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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숙
문협회원
부동산캐나다에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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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세훈 시집 ‘외계인’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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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본체를 알고, 인생의 여정을 섭리로 믿는 사람의 시는 어떤 것일까 


표현의 도구 얼개, 시어(詩語)는 또 어떤 것일까 궁금하였다. 흔히들 ‘장님 코끼리 만지기’란 말을 많이 한다. 미지의 형체를 표현할 때 자기가 만져 본대로 밖에는 그려 보일 수가 없는 이치를 단적으로 웅변하는 말이다. 


그런데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상황, 형이상학적 감상으로 가득 찬 우주 공간에서 감성을 표출해 내는 시(詩)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예민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순전히 시집 ‘외계인’때문이다. 


시인이 80대의 의학박사라는데 더 큰 이유가 있다. 송세훈 시인은 책을 많이 읽는 독서가다. 그리고 굉장한 속독가다. 일어, 영어 책을 원본으로 읽고 번역을 한다. 의과대학생일 때 두꺼운 일어 해부학 책을 한국어로 번역하여 교재로 채택 될 정도로 유창하다. 


그가 시인으로 등단하게 된 것도 이런 바탕에서 우연한 기회에 시작되었다. 저명한 문학평론가이자 시인 이시환 님의 시 약 40여 편을 영어로 번역하여 단행본으로 출간하였다. 이중 몇 편(Standing on the prairie and other nineteen works) 으로 인터내셔널 포엣 아카데미에서 포엣 오브 밀레니엄 어 워드(POET OF MILLENIUM AWARD)를 받았다. 


시인은 이로 인해 국제 PEN 외국문학으로 회원이 되었다. 시를 쓰게 된 직접적인 동기는 ‘남의 시를 번역하다가 내 시도 써 보자’는 생각이 들어서였다고 한다. 그러나 정작 등단시인이 된 것은 10여 년 전, 한 문예지에 시인으로 등단하면서부터이다. 이때 그가 밝힌 말은 정식으로 원칙에 따른 자격을 얻기 위해서라 하였다. 


거의 20여 년의 세월이 흐른 오늘, 그간의 시들을 모아 작은 시집을 출간하였다. 시인자신의 변증에서 그의 시는 손넽(Sonnet, 작은 노래)이라고 밝히고 있다. 


“. 영시를 즐겨 읽었던 기억을 더듬어 희곡, 장시를 즐겼던 때가 있습니다. 특히 ‘손 넷’ 형태의 14행시를 좋아했습니다. 시집 ‘외계인’에서 2부 달 속의 계수나무, 4부 평화가 오기를, 6부 죽은 자는 말이 없다가 손 넷 형식의 장시입니다. 여러 시제를 한데 엮어 한국어식 라임을 따라 시 묶음을 만들었습니다. 아마도 다른 시인들의 시집에서와는 별도의 시집을 만들었다고 특별한 해명을 붙입니다.” 


 시인 신광호님의 발문과 소설가 김외숙님의 독후감에는 시어의 순수함과 따뜻한 인간애, 인생의 깊은 관조가 공통되는 평이었다. 단순 명료한 시어로서 전달하는 그의 시 세계는 의학자의, 그리고 신앙인의 깊은 은유가 있어 밝힌 대로 색다른 즐거움이 있다. 


.. 죽었던 꽃들이 다시 돋아나 / 새 생명인가 아니면 영생인가 / 화려한 꽃들의 결혼식이 이어집니다. / . 나비가 없어도 뿌리로 아들 딸 만들고. (꽃들의 축제에서)


인공수정, 줄기세포 복제양을 상상하게 한다. 시집6부 ‘죽은 자는 말이 없다’는 10장의 장시이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 그러나 죽은 자 끼리는 말이 통한다. 그러나 자유롭다. 그러나 산자의 꿈속에서 살아난다. 그러나 유적과 유물들의 입을 통하여 말한다. 그러나 산자의 입을 통해 말한다… 그러나 역사기록이 증인이 된다… 시인은 죽어서도 시를 쓸 것이다. 시집은 이렇게 마무리 한다. 아직 끝나지 않은 손 넷이다. 


인간은 긴 역사의 흐름에 한 점으로 생멸한다. 그 흔적은 지금이 아닌 미래에, 지구가 아닌 외계에서 평가될 것이다. 

 

*출판기념회: 10월 29일(화요일) 오전 11시 캐나다동신교회(The East Faith Presbyterian Church, 1126 Invicta Dr, Oakville, ON.). 전화 905 -338-0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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