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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추수감사절
jakim

 

 팬데믹이 이 세상을 덮쳤음에도 세월은 유유히 흘러간다. 모든 것이 갇히고 제약이 있음에도 지난주에는 추석이, 어제는 추수감사절이 찾아왔다. 우리에게는 추석이 그냥 볼거리일 뿐 피부에 와 닫는 것은 추수감사절이다. KBS에서 방영된 가황 나훈아의 비대면 공연이 오랜만에 멋진 볼거리를 보여주었다. 영혼이 자유로운 예술인, 할말을 할 줄 아는 호인 나훈아는 항상 봐도 멋지다.

 

 새해를 맞이하고 한 해를 살다 보면 잘될 때도 있고 잘 안될 때도 있다. 우리가 사는 방식에 따라 그리고 세상을 대하는 태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도 한다. 부모에게 많은 재산을 물려받아 편하게 사는 사람도 있지만, 대다수의 우리 때에 건너온 이민자들은 바닥부터 열심히 다져야 했다.

 

크게 부를 일군 사람들도 있고, 그저 집 한 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고, 아직도 열심히 일을 해야만 하는 사람이 있다. 나는 그저…로 시작하는 부류에 끼어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내 나이가 이제 인생의 추수감사절 시기가 아닌가 한다.

 

 우선 이때가 되면 온타리오의 단풍들이 화려함을 뽐내는데 아직은 시기가 아닌지, 군데군데 “와” 하고 탄성이 나오는 곳이 가끔 있기는 한데 전체적으로는 한 주정도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작년에는 아가와 캐년으로 2박3일 단풍구경 잘했는데 올해는 차 타고 다니며 마주치는 광경이나 감상해야 할 것 같다.

 

 지난 금요일 친구가 경영하는 초보농장에 다녀왔다. 옥수수밭도 보고 흑염소들도 만나보고 그리고 간 김에 도살장에서 운영하는 정육점에 들려서 T-Bone steak 도 몇 개 샀고, 호박농장에 가서 호박도 몇 개 사왔다. 세상에, 스쿼시라고 불리는 호박 하나를 $1에 팔고 있으니 호박 한 트럭을 사봐야 골프 퍼더 하나 값 밖에 안 된다.

 

 그 넓은 농장에 이것저것 심고, 가꾸고 수확해봐야 공장에서 찍어내는 전자제품에 비하면 그 값어치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새벽부터 일어나 하루 온종일을 일을 하고 수확한 옥수수를 하나에 $1정도로, 호박 하나를 $1에 판다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전화 하나에 $1000 이라는 가격이 얼마나 실감이 나는가.

 

 공장에서 찍어내는 물건이야 단시간에 찍어낼 수 있지만(물론 그 물건을 개발하기까지 그 노력은 감안해야 한다) 농작물은 심고 가꾸고 거두기까지 오랜 기간이 지나야 하고 또한 농부의 정성에 날씨까지 받쳐줘야 하니 농업국가에서 공업국가로 탈바꿈한 대한민국은 얼마나 탁월한 선택인가.

 

 어제는 사위와 딸이 오후부터 부엌에서 뭔가를 한다. 이제나 저제나 기다렸더니 사부인도 오시고 큰 처형도 오셨다. 손녀딸과 놀다가 부르기에 올라갔다. 저녁상이 잘 차려져 있었다. 와인까지 곁들이며 먹는데, 올해 한번도 보지 못한 아들이 걸린다. 팬데믹 때문에 여름 휴가 때도 오지 못했는데, 올 연말에는 볼 수 있을는지, 이놈의 코로나는 언제나 수그려들 건지 여러 가지로 걱정이다.

 

아무래도 때가 때인지라 저녁식사 시간도 예전처럼 웃고 즐기는 분위기가 아니고 그저 이 저녁을 맞이한 것 자체가 고맙고 감사했을 뿐이다. 모든 사업체가 어렵고 열심히 일을 해야 할 젊은 세대가 불확실성의 세상에서 무척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폭탄 터지고 피 튀기는 전쟁의 한복판에 있는 것이 아니고 농부들의 헌신 덕에 먹을 것이 풍부한 나라에 살고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감사할 뿐이다.

 

 올 크리스마스 때는 더 많은 식구들을 보고 싶다. (2020.10.13)

 

(PS. 사실 이번 주에는 글을 안 쓰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새벽부터 자꾸 머릿속에 이번 주에 글을 써야 한다고 깨우는 뭔가 있었습니다. 잠을 푹 자려고 했더니 잠까지 방해하네요. 그래서 가볍게 써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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