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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100주년 안보 특집]조선은 왜 실패하였는가(8)-하멜 표류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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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3년(조선 17대 효종), 대만에서 일본으로 향하던 스페르베르호는 제주도 인근에서 좌초, 선원 64명중 36명이 살아남아 조선에서 13년을 머문다. 하멜은 1666년 조선을 탈출, 본국 네덜란드로 돌아간다.


그는 보험금을 청구하고, 그간의 급료를 청구하기 위해 조선 견문을 정리 했는데, 이것이 하멜 표류기이다. 17세기 유럽에서 발간된 최초의 조선 관련자료가 되어 이후 유럽에서 조선에 대한 관심을 일으킨 책이 됐다.


필자는 이 책에서 외국인에 비친 조선 백성의 진솔한 모습을 보고 싶었으나, 그런 내용은 별로 없다. 아마도 그가 여행가로 조선에 온 것도 아니고, 고생스러웠던 기억을 되새기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하멜은 1600년대 조선을 어떻게 보았는지, 책 속으로 들어가 보자. 


1) 조선의 관리


사또는 임기가 1년 입니다. 그 밖의 관리들은 임기가 3년이지만, 과실을 저지르고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파면되는 관리가 많습니다. 국왕은 국정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하여 항상 정탐군을 풀어놓고 있습니다. 사형을 받거나 종신 유배를 당하는 관리들이 많습니다.


 2) 형벌


국왕이나 국가에 배신하고 기타 중죄를 범한 자는 매우 혹독한 벌을 받습니다. 범죄자의 전 가족이 몰살되고, 살던 집은 헐리며, 그 터에는 다시는 집을 지을 수 없게 됩니다. 그의 재산과 종들은 전부 몰수되던가, 다른 사람에게 넘어갑니다.


이런 일이 우리가 있을 때에 일어났습니다. 국왕은(효종) 자기 형수(소현 세자 비)가 바느질 솜씨가 좋은 것을 알고 옷을 지어달라고 했습니다. 그녀는 국왕을 미워하고 있었기 때문에 옷 속에 부적을 집어 넣었습니다.


왕은 그 옷을 입을 때마다 왠지 평안을 찾을 수가 없어 옷을 뜯어 조사해보니, 그 속에서 부적이 나왔습니다. 왕은 형수를 동판을 깐 방에 가두고, 불을 때서 타 죽게 했습니다.


어느 고관이(황해 감사 김형욱) 이에 항의하는 상소문을 올렸지만 그는 곤장 120대를 맞고 참수 당했습니다(대개 곤장 100대면 죽는다).

 

하멜 자신도 잠시 조선군에 근무했는데, 당시 자기 부담으로 총알 50발과 거기에 쓸 화약을 소지해야 하는데, 화약을 충분히 소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곤장을 5대 맞는 벌을 받았습니다.


남편을 죽인 여인은 길가에 어깨까지 파묻고, 그 옆에 나무톱을 두어, 지나가는 사람들이 그녀가 죽을 때까지 목을 톱질합니다. 주인을 죽인 종은 고문을 해서 죽이고, 이에 반해 주인은 사소한 구실로도 자기 종을 죽일 수 있습니다.


여자가 간통을 한 경우, 남편이 아내를 죽여도 무죄가 됩니다. 유부녀와 간통을 했거나 달아난 사람은 그 여인과 함께 마을로 끌고 와, 옷을 발가벗기거나, 또는 속옷만 입힌 채, 얼굴에 회칠을 하고, 두 사람의 귀를 뚫어 엮고, 법의 집행자는 "간통한 년 놈이요" 하고 소리지르며 온 마을을 끌고 돌아다니다가, 곤장 50-60대를 때립니다.


 3) 세금


국왕에게 세금을 제때에 내지 못한 사람은 밀린 세금을 다 낼 때까지, 아니면 죽을 때까지 한 달에 두세 차례씩 정강이 뼈를 맞습니다. 그가 죽으면 그의 일가친척이 밀린 세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국왕은 결코 자기 수입을 못 받는 법이 없습니다.


보통 죄는 볼기나 종아리를 때리는데, 가볍게 말 한번 잘못해도 그런 벌을 받기 때문에 백성들은 매 맞는 것을 별로 창피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4) 종교


이 나라에는 사찰이 굉장히 많은데, 모두 경치 좋은 산 속에 있습니다. 어떤 사찰에는 5, 6백 명이나 되는 중들이 살고 있고, 그 사찰이 다스리는 종이 3, 4천명 되는 곳도 있습니다.


누구든 중이 되고 싶으면 중이 되고, 싫으면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들은 대우를 받지 못합니다. 때로는 머슴보다 별로 나을 게 없습니다. 그러나 지위가 높은 중은 존경을 받는데 주로 그들의 학식 때문입니다. 그들 중 국왕의 승려(왕사. 국사)라 불리는 중도 있습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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