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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던 길 멈추고 서서
chojungdae

 

가던 길 멈추고 서서

 


 
이 하늘 아래 
‘너 없는 내가 없다’는 
깨달음에 잠겨 산길을 걷는 나에게
낙엽 한 잎이 내 어께를 ‘툭’ 치면서
아는 체를 한다.

 

나는 그 나뭇잎을 주워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가만히 들여다 본다.
상처투성이다.
벌레 먹고, 찢어지고, 병들고
한군데도 성한 곳이 없다.

 

너와 내가 남이 아니라는 평범한 진리를
나에게 깨우쳐 주기 위해 
때 맞추어 떨어진 고마움에 겨워하면서
묵묵히 다시 걸을 걷는다.

 

나무는 나무대로
억새풀은 억새풀대로
이끼 낀 바위들은 또 그들대로
각자의 소임을 다하면서
하나가 되어 저물어가는 이 계절에

 

아직 나에게도
더 넘어야 할 일들과 
툭툭 털고 다시 일어서야 할 
얼마의 시간이 남아 있음이 얼마나 감사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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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은 결코 자신을 무조건 비하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자신의 소중함을 깊이 알고 나아가 소중한 이웃들을 위하여 자신을 내어주는 숭고한 사랑을 의미한다고 했다.


몇 해 전, 어떤 잡지에 뉴욕 시내에서 버스를 운행하는 ‘노래하는 쌤(Singing Sam)’이란 이름으로 불리는 어느 버스 운전사의 이야기가 소개 된 적이 있었다.


그가 운행하는 버스 노선은 맨하탄의 각종 공장 건물과 상점들, 중산층과 빈민층, 그리고 부유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다양한 곳을 지나가는 지역인데, 그를 만났던 뉴욕시의 주민들 뿐 만 아니라, 미국의 여러 주와 세계 각국에서 온 여행자들이 말하는, 이 운전사에 관한 인상 깊은 이야기들은 한결같이 ‘감사하는 마음으로 겸손을 사는 그의 너무나 당연한 인간적인 일상들’ 이었다.


쌤은 자신이 운전하는 버스를 가로 질러 추월하는 택시기사를 향해 항시 손을 들어 반기면서 “어서 가시오. 하느님께서 당신을 축복해 주기를 빕니다.” 하고는 기쁨에 가득 찬 모습으로 자신이 즉흥적으로 가사와 곡을 붙인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합니다’라는 노래를 즐겁게 부른다고 한다.


쌤이 사랑하는 아내 조세핀을 만난 것은 20년 전이었다. 결혼 얼마 후, 그녀는 쉴 새 없이 심한 기침을 하기 시작하더니, 양쪽 폐의 기능이 극도로 악화되어 그만 자리에 몸져 눕게 되자, 의사들은 공기가 좋은 산골로 요양을 가지 않으면 회복될 가능성이 없다고 권고했지만, 가난한 그로서는 엄두도 낼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는 한 번도, 아내가 건강을 회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포기하거나 이를 위해 기도하는 것을 잊은 일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8년 째가 되던 어느 날, 그의 아내는 기적적으로 건강을 되찾게 되었단다. 그는 이 놀라운 은혜에 감사하며 이렇게 소감을 말했다.


“나는 아내가 병중에 있을 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우리는 고통을 당할 때 쉽게 짜증을 내게 되고 웃음을 잃게 된다. 하지만 나는 이같은 나의 고통의 짐을 가족들이나 승객들에게 지워주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운전을 할 때마다 친절한 말을 하고, 즐겁게 노래하면서 즐거워지려고 노력하면서 살았다.” 


주어진 고통의 십자가를 기쁨의 삶으로 승화시켜 이웃을 위해 아낌없이 사랑을 실천하는 ‘노래하는 운전사 쌤’에게서 참된 겸손의 삶이 어떤 것인가를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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