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ekim
(목사)
성경에 대한 장기간에 걸친 진지한 사색과 탐구를 통해 완성한 대하 성경해설서 <성경에 나타난 전쟁과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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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과 헤롯 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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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떠난 후에 주의 사자가 요셉에게 현몽하여 이르되 ‘헤롯이 아기를 찾아 죽이려 하니 일어나 아기와 어머니를 데리고 애굽으로 피하여 내가 네게 이르기까지 거기 있으라.’ 하시니, 요셉이 일어나 밤에 아기와 그의 어머니를 데리고 애굽으로 떠나가 헤롯이 죽기까지 거기 있었으니 이는 주께서 선지자를 통하여 말씀 하신 바 ‘애굽으로부터 내 아들을 불렀다.’ 함을 이루려 하심이라. 이에 헤롯이 박사들에게 속은 줄을 알고 심히 노하여 사람을 보내어 베들레헴과 그 모든 지경 안에 있는 사내아이를 박사들에게 자세히 알아본 그 때를 기준하여 두 살부터 다 죽이니”(마 1:13-16)

 

예수 그리스도는 로마총독 빌라도의 판결에 의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다. 그러나 예수님의 죽음은 철학자 니체의 말대로 막강한 힘의 소유자 빌라도에 의한 나약한 나사렛 목수 예수님의 패배는 아니었다. 하나님의 역사운영 계획표에 따라 세상에 오신 예수께서 하나님이 정하신 시간과 방법대로 십자가형을 받고 처형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때가 이르기 전에 예수님의 생명을 노린 시도가 여러 번 있었는데, 그 첫 번째가 유대 왕 헤롯에 의한 것이었다.  아기 예수가 베들레헴 어느 여관 마구간에서 태어나신 것은 온 세상이 곤히 잠든 한 밤중이었다. 그러나 들에서 양을 지키던 목자들과 동방의 먼 나라 페르시아의 점성가들이 차가운 섶 단 위에 누우신 아기 예수 앞에 무릎 꿇었다. 목자들은 캄캄한 밤 하나님의 영광 중에 나타난 천사가 들려주는 구주탄생의 소식을 듣고 달려왔으며, 페르시아의 점성가들은 별의 인도함을 받아 멀고도 험한 길을 걸어와 아기 예수께 경배한 것이다. 


선지자들이 예언한 메시아의 탄생에 관해 알고 있었던 그들은 별을 따라 유대까지 와서 아기 예수가 계신 곳을 알기 위해 헤롯 왕을 찾아가 “유대인의 왕으로 나신 분이 어디 계십니까? 우리는 그에게 경배 드리려 왔습니다.”(마 2:2)라 말하자 헤롯은 즉시 대제자장들과 서기관들을 불러 그리스도가 나실 곳이 어디냐고 묻는다.


헤롯이 동방의 점성가들의 말을 듣고 유대의 왕이 되실 그리스도에 관해 상세히 알아본 데는 그럴만한 까닭이 있다. 그는 헤롯 안티파터의 둘째 아들로서 25세 되던 기원전 47년에 갈릴리 총독이 되었으며, 7년 후에 로마황제 아우구스투스에 의해 유대 왕으로 임명되었다. 헤롯 대왕(Herod the Great)이라 불리었던 그는 무너진 예루살렘 성전을 재건축한 건축가였다. 


난폭한 폭군이긴 했지만 때로는 관대한 왕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재정적으로 고통당하는 백성들의 세금을 탕감해 주는가 하면, 흉년에 그의 금 접시들을 녹여 팔아 굶주리는 백성들에게 옥수수를 나눠 주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에게는 병적으로 사람들을 의심하는 큰 약점이 있었다. 나이가 들면서 그의 의심증은 더욱 심해져서 그를 가리켜 “살인적인 늙은이”라 부르는 이들까지 생기게 되었다. 정권유지에 방해요소가 된다고 여겨지면 그가 누구든 상관치 않고 제거해 버리는 헤롯이었다. 


실제로 헤롯은 왕권을 보호하기 위해 친척과 친지들을 포함한 수많은 사람들을 살해했으며, 심지어는 아내 마리암네와 두 아들과 어머니 알렉산드리아까지 죽였다. 로마황제 아우구스투스가 “헤롯의 아들이 되느니 보다는 그의 돼지가 되는 것이 좋다. 그가 돼지는 잡아먹지 않을 테니까.”라 했을 정도로 헤롯은 의심이 많고, 포학하고, 잔인했던 것이다.


그런 헤롯이 유대의 왕이 될 아이가 태어났다는 말을 듣고 놀라고 흥분하여 그 아이의 행방을 알아보려 한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그리스도가 베들레헴에서 태어난다고 예언된 사실을 알아낸 헤롯은 동방박사들을 그리로 보내며 아이를 찾거든 그에게도 알려달라고 당부한다. 그 아이를 죽여 버리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그의 계획은 실현되지 못했다. 베들레헴 어느 마구간에 누워계신 아기 예수를 찾아 경배한 동방박사들이 꿈에 헤롯에게 가지 말라는 하나님의 지시를 받고 다른 길로 돌아가 버렸기 때문이다. 그들이 곧바로 본국으로 가버린 것을 알고 헤롯은 불같이 노하여 베들레헴과 그 부근의 두 살 이하의 유아들을 모조리 죽이라고 명령한다. 


동방박사들이 그냥 가버렸기에 아기 예수를 찾을 수 없게 된 헤롯은 아기가 태어난 곳과 그 주위의 신생아들을 다 죽여 그의 왕권이 위협받을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없애 버리려 한 것이다. 


