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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는 왜 실패하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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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론


 상기 책 제목이 매우 흥미롭다. 한 국가의 실패를 들여다보다니!!!. 미시간공대 경제학 교수(대런 애스모글루)와 하버드대 정치학 교수(제임스 로빈슨)가 쓴 이 책은(2012년) 17세기 영국 산업혁명 이후, 5대륙 여러나라의 성공과 실패를 관찰했다. 남한, 북한 이야기도 조금 나온다.

 

 

 


 저자의 중심 이론은 ''더불어 잘 사는'' 즉, 포용적 정치 및 경제 제도를 추구하느냐, 착취적 제도를 추구 하느냐가 국가 번영과 빈곤의 갈림이 된다고 말한다.


 책 내용을 요약하면서 여러 사례를 소개코자한다. 그러노라면 책 제목의 탐구가 자연히 이루어지리라 생각하면서 우선 북한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본론


 1) 38선의 경제학


 제2차 세계대전, 일본의 항복, 그리고 한 달도 안되어 한반도는 두개의 진영으로 갈라지고, 6.25 전쟁 중에 황ㅇㅇ은 동생과 헤어지고, 숙명의 갈림길이 시작된다.


 황ㅇㅇ(형)은 가까스로 숨어 북한 인민군 징용을 면할 수 있었고, 이후 남한에서 약사로 살고있다. 
 반면, 의사로 일하던 동생은 퇴각하는 인민군에 잡혀 북으로 끌려간다. 2000년, 50년 만에 처음으로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 두 형제는 만났다.


 동생은 북에서 의사로 일하는데, 북에서는 괜찮은 직업이었지만 그래도 잘 살지는 못했다.
 형은 우선 북한에서의 생활이 어떤지 동생에게 물었다. 자신은 차가 있지만 동생은 없다고 했다. 전화가 있느냐 물었지만 없다고 했다.


 형은 북에서 상봉장에 나온 동포들이 돈을 부탁한다는 말을 듣고, 자신도 얼마간 주려 했지만, 동생은 ''가져봐야, 그 돈 내놓으라고 할 테니 그냥 넣어두라“고 했다.
 동생이 헤진 외투를 입고 있어, ''그 외투 벋고 이걸 입고가라''고 했다. 동생은 고개를 저었다. ''그럴 수 없다. 여기에 오려고 정부에서 빌린거다''라고 말했다. 


 동생은 헤어질 때도 마치 누군가 감시라도 하는 듯 눈치를 살피고 내내 불안해했다.  
 동생은 예상한 것보다 더 가난했다. 잘 살고 있다고 했으나 형의 눈에는 비쩍 마른 모습이 안쓰러웠다.


 당시 남한의 생활수준은 포르트갈이나 스페인과 비슷했지만 북한은 아프리카 국가들 수준이었다. 남한 생활수준의 1/10도 안된다. 주민의 건강도 열악해 수명이 10년은 짧다.


 이러한 격차는 오래전부터 있었던 것이 아니다. 2차 대전 이전만 하더라도 존재하지 않았던 일이다. 하지만 1945년, 남북 정부가 서로 다른 경제 체제를 채택하면서 운명이 갈렸다. 그 후 1990년 후반까지 서로 다른 길을 간 결과 반세기만에 남북은 놀라운 격차로 벌어졌다.


 2) 20세기 신 절대주의


 2009년, 북은 이른바 화폐개혁을 단행한다. 이는 통상 인프레이션이 심할 때 시행된다. 북은 100원을 1원으로, 돈을 바꾸는데 1주일 여유를 주었다. 정부는 10만원 이상은 환전이 안된다고 못을 박았다.


 이후 50만원으로 상향됐으나, 북 정부는 국민의 재산을 단숨에 대거 휴지로 만든 것이다.


 프랑스도 1960년에 화폐개혁을 했으나, 새로운 돈이 자리를 잡을 때까지 40년이나 구 화폐를 함께 사용했다.
 당시 북에는 암시장이 늘어나는 추세였고 통제가 우려되니, 신 화폐를 만들어 구 화폐를 휴지로 만들고, 사실상 주민의 돈을 몰수한 것이다. 당시 10만원이면 미화 40불로, 대략 한 가족의 4개월 생활비 정도였다. 


 암시장이 확장돼 일부 국민이 부자가 되거나 혹은 강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가난하게 내버려 두는 것이 훨씬 안전하기 때문이다.

 

 결론


 20세기 말, 세계의 여러 지역이 왜 그토록 가난에 찌들었는지 이해하려면, 20세기 신 절대주의에 대해 알아야한다. 바로 공산주의이다.


 마르크스는 불평등이 사라진, 한결 인간적인 조건 속에서 번영을 일구어 내는 체제를 꿈꾸었다. 레닌과 그의 공산당은 이에 감명을 받았지만, 이론과 전연 다른 현실이 연출됐다.


 1917년 공산 혁명은 시작부터 피바다였다. 공산당은 우선 정권을 장악해야 했기에, 자신의 권력에 위협이 되는 비공산 세력뿐 아니라, 자신에 대항하는 다른 공산당원도 살해, 제거했다.


 스탈린 통치 중에 4,000만 명이 이런 이유로 목숨을 잃었다. 이는 러시아만의 특이한 사례도 아니다. 캄보디아, 중국, 북한이 전형적인 예다.

이들 공산 독재 정권이 인간적 고통 외에 다양한 착취적 제도를 수립, 번영보다 가난을 초래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특히나 혹독한 착취 정치, 경제 체제를 갖고 있어, 5대주 여러 나라의 빈곤 문제를 다루는 이 책의 저자도 북을 세계사에 유례가 없는 나라로 취급하고 있다.
 북의 빈곤 문제는 책을 안 봐도 다 아는 바이지만, 저자의 분석을 통해 북의 빈곤을 이론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앞으로 책에서 다루어진 여러 사례를 연재한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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