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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으로 개인 여행 허용해 비정부 민간 교류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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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동 (토론토 민주평통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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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과 북의 정상이 만나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대화를 나누며 휴전선 경계를 함께 넘나들고, 북한의 군중들 앞에서 남한 대통령이 연설도 하고,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지도자와 만나 정상회담을 하며 엄지 척을 하던 한두 해 전만 해도 한반도는 평화를 넘어 통일도 멀지 않은 듯이 보였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간 협상을 미국내 자기 홍보용으로 이용하고 있었을 뿐이라는 것을 보여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의 결과로 그 희망은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왜 북미 정상회담이 한반도 평화에 절대적인 의미를 갖는가? 남북을 적대적 상태로 만든 70년전 6.25전쟁은 현재 휴전 상태이지 끝난 것이 아니다. 그 전쟁 상대국 사이에 평화협정과 외교적 관계를 만들어야 진정으로 전쟁이 끝나고 평화가 정착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6.25 전쟁이 남과 북이 싸운 것이라 알고 있지만 군사 지휘권을 기준으로는 북한과 미국이 했고, 휴전협정도 북한 김일성, 중간에 참전한 중국군과 미군 사령관이 서명했다.

 

지금도 남한의 전시작전권은 미군이 갖고 있고, 한국정부는 전쟁을 종식하는데 권한이 없으며 평화체제를 만들 수 있는 당사자가 아니다. 그 평화를 만들 당사자가 미국과 북한인 것이고 그것이 바로 북미정상회담을 하는 이유다.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을 개발한 이유는 미국과의 협상능력(위협할 수 있는 존재 증명)을 갖고자 하는 것이었고 핵폐기의 조건으로 내세우는 것이 바로 그 평화와 북미 수교이다. 북미 양측의 협상 주장을 요약하면, 미국은 ‘핵폐기 먼저 북미 수교 나중’, 북한은 ‘평화협정과 핵폐기 동시 진행’이라 할 수 있다.

 

핵시설 및 핵물질의 물리적인 폐기를 전제로 평화협정을 맺는 것이 미국에 불리할 것이 없어 보이지만, 그동안의 북미 관계를 보면 미국은 평화보다는 미국에 위협처럼 보이는 북한이 동북아 전략에 오히려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협상이 원점으로 돌아간 후 답답한 사람들은 평화와 교류의 당사자인 남북한 정부와 국민들이다. 북한은 그 답답함을 남한에 원성으로 퍼붓고 있다. 미국은 UN을 움직여 대북제재를 강력하게 시행하고 있고 남북간 경제교류도 막고 있다. 남한은 한미동맹을 굳게 유지해야 하는 입장이라 미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경제교류를 강행하기 어렵다. 때문에 곧 재개될 것이라 기대했던 개성공단도 언제 열릴지 요원해졌다.

 

이 교착상태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어 보인다. 그래서 휴전선에서의 민간 왕래를 시도해 보면 어떨까 한다. 차량이 UN제재의 대상이라면 차량 이용하지 않고 도보 또는 자전거 자유왕래를 허가해주면 좋겠다.

 

 배낭을 메고 설악산에서 비무장지대 (DMZ)을 거쳐 금강산에 걸어서 가고, 개성까지 자전거 여행으로 다녀오고, 도보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건너가 북한의 교통 수단으로 평양을 다녀오고 하는 것을 남북 정부가 허용해 줄 수는 없을까?

 

 막연한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지금은 그런 방법으로라도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 한국민의 북한 방문이 어렵다면 외국인의 판문점 통과 방북을 허용해주면 좋겠다. 북한관광을 원하는 많은 해외동포들과 미지의 나라를 보고 싶어하는 외국인들이 그 길을 이용할 것이다. 남과 북은 해외 관광객 유입으로 경제적인 효과도 얻게되고 민간의 왕래가 많아지면 남북간의 적대감이 줄어들고 서로를 알게 되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기회들이 생길 것이다.

 

많은 민간 왕래가 휴전선의 군사적 대치를 무의미하게 만들고 그러한 소식이 전세계에 알려져 평화에 대한 세계 여론을 형성한다면 그것이 북미 회담이나 주변 강대국, 즉 미일중러 등에 전쟁을 종식하고 평화를 정착시키는 새로운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이다.

 

 때로는 정치인이나 정부는 복잡한 외교적 정치적 입장에서 앞으로 나가기 어렵고 오히려 시민들이 진보적이 되기도 한다. 남과 북의 시민들은 평화를 갈구한다. 그들이 직접 그것을 이루도록 허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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