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yoon
국제펜클럽본부회원, 한국번역문학가협회 회원 / <눈물의 아들 어거스틴>, <윤치호 영문일기> 번역 외에 <좌옹 윤치호 평전> 2018년에 편저 간행
죠반니노 과레스끼의 <23인 클럽> 명예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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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아들 어거스틴(제60회)
kn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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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의 도시로부터, ‘하느님의 도시’를 향해 적들이 대적해왔습니다. -하느님의 도성

 

 보니파스의 군대는 침략의 물결을 막아낼 힘이 없었다. 반달족은 아프리카 군대를 쳐부수고 메뚜기의 재앙처럼 파괴와 공포를 뿌리며 내륙지방으로 몰려왔다.


 절박한 재난에 부닥친 어거스틴은 교회 지도자 회의를 소집하여 앞으로 취할 행동을 의논하기로 했다. 교회 지도자들은 초긴장 상태 속에 순교자 교회에서 만났다. 그들의 대부분이 연로하고 허약한 사람들이었다. 어거스틴 자신부터가 75세인데다 심한 감기로 말하는 데도 힘이 들었다. 30명의 다른 교구 대표자들과 함께 알리피우스와 포시디우스도 참석했다. 


 “형제 여러분, 시련의 날들이 끝나지 않았다는 말을 할 필요가 없겠지요. 또다시 하느님의 왕국은 폭력으로 고난을 당하고 있습니다. 악한 자들이 무력으로 그 왕국을 빼앗으려 하고 있습니다.” 어거스틴이 심각하게 말했다. 


 “나는 보니파스가 전투에 모든 걸 다 바쳤다고 믿을 만한 이유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러분, 우린 진실을 알아야 합니다. 이제 하느님의 심판의 날이 온 것입니다. 예언자를 통해서 하신 하느님의 말씀이 성취된 겁니다. ‘나의 칼이 하늘에서 마음껏 마셨다. 보라, 그 칼은 내 저주의 백성에게 내려와 심판할 것이니.’” 그는 잠시 말을 끊고 기침을 했다.


 “그러나 우리가 결정해야 될 문제는 우리가 이런 재난의 그림자 속에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하는 겁니다.”


 “정말로 재난입니다.” 포시디우스가 비통하게 말했다. 


 “구엘마에선 야만족들이 남자와 여자들을 살육하고, 어린 아이들을 절단 내고, 집을 태우고, 창고와 곡식이 쌓인 들판을 태우고, 과수원을 무참하게 짓밟았어요. 하늘이 이보다 더 잔악한 짓을 본 적이 없을 겁니다.”


 “저의 교구에서는 그 야만인들이 사제들을 잡아 밧줄 끝에 매달아 그들이 죽을 때까지 큰 길로 끌고 다녔어요.” 다른 교회 대표가 비탄하며 말했다. 


 이것이야말로 이 집회가 처리해야 할 중요한 과제였다. 반달족은 1세기 전에 니케아 회의에서 아다나시우스의 제창으로 지금까지 신봉한 그리스도의 완전한 신성에 대한 정통교리를 거부하는 아리아니즘을 받아들인 것이다. 그들은 마치 종교를 전쟁이라는 도끼로 끌어와서 그들이 짓밟은 지역마다 피로 그 종교를 물들이는 것 같았다.


 “그렇습니다. 우리의 신앙이 위험한 지경에 있어요.” 어거스틴이 침통하게 말했다.


 “바로 그 이유가 여러분을 여기 오시게 한 것입니다. 우리가 다 함께 적에 대항하려면, 한 가지 정책을 세우고 의견을 모아 모든 역경과 박해에서도 그 원칙을 고수해야 합니다.”


 카르타고의 주교가 일어섰다.


 “나의 주장은 지도층에 있는 우리가 사막으로 철수해서 하느님의 사업이 평화 가운데 다시 시작할 때에 대비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들이 이 마을에서 너희를 박해할 때 다른 마을로 들어가거라’하고 주님은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하느님의 양떼를 버릴 순 없소.” 어거스틴이 단호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그들을 우리와 함께 안전한 곳으로 인도하기만 한다면야 하느님의 뜻을 행하는 것이 되겠지요. 그럴 수는 없으므로 하느님으로부터 임명을 받은 사람답게 행동합시다. 그래서 죽는 한이 있더라도 우리 회중들을 고통 중에서 힘을 북돋우고 위로해 주기 위해 이대로 남읍시다.”


 “그렇더라도 지도자가 살해되고 나면 그리스도의 교회는 어떻게 되지요?” 카르타고의 주교가 항변했다.


