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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숙
문협회원
부동산캐나다에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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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변경선 동과 서(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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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에 이어)
흑인들의 지위향상과 사회적 참여기회가 상당한 수준에 도달해 있다고는 하지만 그 속도는 너무도 느리고 미약해서 아직도 미국인의 깊은 의식 바닥엔 불평등의 사회부조리가 유유히 흐르고 있었다. 


 문득 공원에서 만난 낚시꾼의 말이 떠올랐다. “더 많은 인재들이 와서 공부를 해야 합니다. 스스로 성취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연구실에서 밤낮없이 연구에 몰두하는 수많은 인재들. 그들은 세계 곳곳에서 몰려 온 ‘엘리뜨’ 들이었다. 보다 나은 조국을 위해 정신적 힘을 높여줄 미래의 인력자원들이었다. 미국은 개척자들에게 능력개발을 할 수 있는 기회부여의 땅이었다. 


 추천제도가 위력을 발휘하는 사회에서 연구파트너의 ‘죤스 홉킨스’ 의대 입성은 함께 환호하고 흥분할 만한 기쁜 일이었다. 게일은 ‘쏭’과의 연구 설계를 벌써부터 하고 있었다.


1889년에 세운 ‘존스 홉킨스’ 병원과 4년 후(1893년)에 설립된 의과대학은 ‘쏭’도 언젠가는 반드시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의형제 


 “이 농장도 당분간 오기 힘들거야.” ‘게일’이 혼잣말을 하였다. 떠난다는 섭섭함이 모두들의 얼굴에 잠시 어두운 그늘을 스치게 하였다. 식탁만 내려다보며 한 동안 말이 없었다. 


 “‘쏭’이 농장키를 맡아 줄래요?” 


“뭐. 뭐라구?” 깜짝 놀라 고개를 퍼뜩 들었다.


“어머니는 노쇠 하시구... 닥터 ‘쏭’은 내 동생이나 마찬가지니까.”


어안이 벙벙하여 멀뚱히 쳐다보았다. 


 “이걸 내가 맡아서 어떻게 하라구” 


“주인 노릇 좀 하라는 거지.” 전혀 농담 같지는 않았다.


농장 관리나 필요한 서류는 자기가 모두 작성해서 해결하고 갈 테니까 시간이 나는 대로 ‘수지’하고 애들 데리고 와서 놀고 즐기라는 것이었다. 200에이커의 땅을 내려다보았다. 바람 한 점 없는 푸른 능선이 한가하게 뻗어 있었다. 울창한 숲 저 끝은 벌써 땅거미가 지는 지 거뭇하게 번진 먹빛으로 덮여 가고 있었다.


 “아니. 난 이 넓은 땅을 지닐 능력이 없어.” 


“땅은 노력해서 얻은 사람의 것이지. 나는 아니야.” 머리를 저었다. 


 “‘쏭’. 어차피 내가 가면 이 땅은 비어 있게 돼. ‘쏭’이 와서 즐기는 것이 땅에게도 좋을 거야. 땅에는 동식물도 살아야 하지만 사람이 있어야 활기가 돌고 완전하다고 생각 하거든.”


인종차별에 대해 서글픔을 씹고 있었던 시야에 혼선이 일었다. 사람이 살지 않는 버려진 땅. 황폐한 들판. 과연 땅은 사람이 있어 생활을 함으로서 생동의 가치가 지어지는 것이라 여겨졌다. 


‘게일’은 독일계통이었다. ‘낸시’는 영국계. 그러니까 그들의 조상도 누군가에게 이 땅의 관리권을 얻었을 것이고 그 사람은 또 그 전, 그 전... 결국 땅의 임자는 창조주일 뿐이다. 


자기가 비우는 동안에 주인 노릇 좀 하라는 ‘게일’의 주장이 오히려 정당하게 느껴지기도 하였다. 오랜 역사의 흐름으로 본다면 땅 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생성발전은 그 근원이 토양의 차이에 있을 뿐이라는 어렴풋한 깨달음이 스며들었다. 


 “‘쏭’ 내가 ‘쏭’ 자리를 만들어 놓을 거야. 우리 ‘벌티모어’에서 만나자구.” 


 그 때 가지고 와도 된다는 이야기였다. 


내가 몇 번이나 올 수 있겠다고 열쇠를 맡겠나, 사양하였다. 


“그럼 우선 ‘크리스마스’까지만 이라도 맡아. 어머니 뵈러 한번은 올 거니까.”


200에이커의 묵직한 열쇠뭉치를 싣고 메뚜기 자동차를 타고 돌아오는 길은 이미 어스름한 여름 밤으로 덮여있었다. 낮 달이 서서히 금빛을 더해가고 있었다. 


 (*추신: 닥터 ‘게일’과의 약속은 ‘쏭’이 캐나다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웨스턴의대에 재직하던 첫 안식년에 이행되었다. Parker B. Francis Foundation, SEH-HOON SONG, Was Parker Francis Fellow in Pulmonary Research at Johns Hopkins University, 1977-1978)


 닥터 ‘쏭’은 골수에서 태어난 조혈줄기세포가 비장(Spleen)에서도 분화 발생해서 백혈구와 적혈구로 생성된다는 새 학설을 발표하였다. 이를 증명하려는 연구가 학계에 뜨거운 열풍을 일으켰다. 


당시 ‘존스 홉킨스’ 핵의학과 주임교수 닥터 ‘헨리 와그너’(Henry Wagner)연구팀은 미국보건성의 연구비를 받아 원자로를 도입하며 연구원을 초청하게 되었다. 닥터 ‘와그너’와 닥터 ‘게일’의 추천으로 영예의 기회가 성사된 것이다. 자녀들은 ‘벌티 모어’ 이주를 원치 않았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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