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hail
한국서 LG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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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와 배려
kimhail

 

 『서비스와 배려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은 성공의 기본조건이다. 서비스는 어떤 상품을 기술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라면 배려는 그 상품을 전달받는 사람의 느낌을 중요시하는 것이다. 서비스는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하고 일방적으로 서비스의 기준을 정하는 반면, 배려는 손님의 입장에서 모든 감각을 사용해서 귀를 기울이고 계속해서 사려 깊고 호의적이고 적절한 반응을 보여주는 것이다.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훌륭한 서비스와 훌륭한 배려, 둘 다 필요하다.』


 요즘 읽고있는 ‘세팅 더 테이블’(Setting The Table)에서 저자 대니 메이어(Danny Meyer)가 한 이야기다. 오랫동안 고민해왔던 큰 숙제를 풀은 기분이다.

 

 

 


 스스로도, 직원들에게도 ‘최고의 서비스’를 늘 강조하고 그렇게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사실 “그게 뭐지?, 최고의 서비스가 어떤 걸까?” 하는 의문을 버릴 수 없었다.


 미국 외식기업 유니언 스퀘어 호스피털리티그룹(USHG)의 회장이자 셰이크 쉑(Shake Shack)의 창업자이기도 하며, 2015년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던 그는 “레시피는 언제든 복제할 수 있다. 카피할 수 없는 것은 감동을 주는 ‘배려’와 특별한 ‘경험’뿐이다”라고 이야기 한다.


 그가 말하는 ‘배려’는 단지 손님에게 한정되지 않는다. 매장을 찾는 손님은 물론이고 일하는 직원, 지역사회, 재료 공급자와 투자가 모두에 대한 배려를 담아 ‘따뜻한 호스피탈리티(Hospitality)’를 USHG의 핵심 철학으로 삼는다.


 ’배려(配慮)’를 사전에서 찾아보니 ‘도와주거나 보살펴 주려고 마음을 씀’(네이버 사전) 이라고 나온다. 그렇다면 조금 분명해 진다. ‘서비스’는 ‘행동’이고 ‘배려’는 ‘마음’이다. 한자로는 나눌 배(配), 생각할 려(慮)를 쓴다. 


 대니 메이어가 말했듯 서비스는 기술, 배려는 느낌이다. 그래서 더 어렵다. 느낌은 추상적이기 때문이다. 직원들에게 교육시키는 일도 쉽지가 않다. 서비스는 항목별로 매뉴얼도 만들 수 있고, ‘이런 경우에는 이렇게’라고 교육을 시키기도 용이하다. 그러나 배려는 직원 모두가 각자 알아서 해야 하는 일이다. 


 다시 대니는 말한다. “레스토랑은 맛있는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즐거운 경험을 선물하는 곳이 되어야 한다.”라고, 그러면서 그의 경영철학인 ‘합리적 배려(Enlightened Hospitality)’를 이야기 한다. 


 그는 배려의 우선순위 제일 첫 번째에 고객이 아니고 직원을 둔다. 손님 중심의 경영방식이 아니고 직원 중심의 경영방식이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내가 직원들 위해서 사업하나?”라고. 


 수차례 강조했지만 고객과 레스토랑의 접점은 직원이다. 직원이 행복해야 가게가 밝아진다. 배려 받는 직원이라야 손님을 배려할 수 있게 된다. 


 “맛으로 고객을 사로잡는 것은 잠시 뿐, 좋은 느낌을 주어야 오래간다.” 대니가 한국의 셰이크 쉑 강남점 오픈행사에 참석해 했던 이야기다. 셰이크 쉑 강남점이 오픈하던 날에는 30도가 넘는 날씨에도 1,500여명이 햄버거를 먹기 위해 두 시간 이상 줄을 서기도 했다.  


 앞에서 말했듯 ‘배려’는 교육으로 되지 않는다. 행동이 아니고 감성이기 때문이다. 직원들에게 배려를 가르치는 제일 좋은 방법은 직원들을 배려하는 것이다. 


 직원을 배려한다는 것이 결코 직원을 상전처럼 떠받들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소위 말하는 ‘갑질’만 안 해도 직원들은 행복해 한다. 직원이 잘못한 일에 대해 꾸중하고 나무랄 수 있다. 그런데 그 나무람에 감정을 섞어서는 안 된다. 


 사실 그것이 말은 쉽지만 실제로는 잘 되지 않는다. 성현(聖賢)들의 말씀 중에는 마음속으로 참을 인(忍) 세 번을 쓰라는 비법(秘法)도 있지마는 우리는 성현의 발뒤꿈치도 못 따라가는 그저 필부일 뿐, 득도한 사람이 아니니 당장 끓어오르는 화를 참지 못해 큰소리를 지르거나 말이 길어져 짜증이 섞이기도 한다. 


 이때 좋은 방법은 일단 내가 먼저 자리를 피하는 것이다. 잠시 자리를 떠나 화를 갈아 앉히고 평정심을 되찾은 후 잘못된 일을 지적하고 야단하기 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가르치는 것이다.


 특히 주의할 일은 업주의 가족들이 많이 나와있는 경우다. 일관성 없는 지시와 방침에 직원들은 어느 장단에 춤추어야 하는지 몰라 혼란스러워 한다. 사장은 음식이 너무 짜다 하고 사모는 너무 싱겁다 하면 직원들은 속된말로 미치고 환장한다. 심한 경우 업주의 자녀까지 갑질에 한 수 거드는 경우도 있다. 


 대니 메이어가 배려의 우선순위 제일 첫 번째에 직원을 두고 제일 뒤에 투자가를 둔 것은 투자가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투자가들에게 더 많은 이익을 남겨주기 위해서 직원들을 배려하는 것이다. 직원들이 마음에서 우러나 최선을 다할 때 사업은 번창하고, 그 결과 투자자들에게 더 많은 이익을 배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두에 쓴 대니 메이어의 글귀를 프린트하여 직원들이 보는 게시판에 붙였다. 직원들이 그 글을 읽고 필자가 느낀 것과 같은 전율을 느낄지 “어쩌라구?”하고 콧방귀를 뀌고 말지는 모르겠다. 또한 “사장님, 그래서 어떻게 하란 말씀인가요? 구체적으로 알려 주세요”하면 별로 할말도 없다. 


 똑똑한 사장이 좋은 식당을 만들지 않는다. 훌륭한 직원들이 좋은 식당을 만든다. 아무리 직원들을 감시하고 닦달해도 그저 열심히 하는 시늉은 하겠지만 마음에서 우러나는 열정은 생기지 않는다. 


 대니 메이어는 다시 말한다. “내 성공의 비결은 ‘직원에 대한 배려’다. 손님과 투자자를 중시했던 기존 방식과 다르다. 회사가 직원들을 배려하면 직원은 손님을 배려하고, 손님은 지역사회를, 그 지역사회는 투자자를 존중하는 선순환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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