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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한족열(頭寒足熱)(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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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다른 민족과 달리 온돌 문화에서 생활해 왔다. 정확한 기원에는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발해시대부터라는 말이 타당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번 호에서 같이 논하고자 하는 내용은 한의학의 한 이론인 두한족열(頭寒足熱)인데 독자 중에는 온돌문화 이야기가 우리 건강과 무슨 상관이 있나 생각할 수도 있겠다.

 

이 두한족열을 설명하기 위해 온돌문화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우리 조상들의 온돌문화의 슬기로움이 우리 인체의 건강과 어떤 상관이 있는지에 대해 같이 나눠 보고자 하는데 있다.

 

예전 한국에서 어릴 적 보일러 문화가 시작되기 전에 아궁이에 불을 지피면 아랫목은 따뜻하고 윗목은 차가웠던 기억이 난다. 한 겨울에는 밤에 자고 아침에 일어나보면 윗목에 있는 그릇 안의 물이 얼어 있을 정도였다. 아마도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 분들은 이러한 추억에 대부분 공감하리라 믿는다.

 

이렇듯 따뜻한 아랫목에 발을 대고 몸은 이불을 덮고 추운 윗목에 머리를 내어 놓는, 발은 따뜻하고 머리는 찬 상태에서 잠을 자도 아침에 상쾌하게 일어나 하루를 시작했던 것이다.

 

현대의 난방 보일러 방식 또한 바닥 전체에서의 온기가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한국의 온돌의 온기는 벽에서 나오는 따뜻한 바람으로 난방을 하는 서양식보다 우리 건강에 더 좋은 것이라 생각된다.

 

한의학에서 인체를 보는 관점은 인체의 구성을 해부학적인 개념을 중시하는 서양의학과 달리 우리 인체를 하나의 우주로 보고 있다. 이 의미는 인체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기관은 서로 독립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기관들이 서로 연결되어 상호작용을 하는 에너지가 있는데 이 에너지를 기(氣)라고 표현하고 있다.

 

기라는 에너지가 어느 한 곳에 정지해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 안을 흐르면서 몸을 구성하는 진액(津液)과 혈액(血液) 등을 전신의 구석구석까지 운반하고, 또한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며 이미 사용하고 남은 노폐물 등을 몸 밖으로 배설하는 등의 기능을 통해 몸이 스스로 생존해 갈 수 있도록 몸의 에너지 균형을 이룬다는 것이다.

 

좀더 깊이 접근하면 기(氣)의 에너지에 혈(血)이 더해지는데 마치 움직이는 자동차에 사람이 탄다고 보면 적당한 비유가 될 것 같다. 사람이라는 혈(血)이 자동차라는 기(氣)를 타고 활동한다고 보면 되겠다.

 

이렇듯 한의학에서는 인체 기혈(氣血)의 흐름에 맞추어야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 기혈의 흐름에 따라 우리의 몸이 차기도 하고 더워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즉, 몸이 차다는 것은 기와 혈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오장육부의 기능이 저하되거나 에너지의 부족으로 저혈압이나 혈액순환 장애로 인한 손 발이 차거나 저린 증상이 대표적인 것일 수 있겠다.

 

반대로 기혈의 흐름이 넘쳐 해당 장기가 너무 활동을 많이 하면 몸에 지나친 열(熱)이 있거나 화(火)가 생겨 고혈압이나 기타 열로 인한 질병들이 생길 수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세상의 모든 것은 적당한 것이 좋듯이 너무 부족해도 혹은 너무 과해서 넘쳐도 문제가 생기는 것이 자연의 섭리인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이것을 음양(陰陽)의 조화라고 표현하고 있다. 마치 비가 안 와 가뭄이 들어도, 너무 많이 와 홍수가 나도 그 해 농사는 망치는 것과 같은 의미인 것이다.

 

혈액과 에너지의 순환이 순조로워야 몸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데, 이 질서가 깨짐으로 인해서 병이 생길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기혈이 원활하게 흘러야 혈액순환 기능이 좋아져 우리 몸이 따뜻해지면서 모든 오장육부의 기능이 정상적인 기능을 하고 면역력이 향상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인체는 몸 전체가 다 똑같이 따뜻하지도 않거니와 따뜻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한의학에서는 우리 몸의 배꼽 위로는 차고 배꼽 아래로는 따뜻해야 건강하게 장수 할 수 있다고 본다. 허리 위는 차고 허리 아래는 따뜻해야 몸 안의 열이 잘 순환하여 건강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것을 한의학에서는 두한족열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런데 두한족열 이론이 동양의학에서만 강조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서양의학에서도 두한족열을 강조하는 의사가 있었다. 17~18세기 네덜란드의 의학자이자 화학자인 헤르만 부르하버(1668~1738년)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독일의 슈탈, 호프만과 함께 체계학파의 3대가의 한 사람이다.

 

그는 모든 생활 작용은 신체를 구성하는 액체와 고체의 운동이며, 질병은 주요 성분의 형의 변화와 운동의 이상에 의한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그는 체온계와 현미경 등을 응용하여 근대적 임상 교수법을 처음 실시한 의사로 유명하였으며 생전에 한 권의 책을 써서 밀봉해 ‘의학의 가장 심오한 비밀’이라는 제목을 표지에 붙여 보관하였다. 그가 죽은 후 이 한 권의 책은 경매에 부쳐져 당시로서는 엄청난 가격인 2만불에 팔렸다.

 

굉장한 내용이 들어있으리라 기대한 사람들이 책을 열어보니 앞 부분은 모두 백지였고 마지막 페이지에 “머리를 차게하고 다리를 따뜻하게 하라, 그러면 당신은 건강하게 지낼 수 있고 의사는 할 일이 없어지게 될 것이다.”라고 적혀 있었다. 그가 주장한 이 내용은 동양의학의 두한족열과 정확히 같은 내용인 것이다.

 

우리의 인체는 나이를 먹어 40세가 넘어가면서부터 이상하게 허리 아래는 차가워지고 허리 위는 더워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호르몬의 변화로 생각되는데 특히 갱년기에 접어든 여성들에게 더 심한 증상으로 나타난다.

 

가슴이 번조하고 심장이 두근거리며 갑자기 열이 오르면서 땀이 나고 더운 증상들을 갖게 된다. 머리 부분에 열이 올라 오면 두통, 고혈압, 눈의 충혈과 피로감 등이 생기는 반면에 하체가 냉해지면서 소화불량, 변비나 설사, 생리통 등의 다양한 증상들이 생기게 된다.

 

남자들에게서도 상체의 열로 얼굴은 붉어지고 혈압이 올라가고 허리가 시큰거리며 하체에 힘이 빠지는 등의 증상 등이 나타나게 된다.

 

보통 사람의 체온은 섭씨36.5도 정도인데 하체가 상체보다 섭씨4~5도 정도 낮고 발끝은 섭씨6도까지 낮을 때도 있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하체는 허리에서 가장 먼 곳이고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앉거나 서 있는 시간이 많아 아래로 내려온 기혈 등의 진액이 위로 못 올라오는 것이라 생각된다,

 

서두에서 강조했듯이 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두한족열 상태의 인체조건을 유지해야 하는데 정반대의 상황인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두한족열의 건강한 신체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 어떻게 건강 관리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같이 나눠 보고자 한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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