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hc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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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보다 무서운 장애와 중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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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자기 환한 불빛이 나를 깨웠다. 수술 후 깨어난 것이다. 지난 연말 나는 급작스런 사고를 당했다. 20여년 만에 늦둥이와 함께 놀아준다고 스케이트장에 갔다가 엎어지는 바람에 큰 사고를 당했다. 스케이트를 타다 보면 늘 잘 넘어진다. 그래서 처음엔 그저 넘어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내 몸이 생각처럼 일어서지질 않았다. 


 누워서 일어서지 못하니 스케이트장 관리하는 사람들 두명이 내게 다가왔다. 내게 괜찮으냐고 묻는데 나는 대답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그저 ‘I am okay’라 말할 뿐이었다. 왜냐하면 몸은 이상한데 마음은 무지 창피하였기 때문이다. 내가 okay라 하니 그들도 어찌할 줄 모르는 것 같았다. 


 억지로 몸을 일으켜 겨우 스케이트장 밖으로 나와 앉았다. 문제는 속이 메스꺼워지고 머리는 망치로 얻어맞은 것 같이 아파왔다. 잠시 후 나는 목이 많이 말라온다는 느낌에 물을 달라고 외쳤으나 스케이트장에 물이 없었다. 그래서 가족들에게 빨리 집에 가자며 겨우 차에 몸을 실었다. 


 잠시 후 집에 도착하였다. 차에서 내리려 하는데 다리에 힘이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 나는 ‘그저 근육이 놀랐을 뿐이야.’ 이렇게 마음속으로 내 자신에게 위로하고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다리에 힘이 가지 않으면서 나는 현실을 느끼기 시작했다. 무엇인가 내 몸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 말이다. 그래서 집사람에게 나는 병원에 가야할 것 같다고 즉시 말하였고 곧바로 가까운 병원 응급실에 도착하였다. 


 난생 처음 휠체어를 타는 순간이었다. 움직일 수 없었다. 휠체어 타고 가족이 나 대신 진료신청을 하고 대기 30분, 운 좋게도 응급실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진땀이 나고 정신이 혼미해져 가고 있는 등 내 상태는 점점 좋지 않아지고 있음을 느끼고 있어 가족이 대신 상담을 하였다. 어떤 상황이 벌어져 바로 이곳 응급실에 오게 되었는지. 


 늘 주변에서 또 언론에서 캐나다 의료시스템에 있어 가장 큰 문제점은 느려서 환자의 질병을 악화시킨다는 말을 들어온 나는 이번에 캐나다 의료시스템을 처음으로 제대로 한번 경험하게 되었다. 나는 질병이 아닌 사고로 병원에 들어간 경우라 중대 질병에 걸려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와는 다른 경우다. 단지 급히 치료가 되어야 한다는 상황만 다르다는 것을 전제한다. 


 이렇게 일이 벌어져 응급실에 들어가게 되고 초진을 받고 나니 처음 나를 본 의사는 큰일 아니라는 식으로 나를 안심시켰다. 그러고 나서 X-Ray 촬영을 하고 나서 사진을 본 의사의 태도가 바뀌어가고 있음을 나는 느꼈다. 사진을 보고 나서 나를 보러 온 의사가 내 상태를 말해 주었다. 오른쪽 다리와 엉덩이뼈를 연결하는 부위에 금이 가서 그냥 놔두면 부러지게 되고 부러진 뼈들이 내 살을 뚫어 죽게 되는 경우도 있고 그 상황에서의 수술은 아주 위험하다고 말해 주었다. 그리고 자신이 이 분야 전문의를 불러 자세한 설명을 해주겠다고 말하면서 바로 입원하라 권유하였다.


 약 1시간 후 헐레벌떡 뛰어온 전문의를 만나게 되었다. 즉시 수술이 필요한 상태라는 진단이었다. 수술의 과정도 설명을 해주었다. 금이 간 부분을 고정시키기 위해 오른쪽 다리와 엉덩이뼈에 철심을 4개 박는다고 한다. 이 과정에 출혈이 심할 수 있어 수술 동의서에 수혈 동의서까지 함께 받겠다고 하였다. 그리고 입원해서 병실에 올라가 있으면 자신이 부르겠다고 하였다. 


 옷을 환자복으로 갈아 입으며 마음이 많이 복잡해짐을 느꼈다. 혹시라도 죽게 되면 내 가족은 어떻게 하나? 수술이 잘 되더라도 장애상태가 길어지면 누가 내 가족을 먹여 살리나? 나를 믿고 맡겨주신 내 고객님들의 자산관리는 어떻게 하나? 등 복잡 다양한 상황이 내 뇌리를 지나가며 나를 괴롭혔다. 


 수술은 새벽이 지나고 오전 9시가 다 되어서야 시작되었다. 밤에 병원에 입원한 후 수술까지 약 11시간이 지나갔다. 이 11시간은 나에게 있어 11년 같이 느껴졌다. 오전 9시가 다 되어가고 있을 무렵 두 명의 남자가 내 침대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수술실로 간다고 한다. 마음이 무척 착잡하다. 내 인생과 가족의 인생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기 때문이다. 


 몇 층을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다. 어두컴컴한 곳을 지나 수술 대기실에 가니 수술복과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내게 말을 건다. 현재 상태에 대해, 나를 수술할 의사에 대해, 내 기분에 대해, 그리고 그들을 만나기 전까지 수술에 대해 무서웠던 내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짐을 느꼈다. 


 나를 수술할 사람이 경험 많은 수술의라는 것, 그리고 수술 잘 될 것이니 걱정 말라는 그들의 격려가 내 마음에 위안을 주었다. 그리고 바로 수술실로 들어가니 수많은 수술복을 입은 사람들이 내 주위를 감싸고 있음을 느꼈고 내게 마취하기 위해 마스크를 갖다 대는 것을 보았다. 속이 메스꺼워지고 있음이 느껴지더니 기억이 없다.


 환한 불빛에 내 눈안에 들어왔다. 아 살아 있구나! 느꼈다. 그리고 누군가의 말이 귀에 들린다. 얼마나 잤을까. 나를 수술한 의사가 나를 깨웠다. 그리고 수술은 잘 되었다고 말하며 앞으로 재활을 잘해야 한다는 조언을 주었다. 지금부터 재활을 잘 하면 2-3 개월 정도면 정상생활이 가능할 수 있다고 한다. 정말 감사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2-3 개월 공백으로 생기는 비지니스와 재정상태에 대한 생각도 함께 들었다. 


 인생은 예측하지 못한 일들이 드라마틱하게 벌어진다. 이 일들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불행과 고통에 빠져들게 된다. 이러한 일들이 남한테만 벌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은 필자의 경우만 봐도 불행한 판단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금 이 시점 본인과 가족의 상황 및 재정상태를 고려하여 지금 이후의 사망, 장애, 그리고 질병에 대한 발생 가능성을 대비하여 적절한 보험을 구비해 놓는 것이야말로 재정계획에 있어 가장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장치를 해 놓는 셈이라는 것을 조언한다.


 특히 사망이 가족에게 미치는 여파 이상으로 가장이 장애 및 질병으로 쓰러졌을 때 발생할 재정악화는 가족에게 더 큰 불행과 고통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말씀 드린다. 보험계획은 그야말로 장기적으로 자신의 재정상태를 잘 고려하여 탄탄하게 해야 한다는 교훈을 이번 사고를 통해 얻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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