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nkyjeong
웰빙 부동산
건축공학, 도시계획을 전공한 공인중개사로서 토론토 지역의 장단기 개발계획을 토대로 하여 여러 가지 조언을 드리며, 주택의 건물구조에 따른 장단점 및 실내디자인 측면에서 기능적인 동선 분석 및 조언, 캐나다 주거환경에 따른 환경특성을 고려하여 조언 드립니다.

정영훈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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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부곡(思父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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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의 마지막 칼럼을 쓰던 도중 어머니로부터 갑작스럽게 받은 한밤중 전화 한 통. 존경하고 소중한 사람을 떠나 보내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전조 담긴 글을 남기고 어렵게 지인의 도움을 받아 한국행 비행기를 잡아타고 한국에 도착하였다. 


인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아버지가 계신 중환자 병실로 내달렸다. 하루 2번의 면회시간에 가까스로 맞추어 도착해 의식 없는 아버지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며칠 전부터 체한 기운이 있어 하루 반을 거의 식사를 못하셨던 아버지, 기운이라도 차리기 위해 어머니와 함께 집 근처 병원에서 영양제를 맞고 돌아오시다 집 바로 앞에서 쓰러지셨는데, 구급차가 조금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심폐소생은 하였으나 심장이 멈춘 지 10분 정도가 지속되어 상당한 뇌신경 손상이 예상된다는 의사의 소견이 있었다. 


심혈관의 협착 때문에 발생된 일이었다. 심혈관 조영술을 통하여 확인한 결과 최소 3군데의 협착이 심하여 스텐트를 시술 받기까지는 다행히 잘 버텨주셨다. 그러나 뇌신경 손상으로 의식이 돌아오지 않고 점점 장기의 기능들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다 보니 소변양이 줄면서 부종이 생기고 투석을 해야 하는 상황까지 왔다. 그러나 혈압이 약하여 그마저도 불가능한 상황으로 결국 열흘째 마지막 숨을 놓으셨다.

 

 

 

 


평소 훈육에는 엄하셨으나 자식사랑에는 남다르셨으며, 일에는 정직과 청렴결백을 바탕으로 해오셨다. 도시개발과 관련되어있는 공직자이기에 수 많은 유혹에도 포은(정몽주) 할아버지 30세손으로서 충정과 절개의 피가 흘러 흔들림 없이 견뎌내시다 보니 적지 않은 검찰조사에서도 티끌 하나 나오지 않으셨던 아버지 셨다. 


일찍이 우리나라 초창기 도시계획 기술사로 창원신도시, 반월신도시, 심지어 북한의 나진, 선봉 등 무수한 한국의 도시들을 계획하셨기에 생존하는 도시계획의 전설이라는 칭호를 듣기도 하셨다. 그래서 야사까지도 포함한 한국 도시계획의 모든 역사를 집대성한 책을 내시겠다고 준비도 하고 계셨는데, 끝내 완성하지 못하시고 떠나신 것이 못내 마음 아프다.


아버지 유품들을 챙기다 보니 완성 못하신 책 속에 담긴 아버지 살아생전의 주요 실적이 눈에 들어온다. 아버지 살아생전 차마 사랑한다는 말을 입 밖으로 꺼내보지 못했던 필자이기에 더 없이 후회된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아버지를 떠나 보내며 아버지께서 이루셨던 대한민국의 주요 도시계획을 나열해 떠나시는 길에 아버지는 정말 자랑스럽고 훌륭하셨다고 말해드리고 싶다.

 


1977~1978: 반월(안산) 신공업도시건설 기본계획
1977~1978: 여천공업기지 배후 도시설계
1978~1979: 과천도시개발 기본계획 및 기본설계
1981~1982: 안양 산보지구 택지개발 기본계획
1983: 특정지역 제주도 종합개발계획
1989: 군장산업기지개발조사, 계획
1994~1997: 경주권 장기발전종합개발계획 수립
1996~1998: 도시설계(동선, 정릉, 보문지구)수립 (성북구청)
1996~1998: 창원 도시계획 재정비
1999~2000: 전주 서부신시가지 상세계획 수립
1999~2000: 강화종합발전계획 수립
2002~2004: 중부내륙광역권 개발계획 수립
2002: 진주산업단지 기본설계 및 일부 실시설계
2003~2005: 그린벨트 해제지 지구단위계획 (서울시)
2007~2008: 군산 도시기본계획
2008~2012: 용산 국제 업무지구 도시계발사업

 


살아서는 우리나라 여러 도시들을 계획하시어 많은 사람들이 살기 좋게 만드는 일을 하셨지만, 천국에 가셔서는 하느님의 말씀에 따라 천국을 더 좋게 계획하실 것이라는 장례미사 때 신부님의 말씀이 마음을 울린다. 절두산 순교성지에 아버지를 모셨다. 


아버지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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