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yoon
국제펜클럽본부회원, 한국번역문학가협회 회원 / <눈물의 아들 어거스틴>, <윤치호 영문일기> 번역 외에 <좌옹 윤치호 평전> 2018년에 편저 간행
죠반니노 과레스끼의 <23인 클럽> 명예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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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아들 어거스틴(제30회)
knyoon

 

(지난 호에 이어)
 “나의 사랑은 최상의 선물을 받을만 하도다. 당신은 내게 로마 제국에서 가장 멋진 아기를 주지 않았는가?” 그는 아데오다투스를 번쩍 안아 올렸다.


 “허허, 내 아들아, 내 귀한 공자여! 너를 키케로 다음 가는 훌륭한 웅변가로 만들어 주마. 꼭 그렇게 해주겠다.” 


 “당신, 참 이상한 분이어요.” 카우치에 몸을 기대고 앉아 멜라니는 장미꽃에 얼굴을 묻고 향기를 맡으며 말했다.


 “어디가?” 어거스틴이 되물으며 아들을 향해 닭 우는 소리를 냈다.


 “당신이 아버지가 될 거라고 말했을 때, 당신 얼마나 화냈는지 잊었어요?”


 “그땐 내가 좋지 않을 때였으니까.” 그는 멜라니를 꼭 닮아가는 아기를 눕히며 말했다.


 “그러나 이 생명은 얼마나 보배 덩어린가! 안 그러냐, 요 녀석!”

 

 

 


 아데오다투스는 이도 나지 않은 입을 환하게 벌리고 웃으며 아빠를 바라보았다.


 “그럼, 당신 행복하단 얘기?” 멜라니는 장미 한송이를 떼어 그녀의 머리에 꽂으며 중얼거리듯 말했다.


 “난 지금 천당 근처에 살고 있다오. 당신은?” 어거스틴은 아들에게 열중해서 멜라니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은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그는 멜라니에게 다가가 키스했다. “당신은 향기롭고 아름다워. 자, 당신을 닮은 이 보배를 받아요. 난 베마 축제 준비를 해야 해. 호노라투스를 오늘 밤 데리고 가기로 약속 했거든.”


 베마 축제는 마니교에서 해마다 3월에 치르는 가장 중요한 행사였다.


 “호노라투스는 아직 개종하지 않았지요?” 멜라니가 한 쪽 손에 아기를 안고, 또 한 손엔 장미 송이를 들고 말했다.


 “응, 좀 이상하지? 알리피우스와 네브리디우스가 개종할 땐 별로 애먹지 않았는데, 그들도 당신만큼이나 감동파들 이거든. 호노라투스는 좀 달라. 그래도 곧 진리를 깨닫게 될 거야.”


 “그 교리엔 내가 이해할 수 없는 게 너무 많아요.”


 “걱정할 것 없소. 1년 동안 교리연구 과정을 가질 테니까. 그리고 나도 모르는 게 많아. 마니교 교리의 권위자인 파우스투스 박사가 와서 우리에게 여러 가지 설명을 해준다고 합디다.”


 저녁 늦게 어거스틴은 기분이 좋아 집안에 뛰어 들어오며 소리쳤다.


 “내가 예언자야. 호노라투스가 곧 개종할 거라고 내가 말 했지?”


 멜라니는 아기가 입을 흰무명 옷을 만들고 있었다. “그래요? 그가 개종하게 된 걸 좋아…”


 늘 그렇듯이 어거스틴의 말은 생각을 앞질렀다. “꼭 그런 것 같진 않아. 나하고 헤어질 때 안색이 좋지 않았어. 창백하고 수척했어. 속에서 갈등을 일으키고 있었나봐. 하지만 이젠 진리를 알게 되었으니 나아질 거야.”

 “그럴까요?” 멜라니가 말했다.


 “물론이지, 당신과 난 안 그런가?” 어거스틴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우리가요?” 멜라니는 바느질을 하면서 대꾸했다.


 “이렇게 바보 같은 여자가 있나? 물론 우리도 나아졌지. 우리가 더 나아지지 말란 법이 있어?” 어거스틴이 놋대접에 있는 사과 한 쪽을 집어 입에 베어 물며 말했다.


 “그런데 당신 눈은 왜 그런 표정이지요?” 멜라니가 물었다.


 “어떤 표정?”


 “번쩍하는 섬광과 같은 표정. 아직 찾지 못한 어떤 것을 찾아내려고 하는 것처럼 보여요.”


 어거스틴은 먹던 사과를 탁자위에 내려놓고 멜라니 쪽으로 다가와 그녀의 팔을 잡았다.


 “여보, 그 빛은 당신에 대한 나의 사랑이야. 그걸 모르겠어? 당신은 내가 이 세상에서 바라는 모든 일을 성취해 주었어. 당신은 나를 말할 수 없이 만족하게 해주었고. 날 보고 제왕의 자리를 준대도 난 안 바꿀 거야. 내 말 믿지?”


 대답 대신 멜라니는 튀어 일어나 그녀의 팔로 그를 얼싸 안았다. 그들은 이 세상에서의 마지막 키스인양 서로 키스를 퍼부었다.


 어거스틴은 그가 만족한다고 큰 소리 친지 한 주일도 안 가서 새 취미에 빠져들었다. 그는 문예에 관심이 있다고 친구들에게 자랑했다. 그 문예란 고대 점성학에 지나지 않는 것이었다. 


 그는 예언자들을 찾아갔다. 그의 운명을 점쳐보기 위해 유성과 별들과 자기와의 관계를 연구했다. 황금좌의 12궁에 관한 책을 사서 꿈의 의미를 살펴보기도 했다. 도살한 동물의 내장을 들여다보며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을 얻는 방법도 읽었다. 키메라 같은 괴물의 여러 가지 양상이 그의 마음을 어지럽혔다.


 네브리디우스는 그의 새 관심사를 비웃으며 말했다. “마니의 교리는 따르겠지만, 점성학은 사양하겠네.”


 “어째서?” 어거스틴은 행운을 가져온다는 풍지향 조각을 씹으며 말했다.


 “나도 그 방면엔 경험이 있다네. 그건 유사과학의 요소일 뿐이라구.”


 “그건 내가 신비성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던데.” 어거스틴이 말하다가 쓰디쓴 송진을 삼켜버렸다. 눈물이 찔끔 나자 입술을 오므려 후 하고 소매로 입을 닦았다.


 “예를 들면 어떤 신비?”


 “음, 우리 인생은 외부의 영향, 즉 신비스런 영향을 받는 건 사실 아닌가?”


 “그건 그래.”


 “이런 영향들이 화성, 토성, 금성에서 시작되지 않았나?”


 “그렇다고 생각하고 싶군.”


 네브리디우스는 어거스틴의 마음의 움직임을 알아채고 슬그머니 말했다.


 “그건 너의 양심의 주름살을 펴주는 데 도움이 되는 게 아닐까?”


 어거스틴은 웃으며 그 질문을 피했다.(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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