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yoon
국제펜클럽본부회원, 한국번역문학가협회 회원 / <눈물의 아들 어거스틴>, <윤치호 영문일기> 번역 외에 <좌옹 윤치호 평전> 2018년에 편저 간행
죠반니노 과레스끼의 <23인 클럽> 명예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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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아들 어거스틴(제29회)
knyoon

 

(지난 호에 이어)
 사흘이 지나자 그들에게 아들이 태어났다. 멜라니는 23시간 동안이나 진통을 겪어서 거의 죽을 뻔했다. 어거스틴은 자기도 따라 죽으리라 생각했다. 멜라니가 신음하고 숨을 헐떡이며 마침내 가슴을 에는 비탄소리를 내며 아기를 분만하는 동안 그는 공포에 질려 침실 문밖에 서 있었다.


 20분이 지나자 -그에겐 몇 시간이 지난 것 같았다- 산파가 문을 열고 그에게 들어오라고 손짓했다. 숨을 죽이고 발끝으로 걸어 들어가자, 멜라니는 실신한 채 창백한 모습으로 침대 위에 꼼짝 않고 누워 있었다.


 그녀 옆에는 젖은 갈색 머리에 석류처럼 쪼글쪼글한 얼굴 하나가 갈색 담요에 싸여 보금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어거스틴은 꿈속을 걷는 듯 침대 곁에 다가갔다. 그는 정신을 차리려고 고개를 흔들었다. 그는 낙심이 되어 아기를 바라보았다. 그는 숨을 헐떡이며 입을 열었다.


 “그, 그앤 꼭 늙은이 같잖아?”


 산파는 침대 옆에서 멜라니의 이마에 땀을 닦아주었다.


 “갓난아기는 다 그렇게 보인다오. 당신도 태어날 땐 그랬었다우.” 산파는 아무렇지 않게 얘기했다.


 “사냅니까?”


 “사내요.”


 “사내군요, 사내에요!” 그는 흥분해서 팔을 내밀었다. 사내라는 낱말이 매력있게 들려 열두 번도 더 되풀이했다. 멜라니가 몸을 움찔거렸다.


 “산모는 어때요?” 어거스틴이 산파에게 물었다.


 “좋질 않아. 아주 좋질 않아요. 아기는 이제 더 못 낳을 거에요.” 산파가 말했다.


 “죽진 않겠지요?”


 “죽진 않아요. 그렇지만 잘 돌봐줘야 허우.”


 “그렇게 하겠습니다.” 


 멜라니의 눈꺼풀이 떠졌다.


 어거스틴은 그녀에게 몸을 숙이고, “고마운 그대여, 이제 다 끝났소. 내 말이 맞았어. 아들이야.” 하고 말했다.
 그녀의 호흡이 가빠졌다. 그녀는 무언가 말하려고 했다. 어거스틴이 그녀의 입술에 손가락을 갖다 댔다.


 “아무 말 말아요. 푹 쉬고, 푹 자요. 굉장한 일이야.”


 그녀는 힘없이 웃고 눈을 다시 감았다.


 “이제 그만 나가세요.” 산파가 말했다.


 “예, 물론 나가야지요. 가서 친구들에게 굉장한 소식을 알려야죠. 멜라니, 안녕. 우리 아들도 안녕.”


 눈을 감은 채 멜라니가 조그맣게 말했다.


 “뭐에요?” 하고는 아기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기는 얼굴을 찡그리며 별 이상한 표정을 다 짓고 있었다.


 “이름?” 어거스틴이 물었다.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데오다투스라고 부르겠소.”


 “아데오다투스?”


 “아데오다투스, 하느님의 선물이란 뜻이오.”

 

 

 

 

 ∽ 20 ∽

 

 

 그리하여 나는 협잡꾼들과 따지는 일을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고백록

 

 어거스틴은 소년들을 위해 학교를 세웠다. 대학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작은 강당을 세내어 간판을 내 걸었다. <어거스틴 수사학교>.


 로마니아누스의 영향으로 12명이나 되는 학생들이 바로 등록을 했다. 어거스틴은 더 할 수 없이 만족하고 식구도 부양할 수 있는 새 생활에 정착하게 되었다. 그는 타고난 선생이었다. 그는 명확하고 힘있는 강의를 했다. 학생들의 인기를 끄는데 힘이 들지 않았다. 


 선생으로서의 명성이 크게 퍼지자 학생들이 더 많이 입학했다. 이것은 큰 승리라고 자부할만 했다. 수많은 교육자들이 카르타고에서 사립학교를 세우느라 경쟁이 심했기 때문이다.


 스펜디우스를 잃은 충격에서 조금씩 회복되었다. 알리피우스와 네브리디우스와 호노라투스 등이 어거스틴에게서 성을 잘 내는 기질이 없어지고 고통이 그를 성숙하게 만들었음을 주시했다. 그들은 그런 변화를 기뻐하고 기꺼이 그에게 돌아왔다. 


 그들은 함께 놀고 노래하며 책도 읽었다. 연구하고 토론하고 사냥도 하고 고기잡이도 하며 젊은이의 정열을 마음껏 발산했다. 이런 기분전환이 그의 영혼을 녹일 만큼의 연료가 되었고, 여러 개의 영혼을 하나로 묶어주는 연료가 되었다고, 어거스틴은 멜라니에게 말하기도 했다.


 멜라니는 몸의 회복이 오래 걸렸다. 그래도 그녀는 몸의 회복이 더딘 것에 대한 보상을 받고 있다고 생각했다. 어거스틴이 인내와 세심한 배려로 그녀의 시중을 들어주었으므로. 한 번은 어거스틴이 향기 짙은 흰 장미꽃 한 다발을 안고 집에 돌아오자 그녀는 놀라 소리쳤다.


 “어머나, 난 받을 자격이 없는걸요.”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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