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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조절 뇌기능의 이상 ‘우울증’(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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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조절 뇌기능의 이상 ‘우울증’(1)

 

 

 20여년전 캐나다에 처음 와서 차이나타운에서 한의사로 근무하고 있을 때 어느 분이 왕진을 와달라는 부탁을 하였다. 그분 댁에 가서 진찰을 해보니 우울증으로 인한 불면증이었다. 당시 캐나다에 처음 와보니 모든 것이 평화롭고 살기 좋은 세상에서 사는데 왜 우울증이 걸렸을까 하는 생각을 하던 나에게 그 분은 왜 캐나다에 왔냐고 묻는 것이었다.

 

 나는 캐나다처럼 살기 좋은 나라에 사시면서 왜 그러시냐고 물으니 그분은 한참을 주저하시더니 한국 사람들끼리 서로 누구 집에 숟가락, 젓가락 몇 개까지 알려하고 서로의 사생활에 대한 뒷담화 하는 것이 싫다고 말씀하셨다.

 

 당시엔 그 말뜻이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었으나 나 역시 이민 생활의 연륜이 쌓이다보니 그 말의 의미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이민생활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그분에게는 우울증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이 되었던 것이다.

 

 우울증에 대한 의학계의 역사를 보면 서양은 역사적으로 기원전 4세기 의사인 히포크라테스가 담즙의 과도한 분비가 우울증의 한 원인이라고 주장했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슬픔과 낙담으로 우울증을 정의했으며, 18세기 프랑스의 심리학자 줄리스 팔렛은 마음과 신체간의 상관관계에 의해 우울증이 발병한다고 했고, 19세기 독일의 에미릴 크리펠린은 조울증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반면 동양에서는 2500여년전에 나온 한의학의 고전인 황제내경에서 현대에 말하는 우울증에 대해 정신이 신체의 특수한 기능이므로 어떤 정신과 계통의 질병도 신체 내에서 물질적인 근거에서 그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즉 현대 의학이 말하는 우울증 원인이 세레토닌이라는 호르몬의 부족으로 생긴다는 개념을 도입했던 것이다.

 

 흔히 우울증에 걸린 사람을 주위 사람들이 봤을 때, '무슨 이야기를 해도 우울한 생각으로 빠져든다'고 말한다. 자기 잘못이 아니어도 자신과 연관지어 생각하고, 중증인 경우에는 즐겁고 기쁜 것들마저 우울함을 폭발시키는 촉매가 된다.

 

 즉 외부의 어떤 자극에 대해서도 모조리 우울함으로만 반응하게 되는 상태가 우울증이다. 무엇을 해도 무슨 말을 해도 우울해 하기 때문에 주위 사람들이 슬금슬금 기피하게 되지만, 그러한 기피와 외로움은 결국 우울감을 더욱 키우고 만다.

 

 우울해 하니까 사람이 안 오고, 사람이 안 와서 외로우니까 더 우울하고, 우울하니까 사람이 더 안 찾아오고, 우울하니까 더 우울해지는 악순환의 연속인 것이다. 마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를 따지는것과 비슷해지는 것과 같다.

 

 이 우울증은 감정을 조절하는 뇌의 기능에 변화가 생겨 '부정적인 감정'이 나타나는 병이며 전 세계 1억 명 이상이 앓고 있는 흔한 질병으로 우울증 환자의 15%가 자살을 시도하고, 자살자의 80%가 우울증을 앓고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우리는 보통 우울증이라는 표현을 쓰지만, 우울장애(Depressive Disorder)가 정식 명칭이다. 그리고 우리가 보통 우울증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우울장애의 한 유형인 주요우울장애(Major Depressive Disorder)다.

 

 우울장애의 주요 증상은 우울한 기분 또는 흥미나 즐거움의 감소다. 하지만 실제로 우울장애를 겪게 되면 우울하거나 슬픈 기분을 느끼는 것보다 공허감, 허무감, 무기력함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 밖에도 체중의 감소, 불면증, 두뇌회전 저하, 만성피로, 절망감, 주의집중 저하, 죽음에 대한 생각 등 다양한 증상을 나타내기 때문에 증후군이라고 할 수 있다. 증후군으로써 우울장애는 다양한 영역에서 개인의 기능을 손상시켜 가족, 학교, 회사 등에서의 사회 적응수준을 떨어뜨린다.