 어거스틴은 그 사람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형제여, 하느님의 궤를 수레에 싣고 가다가 그 궤가 흔들리자 이를 굳게 지키려고 손을 내밀었던 웃사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습니까? 하느님은 언짢게 여기셔서 그를 치셨습니다. 교회는 계약 법궤입니다. 그것은 성직자와 회중 사이에 살아있는 계약인 것입니다. 지금 와서 성직자가 그들을 버리고 단순히 하느님의 법의 글자만을 보존하려고 안전한 데로 도망쳐야 할까요? 우린 성자가 아닙니다. 우리가 우리의 영혼을 구원하려고 광야로 물러나다니요? 우린 하느님이 인간과 함께하신 사업을 돕도록 임명 받았어요. 평화스러울 때와 전시와 똑같이 공포의 시대나 안전할 때나 사람에게 봉사하도록 성직에 임명된 것입니다. 우리 가운데 누군가가 죽는 것이 하느님의 뜻이라면, 예수께서 지옥이 하느님의 성전에 대항하여 이기지 못하리라 약속하셨으니, 이 세상이 지속되는 한 그의 진리를 간증할 또 다른 성직자 시대가 일어날 것입니다.”


 어거스틴의 음성이 잠잠해지자 잠시 후 갑론을박이 계속 되었다. 그러면서도 히포 주교의 불타는 신념과 관용과 유창한 설득과 정의를 실현하려는 불타는 정열이 차츰차츰 반대론을 극복해 갔으며, 해질 녘엔 이 성직자 모임은 그들이 하느님을 기쁘시게 하는 땅에 남아서 그들의 지역사회를 계속 돌봐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게 되었다. 


 회의가 해산될 무렵 어거스틴의 하인이 전언문을 들고 정신없이 교회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어거스틴은 전언문을 천천히 읽어 내려갔다. 모든 사람의 눈이 그에게로 집중되었으나, 어거스틴은 그 내용을 알리고 싶지 않은 듯 고개를 돌려버렸다.


 “믿음의 형제들이여, 지금 카르타고와 키르타와 히포를 빼놓고 온 도시가 모두 함락되었습니다. 보니파스와 나머지 군대가 지금 히포로 후퇴하고 있답니다.” 


 옷깃이 스치는 소리를 내면서 대표자들도 모두 일어섰다.


 “모든 걸 잃었소! 이젠 끝장이요!” 티빌리스의 주교가 외쳤다.


 어거스틴은 떨리는 팔을 들어올렸다.


 “아닙니다, 주교 형제여, 하느님이 그의 백성 가운데 계신 한, 모든 것을 잃진 않습니다. 우리가 신앙 가운데 존재해있다면, 지금 그것을 증명할 때입니다. 이제 우리는 우리 회중에게 돌아가서 그들의 공포와 절망을 덜어줍시다. 그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오. 예수님은 그의 진리의 씨앗을 심으셨소. 그 씨앗에 영양분을 주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야만인들의 손에서 구원해 주시도록 같이 기도합시다. 그것이 하느님의 뜻이라면 말입니다. 우리가 구원받지 못한다 해도 우리에게 닥쳐올 어떤 고난이라도 참을 수 있도록 기도합시다.”


 연약한 모습이 몸을 돌려 기침을 토했다.


 “여기에 모인 여러 형제들과 마찬가지로 나도 늙었소. 우린 이 땅에 오래 지체하지 않을 것이오. 그러니 어떠한 악의 세력도 두려워하지 맙시다. 우리의 구세주께서 우리에게 생명의 면류관을 주시도록 죽음 앞에서라도 우리는 충실 합시다.”


 어거스틴이 무릎을 꿇자 주교들도 따라서 무릎을 꿇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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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명, 나의 거룩한 기쁨이신 나의 하느님, 제가 무엇을 말해 왔을까요? 그분이 당신을 이야기할 때 무어라 말하더이까? -고백록

 

 악몽 같은 430년 여름 내내, 히포의 주교는 아침과 오후와 저녁으로 수천 명의 사람들에게 설교를 하며 지냈다. 피이스 대성전은 괴상한 장면을 연출해냈다. 장식과 제기가 없어지고, 음산한 회당엔 사람들이 꽉 차서 많은 이들에게 하느님의 집과 천국의 문이 되어 주었다.


 주교가 제단 뒤에 앉아서 가죽띠를 두른 검은 예복을 입고 그의 양떼들에게 사랑이 담긴 말을 쏟고 있을 때, 들려오는 유일한 음악이란 성벽을 둘러싼 군인들의 거친 노래 소리뿐이었다.


 “고통을 당하고 있는 양들이여, 목숨을 빼앗긴 자가 두 번 다시 죽을 수는 없을 텐데, 생명을 끝마치는 마당에 어떤 종류의 죽음을 가리겠습니까? 매일같이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한 일들 때문에 인간은 여러 가지의 죽음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사람이 어떤 죽음을 당하게 될지 모를진대 종내 한 가지 죽음의 형태를 견딜 것인가, 아니면 끝없는 공포 속에 생명을 이어갈 것인가 여러분께 묻고 싶습니다.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대학살 행위에서는 시체를 매장하는 일조차 바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진실하신 하느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육체는 죽이되 영혼은 죽이지 못하는 그들을 너희는 두려워 말아라.’ ‘하느님이 보시기에 그의 성자들의 죽음은 귀중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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