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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펜클럽본부회원, 한국번역문학가협회 회원 / <눈물의 아들 어거스틴>, <윤치호 영문일기> 번역 외에 <좌옹 윤치호 평전> 2018년에 편저 간행
죠반니노 과레스끼의 <23인 클럽> 명예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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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함브라궁의 옛날옛적 이야기(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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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벽돌공의 모험 이야기(2)       

(워싱턴 어빙 지음 / 윤경남 옮김 & 사진)

 

(지난 호에 이어)

어느 날밤, 그 벽돌공은 그의 집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선잠에서 깨어 일어났어요. 문을 열어보니, 키가 크고 시체같이 창백한데다 깡마른 신부님 한 분이 서 있는 거에요.

 

“내 말을 들으시오. 정직한 친구여! 그대가 선량한 그리스도인이며 믿을만한 사람임을 내가 알고 왔소만, 그대는 바로 오늘 밤중이라도 일 한 가지를 해줄 마음이 있소?” 하고, 그 낯선 사람이 묻는거에요.

 

“그러믄요, 성심껏 다 해드립지요, 신부님. 그 일에 적합한 보수만 주신다면 말입니다.” “보수는 염려 마시오. 단지 그대의 눈을 가리더라도 참아 주어야겠소.”

벽돌공은 아무런 불만을 말하지 않았어요. 벽돌공은 눈가리개를 한 채 신부님에게 이끌리어 구불구불한 골목길과 좁고 거친 돌밭 사이를 지나, 어떤 집 대문 앞까지 왔어요. 신부님은 열쇠를 꺼내어 삐걱거리는 자물쇠를 따고 문을 열었어요. 삐걱거리는 소리로 보아 굉장히 큰 집에 틀림없어요. 두 사람이 들어서자 신부님은 빗장을 지르고, 벽돌공은 쿵쿵 울리는 복도를 지나 건물의 안채로 들어가는 넓은 방에 눈가리개를 한 채 들어섰어요.

 

그곳에 와서야 눈가리개가 풀리고 자기가 희미한 등잔불이 비추고 있는 어떤 궁전 안뜰에 들어선 걸 알았어요. 뜰 한 가운데에 오래된 무어식 분수가 말라붙은 작은 연못이 있는데, 그 옆엔 이미 공사에 쓸 벽돌과 회 반죽이 쌓여 있네요.

 

벽돌공은 신부님의 지시대로 밤새도록 작업을 했지만 다 끝내진 못 했어요. 동이 틀 무렵, 신부님은 벽돌공의 손에 금 한 조각을 쥐어주며 다시 눈가리개를 한 채 벽돌공의 집으로 데려다 주었어요.

“지금 당신이 하던 일을 다시 가서 마무리 해줄 생각이 있소?” 하고 신부님이 물었어요. “기꺼이 합지요, 신부님. 오늘처럼 보수를 두둑하게만 주신다면요.”


“그럼, 잘 됐네. 내일 자정에 다시 찾아 오겠소.” 신부님이 다음 날에 다시 찾아왔고, 지하실도 완공 했어요. 

“자, 이젠 이 지하실에 묻을 시체들을 나르는 일을 도와줘야겠소.”

불쌍한 벽돌공은 그 말에 머리털이 쭈볏하게 일어섰지 뭐에요. 그는 다리를 후둘후둘 떨면서 그 저택의 한적한 방안으로 신부님을 따라 들어갔어요. 이제 시체가 누워 있는 무시무시한 장면을 보게 되리라 상상했는데, 한쪽 구석에 놓인 큰 항아리가 서너 개 놓여있는 것을 보고는 안심했어요.

 

항아리 속엔 돈이 가득 들어 있었는데, 벽돌공과 신부님은 그 항아리를 들어다 지하실 무덤에 옮겨 놓느라 꽤나 힘이 들었어요. 그런 다음 그 비밀 지하실을 폐쇄하고 그 위에 다시 시멘트로 포장을 해서 공사가 벌어진 흔적을 모두 없애버렸어요.

 

벽돌공은 다시 눈가리개를 하고 그가 왔던 길 말고 다른 길로 이끌려 갔어요. 두 사람은 복잡하고 구불구불한 길을 한참 돌아다닌 뒤에 걸음을 멈춰 섰어요. 신부님이 벽돌공의 손에 금덩이 두 개를 쥐어주면서 말했어요.

 

“여기서 기다려요. 성당의 종소리가 울릴 때까지. 내가 말한 그 시간이 되기 전에 눈가리개를 벗는다면 사탄이 당신을 덮칠 것이오.”하고는, 신부님은 사라졌어요.

 

 


▲벽돌공이 눈가리개를 하고 성당종소리를 기다리며 앉아있던 성문 밖 교회광장

 

벽돌공은 신부님 말대로 그 자리에 충실하게 기다리면서 그의 손바닥에 있는 금 덩어리가 얼마짜리인가 헤아려 보기도 하고, 서로 마주치며 짤랑 거리는 금덩이리 소리에 즐겁게 귀를 기울였어요.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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