 

 그런데 아직도 우울증에 대한 편견이 있는 사람들 중에는 우울증은 정신력이 약해서 걸린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생각이다

 

 “너만 힘든 것도 아닌데 왜 이리 정신력이 약하냐” “시간이 지나면 다 나아질 거다” “네가 나약하고 소심하니까 그렇게 빌빌대는 거다” 등의 말을 하면서 무시하는 일이 잦다보니 속으로 썩히며 악화되는 일이 많다.

 

 심지어 환자 자신이 치료받을 의지를 보여도 정신 질환자에 대한 편견 때문에 가족이 쉬쉬하고 치료하지 못하게 말리는 일도 있다. 그러다 치료가 늦어지면서 치료 반응도 떨어지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먼저 강조하고자 하는바는 경증이 아닌 중증 우울증은 결코 의학적인 도움 없이 치료될 수 없으며, 우울증 당사자는 생지옥을 살아가고 있고 언제 자살을 실행에 옮길지 모른다는 점이다.

 

 자신의 우울증이 깊어지거나 혹은 주변인 중에 우울증으로 고생하는 이가 있다면 반드시 치료에 임하고, 또한 치료하도록 도와줘야한다. 우울증에 걸린 것은 절대 죄가 아니다. 

 

 삶에 대한 의욕 및 관심 상실, 심각한 스트레스가 중증 우울증의 핵심 증상이다. 우울증이라는 질병은 개인적인 잘못도 아니고 자신의 노력으로 해결 가능한 상태가 아닌 질병상태로 전문가의 진료, 치료, 도움을 받아야 하는 질환으로 규정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우울증의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세로토닌과 멜라토닌은 우울증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대표적인 물질들이고 이들뿐 아니라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등 신경과 관련된 여러 가지 호르몬이 우울증에 영향을 미친다.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와 같은 것이다. 현재로서 감기 바이러스는 완치될 수 없고, 증상이 나타날 때마다 약물치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이와 같이 우울증도 감기와 같이 한번 증상이 나타나면 완치가 되기 힘들며, 한번 증상이 나타났다면 후에 재발을 막기 위해 평상시의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감기 환자가 몸 아픈 것으로 존중을 받듯이 우울증 환자도 주변 사람들로부터 환자로서 존중을 받아야 하는데 겉으로 멀쩡하게 보인다는 이유로 존중받지 못하고 이상한 사람 취급당하는 경우도 많이 있는 것 같다. 특히 동양 문화권인 우리 한국인들은 서양 사람들에 비해 그 편견의 정도가 심한 것 같다.

 

 

 원인

 

 다른 대부분의 정신과적 장애들이 그러하듯, 우울장애 또한 여러가지 요인에 의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생물학적 요인, 심리적 요인, 사회적 요인 등을 모두 합쳐, 생물심리사회적(BioPsychoSocial) 요인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서 간략하게 언급하면,

 

1)생물학적 관점에서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Serotonin)의 부족이,

2)인지적 관점에서는 나와 세상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3)행동적 관점에서는 대처방법에 대한 부적절한 학습이,

4)취약성 스트레스 모델(vulnerability-stress model)에서는 개인이 지닌 취약성과 스트레스의 상호작용이 우울장애의 발병에 영향을 준다고 가정한다.

 

 위에서 언급한 세로토닌은 뇌척수액에서 발견되는 신경대사물질로, 뇌를 순환하며 신경 전달기능을 한다. 세로토닌은 감정 표현과 밀접한 관련을 가진 것으로, 이 물질이 부족하면 감정이 불안정해서 근심, 걱정이 많아지고 충동적인 성향이 나타난다.

 

 1970년대에 과학자들은 세로토닌 결핍이 우울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현재 우울증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약에는 세로토닌이 재흡수 되는 것을 막아서 뇌 속에 더 오랫동안 머물도록 하는 것들이 많다.

 

 또한 불면증 환자들이 많이 복용하는 멜라토닌은 인체의 생체 시계 역할을 하는 호르몬으로, 수면과 연관되어 있어 부족할 경우 불면증에 시달리게 된다. 멜라토닌은 수면욕 외에도 식욕, 성욕 등 생리 기능에 관여하기 때문에 부족할 경우 무기력증에 빠질 수 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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