그러나 그 같은 끔찍한 살인행위는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그 근거로 그들은 역사가 요세푸스의 책에 그 사건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하지만 요세푸스의 책에 기록이 없는 것은 헤롯의 유아살해 사건만이 아니다. 같은 시기에 발생한 다른 중요한 일들도 그의 기록에서 빠진 것들이 있으며, 아기 예수가 태어날 때 베들레헴은 마을 수준의 작은 지역 이였기에 요세푸스가 거기서 발생한 사건에 대해 관심을 안 기울였을 수도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기록에는 없지만 실제로 있었던 역사적 사실이 한 둘이 아님을 감안할 때 요세푸스의 책에 명시되지 않았다고 헤롯의 만행이 없었던 일이라고 말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의 심한 의심병과 난폭하고 잔인한 성격 그리고 강한 권력욕을 생각하면 헤롯은 그보다 더한 악행이라도 능히 저질을 수 있는 인물이었다. 


 그러나 모든 것을 떠나 성경이 이 사건을 기록하고 있기에(마 2:16-18) 헤롯이 범한 집단 어린이학살은 실제로 일어난 사건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그때 살해된 아이들은 몇 명이나 될까? “베들레헴과 그 부근의 사내아이들을 모조리 죽였다.”는 기록만으로 판단하면 그 숫자가 엄청날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언급한 대로 베들레헴은 작은 고을이었고, 그 인근지역도 별로 넓지 않았다. 이런 점과 그때 그 지역의 인구밀도를 고려한다면 살해된 아이들의 수는 20내지 30명 정도였을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숫자가 생각보다 작다고 헤롯의 죄가 적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희생된 아이들이 수백 명 아닌 수십 명이었던 사실은 기억할 필요가 있다.


악마 같은 폭군 헤롯에 의해 베들레헴의 어린아이들이 무참히 살해될 때 아기 예수는 마리아의 품에 안겨 애굽으로 향하고 있었다. 하나님의 인도와 보호를 받으며 어린 아들 예수와 아내 마리아를 데리고 당시 유대인들의 피난처였던 애굽으로 간 요셉은 거기서 3년 정도 지내다 헤롯이 죽었으니 돌아가라는 천사의 지시에 따라 이스라엘로 돌아와 갈릴리에 정착한다.


헤롯은 죽으면서 그의 왕국을 아칼라오, 안티파스, 빌립 세 아들에게 나누어 다스리게 했다. 그 셋 중 갈릴리 지역을 맡아 통치한 안티파스가 가장 유순한 성격이었기에 천사는 요셉을 그 곳으로 인도한 것이다. 


포악하고 잔인한 헤롯은 죽는 순간까지도 천인공노 할 죄악을 저질렀다. 죽을 때가 임박했음을 느낀 헤롯은 그가 좋아하는 여리고로 거처를 옮기고는 예루살렘의 유지들을 날조된 죄명으로 체포하여 구금시켰다. 그리고는 그가 죽으면 그들을 전부 처형하라는 어처구니없는 명령을 내렸다. 아무도 그의 죽음을 슬퍼하지 않을 것이니 누구를 위해서든 울어줄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며 그런 미친 짓을 한 것이다. 


이 같은 헤롯의 포악성과 잔인성을 잘 알고 있었던 유대인들은 비밀리에 사절단을 로마에 파견하여 헤롯의 아들들을 왕위에 오르지 못하게 해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를 받은 아우구스투스는 헤롯의 세 아들들에게 “왕” 아닌 “통치자”(성경에는 “분봉왕”이라 되어있음)란 칭호를 주었다. 이를 알게 된 아칼라오는 분노하여 비밀 사절단에 가담한 사람들과 그 일가족 3천 여 명을 학살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최후의 순간까지 무고한 사람들을 대량으로 학살한 헤롯은 기원전 4년 70세에 비참하게 생을 마감한다. 헤롯은 하나님의 인류구원을 저지시키려는 사탄의 도구로 살다 간 참으로 불행한 사람이었다. 그는 그의 왕권에 위협이 된다고 여겨지는 아기 예수를 잡아 죽이기 위한 수단으로 거짓을 동원했다. 


그리스도가 나실 곳이 베들레헴인 것을 알아낸 후 동방박사들을 그리로 보내며 아기가 있는 곳을 알려주면 자기도 찾아가 경배하겠다고 한 것은 완전한 거짓말이었다. 그의 목적을 아기 예수를 죽이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거짓의 아버지인 사탄”(요 8:44)의 하수인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것이다. 


사탄이 어린 생명들을 죽임으로 하나님의 계획을 무산시키려 시도한 것은 헤롯을 통해서만은 아니었다. 애굽에 이주한 이스라엘 민족이 번성하고 강해지는 것을 두려워한 애굽 왕 바로는 산파들에게 태어나는 이스라엘 남아들을 모두 나일 강에 던지라고 명한 것도 따지고 보면 사탄의 지시였다(출 1:20). 


사탄의 하수인이 된 애굽 왕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의 민족지도자로 쓰일 모세는 하나님의 도움으로 살아나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가나안으로 들어감으로 그의 백성들을 사용하여 인류를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뜻은 실현되기 시작한 것이다. 사탄은 그 원대한 하나님의 계획을 수행할 아기 예수를 헤롯을 통해 없애려 했지만 하나님은 아기 예수를 그의 손에서 구하셨고, 예수님으로 하여금 십자가의 길을 가도록 인도하셨다. 


아기 예수를 죽이려던 헤롯의 시도가 실패한 것은 사탄이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하나님께 도전해도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는 하나님의 뜻에 역행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은 없음을 말해주기도 한다. 하나님께 의지하는 자, 하나님을 신뢰하는 자, 하나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며 그의 뜻에 따르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와 축복이 임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하나님의 품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들 되어야 할 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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