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nghokim
김종호
부동산캐나다에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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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Spain)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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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호에 이어)
 두 번째의 도시 코르도바. 이슬람교 왕국의 수도로 크게 번성한 코르도바에는 300여 개의 모스크가 있었다고 한다. 또 40만 권 이상의 장서를 자랑하는 유럽 최고의 대학이 있었고, 인구도 50만-100만 명을 헤아릴 정도로 유럽의 중심 도시였다.


산 허리를 잘라 만들어진 고속도로에서 내려다 보이는 지중해를 끼고 즐비하게 늘어선 휴양지, 파란 하늘과 푸른바다, 언덕위에 자리잡은 하얀 별장들과 바다에 떠 있는 하얀 배들이 한폭의 그림처럼 아름답고 평화스러워 감히 지상천국이라고 생각이 들 정도이다. 


겨울날씨가 유럽에서 가장 온화한 곳이므로 많은 유럽사람들이 은퇴생활을 즐기고 있는 곳이며, 연중 휴양객들이 끊이지 않고 찾아오는 명소이다. 비옥한 땅으로 거대한 농장과 공업단지, 주요산업은 석유, 올리브, 오랜지, 보리, 포도주 등 농업이라고 한다. 


고속도로 양편 언덕으로 오랜지 농장과 올리브 나무들이 끝없이 이어져 있다. 새까맣게 가지에 매달린 올리브 열매들이 아침 이슬이 잔뜩 배어 있는 안개꽃처럼 산뜻해 보였다. 평균 70-100kg의 올리브를 한 나무에서 수확한다고 하니 세계시장에 공급하는 양을 짐작하고도 남을만 하다.


 마벨라로 가는 도로는 너무나 험준한 산을 넘어감으로 산 아래로 보이는 깊은 계곡이 아슬아슬하게 보이고 겁이 났다. 스페인 내란(1936-1939)을 배경으로한 험준한 산맥을 우리들은 넘고 있었다. 


어느 나라이던 그 나라의 역사를 보면 전쟁이 없는 곳이 없었던 것처럼 스페인도 예외는 아니었다. 스페인의 내란은 1931년 혁명의 여파로 발생한 사건이며 직접적인 원인은 진보적인 정부군에 대립해서 보수파인 프랑코 장군이 이끄는 군대가 1936년에 반란을 일으킨 것이다. 


 내란의 당초는 극히 국내적인 대립이었으나 마침내 독일과 이탈리아가 반란군에 가담하고 정부군은 소련이 지원하는 형태가 되고말아 내란은 그 양상이 완전히 일변하고 만다. 3년 동안 계속된 내란은 카톨릭 교회의 지원을 얻은 프랑코 총통군의 승리로 끝났으며 전쟁의 결과 경제는 피폐해졌으며 사망자 수는 100만 명에 달했다고 한다. 수 세기가 지난 오늘날의 스페인은 전쟁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고 평화롭고 부강한 나라로 변해있다.


 헤밍웨이가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와 “무기여 잘 있거라”를 이곳에서 집필했다는 여인의 도시 론다, 피카소가 태어나고 자란 도시 스페인 최고의 휴양도시 말라가 등은 스페인이 여행객들에게 주는 최고 선물의 도시들이다.


 우리들은 지중해의 아름다운 해변, 멋진 해안선과 최고의 리조트 휴양지, 스페인 말라가의 마벨라에서 휴가를 즐겼다. 지중해가 내려다 보이는 산중턱에 자리잡은 Los Arqueros 골프장에서 유럽사람들과 어울려 라운딩을 즐길 수 있었다. 산과 골프코스 전체가 새까맣게 매달린 올리브 나무들로 싸여 있어 매우 인상적이었다. 


도시 이름 “마벨라” 라는 단어는 아름다운 바다를 의미한다. 그래서 이곳의 전통적인 스페인 스타일의 메뉴에도 생선류와 조개류 등의 해산물이 많다. 이곳에서 먹어보는 스페인의 대표적인 요리 파엘라(Paella), 마늘과 양파로 향을 낸 후 닭고기, 홍합, 새우, 조개 등을 볶아 쌀 위에 넣어 밥을 지은 것으로 샤프란 향료를 뿌린 것인데 스페인 하면 지금도 그 향이 기억에 남아있다.

 

 

 
 

▲알함브라(Alhambra) 궁전

 

 

 

 마벨라에서 3시간 거리에 있는 780년 동안 회교왕국으로 번성했던 도시 그래나다 관광은 우리들의 이번 스페인 남부지역 여행의 종착점이 된다. 이슬람 문명을 느끼게 하는 안달루시아 지역은 이슬람 건축의 기하학적인 건축기술과 정교하고 섬세한 스타일의 심미주의 향기에 취하는 곳이다. 


스페인에 간다면 “안달루시아로 가라” 할 만큼 안달루시아는 기독교 문화와 이슬람 문화가 동시에 녹아있는 문화와 예술의 지방이다. 그 중에서도 알함브라 궁전은 이베리아 반도의 마지막 이슬람 왕국이었던 나스리드 왕조(1237-1492)의 궁전이며 그래나다의 상징이고 유럽에 현존하는 이슬람 건축물 중에서 무어예술의 최고 걸작품에 꼽힌다. 한때 스페인 남부를 지배했던 이슬람 무어인들의 색깔이 짙게 남아있는 곳이다. 알함브라는 아랍어로 붉은 성을 뜻한다고 한다.


 그래나다는 스페인 반도에서 제일 높은 산 Mulhacen(해발 3481m)의 하단에 자리하고 있다. 서기 711년 무어족(Moors: 모로코에 사는 회교인종)들이 지브랄타 해협을 건너와 비옥한 대평원이 있는 이 도시의 알함브라 언덕위에 왕국을 건설하고 8세기 동안 아랍문화가 번성했다고 한다. 


회교왕국은 1492년에 천주교 군주들에 의해 함락되고 멸망한다. 언덕위에 세워진 회교왕국의 성은 지금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그 당시의 찬란했던 문화가 한 눈에 들어온다. 


설산으로 변해가는 시에라네바다 산맥을 배경으로 맞은 편 언덕 꼭대기에 알함브라 궁전이 손에 잡힐 듯하다. 전세계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이 궁전을 보기위해 방문하며 숨막히는 아름다움을 제공한다.


 스페인에는 약 백만 명의 집시들이 살고 있다고 하며 그래나다에 5만 명의 집시들이 살고 있는데 성에서 내려다 보이는 정겨운 산동네 언덕에 땅굴을 파서 그 속에서 산다고 한다. 현대문명의 혜택을 받고 사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집시들의 생활은 그 사회에서 버림받은 인간, 아니 2등 국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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