 이야기를 들어보실까요?

 

옛날 옛적 그라나다에 모하메드라는 무어왕이 살고 있었어요. 그의 백성들은 그에게 ‘엘 하이자’라거니 ‘왼손잡이’라거니 별명을 붙여 불렀어요. 어떤 사람들은 그가 왼손을 오른손보다 훨씬 능숙하게 썼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또 어떤 사람은 왕이 하는 일마다 그르쳐 놓기 때문에 그렇게 부른다고도 하는군요.

 

분명한 건 왕이 운이 나빠서건 서투른 왼손잡이여서 건 힘든 일이 연달아 생긴 거에요. 세 번이나 왕좌에서 쫓겨나질 않았나, 어부로 변장하고 아프리카로 탈출하질 않았나… 그러면서도 서툰 만큼 용감하긴 해서 왼손으로 언월도를 휘둘러 맹렬한 전투 끝에 다시 왕좌를 찾기도 했답니다.

 

하지만 역경에서 지혜를 쌓기보다는, 고집스럽게 목을 꼿꼿이 세우고 왼팔에 더 힘을 주어 휘둘렀다는군요. 그라나다에 있는 아라비아 연감을 보면 모하메드가 자기 자신이나 왕국에 가져온 불행한 사건들을 단박 알 수 있지요. 오늘의 이야기는 그의 집안에서 벌어진 이야기에요.

 

어느날 모하메드왕이 신하들을 거느리고 엘비라 산 기슭에 말을 달리고 있었어요. 그 때 마침 기독교인의 땅을 약탈하고 돌아오는 말탄 병사들을 만났어요. 그 긴 행렬 끝엔 전리품을 잔뜩 실은 노새들, 수많은 남녀 포로들이 뒤따르고요.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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