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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장애인공동체 기획시리즈-허허! 이럴 수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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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수


▲신장수 씨 부자

 

 2013년 토론토대학교 2학년생, 아름다운 청년 21살, 내 아들의 뇌출혈은 우리 가족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은 절망 그 자체로 불행은 시작되었습니다.

 

 AVM((Arteriovenous Mal-formal- 숨은 동정맥 기형) 처음 들은 질병입니다. 수술 후 장애자가 되었고 4~5년 재활하느라 어찌 지냈는지 모르게 외롭고도 괴로운 긴 시간이 지나갔습니다.

 

 물에 빠진 사람은 바로 옆에 있는 나무토막도 보지 못합니다. 실상 재활은 정말 길고도 힘든 여정이었습니다. 이 힘든 기간 속에서도 아들이 절망할까봐 노심초사했습니다. 보이는 것보다 안보이는 아픔이 더 컸기 때문입니다.

 

 장기전에 들어가면 지치게 마련입니다. 무너지느냐? 버텨내느냐? 휠체어에서 지팡이로 마침내 지팡이 없이도 신체의 한 부분 장애는 남아 있으나 보행할 수 있을 때까지….

 

 그러나 더 힘든 것은 우울증과의 싸움이었습니다. 더는 아들이 정상인으로 살아갈 수 없다는 절망감으로 인한 우울증은 더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2017년 확신없이 지나치곤 했던 주님을 영접하게 되었습니다. 정녕 주님의 울타리는 강건하여 고통이 고난만이 아니라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십자가의 고통 없이는 부활이 없다는 그 믿음, 뜻대로 하심에 맡기고 보니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습니다.

 

 2019년 성인장애인공동체를 만나면서 우리 가족은 또 다른 계기를 맞이했습니다. 장애인 가족 일원이 되었다는 소속감과 공동체 장애인 재활프로그램이 이루어지고 있는 섬기는 교회 재활 프로그램 참여 이후 안정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굳이 말로 설명하지 않고도 서로 이해할 수 있다는 눈빛. 다들 힘든데 누가 더 힘든지 비교하지 않아도 됩니다. 몸 아픈 사람에게는 조건 없이 잘 대해야 하듯 마음 아픈 이웃 또한 세심히 살펴주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설사 본인은 순간순간 정말 미치고 환장할 일인데도 말입니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즐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서로에게 위로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지 않겠습니까? 살아 있다는 자체가 행복이라면 누구든지 분명 존재의 의미가 있는 것 아닐까요?

 

 누군가의 희생으로 이루어지는 일이라면 결코 즐길 수가 없겠습니다. 희생이라 생각하는 순간 고맙고 편안했던 마음은 고통으로 바뀔 수 있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장애인공동체 일원으로 참여하면서 봉사자들의 얼굴에선 오히려 밝은 표정 그냥 즐거운 몸짓입니다. 부엌 설거지를 돕고 쓰레기 치우는 남자들의 모습에서도 평안함이 보입니다.

 

 내가 먼저 즐거워야 그 선한 영향력이 내 이웃과 함께 나눌 수 있지 않겠습니까? 초심을 생각해 봅니다. 아들의 목숨만 살려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던 그 순간들을. 사실 소원을 이루었습니다. 살아있다는 것만 해도 축제이고 축복 아니겠나요? 그런데도 때때로 아들에게 화를 내는 내 모습이 싫기만 합니다.

 

 화내고 금방 후회하지만 참 모자란 인간이란 자괴감은 나 스스로 도전장을 내밉니다. 참고 견디어야 한다는, ‘사랑은 오래 참고 견디며 모든 것을 감싸는 것…’이란 고린도전서 13장 성서의 가르침을 종종 묵상합니다.

 

 어렵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지금 장애인공동체 일원으로 활동하며 서로간 마음을 나눌 수 있다는 것만 해도 대단한 발전입니다. 아들이 재활프로그램 참여를 마다하지 않고 따라 함은 분명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은 꽤 괜찮은 인생을 살고 있다고 자부하자 말하고 싶습니다.

 

 그런데도 바람과 욕심을 내려놓아야 할텐데 어렵습니다.  조금씩이라도 잘해 보렵니다. 내 아들이 속해있는 장애인공동체가 치유 중심으로 굳건하게 서길 바랍니다. 함께 걸어가며 웃으며 즐겁게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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