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에 호화판 지하시설 '빙산주택'(iceberg home)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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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부유층, 팬데믹 기간에 땅밑 골프연습장, 수영장, 극장 등 시설 갖춰

 


토론토에서 건축되고 있는 빙산주택 사례

 


 토론토에 호화 지하시설 '빙산주택'(iceberg home)이 늘어나고 있다.
 

 팬데믹 기간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 감염을 우려해 외출하지 않고 소파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휴양지의 카티지를 보호구역으로 삼았다.


 반면 일부 부유층은 자기집 지하에 초호화 편의시설을 갖춘 빙산주택을 만들어 안락함을 추구했다.


 빙산의 일각이란 말이 있듯이 물위에 떠있는 것보다 그 아래에 훨씬 큰 얼음덩이가 있는 것을 비유한 표현이다. 눈에 보이는 지상의 건물보다 지하에 골프연습장, 수영장, 극장, 와인저장고 같은 웅장한 편의시설을 갖춰놓고 즐기는 것을 뜻한다.


 토론토에서 부촌으로 알려진 Hoggs Hollow 및 Forest Hill 같은 지역의 일부 최상위 부유층은 전염병을 피하는 일환으로 다층 지하실을 만들기 위해 땅밑을 파헤쳤다.


 이중에는 지하에 차 7대 주차장, 체육관, 골프 시뮬레이터 같은 시설 등을 갖추기도 했으며, 도심에서 지하 깊숙이 뻗어가면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3만~5만 평방피트의 대형 맞춤 고급주택을 전문으로 해온 토론토의 한 건축업자는 “요즘 몰려드는 지하실 확장 프로젝트에 눈코 뜰새 없다. 코로나가 주택 공간 확장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사람들은 이제 집에서 생활하는 사실을 진심으로 깨닫고, 최고의 투자는 집이라고 여긴다”고 전했다.


 최근 그는 Bridle Path의 주택 지하에 천장 20피트인 골프연습장을 만들었다. 올 봄에는 빙산주택 2개 프로젝트가 대기하고 있다. 그중에는 지하 극장, 와인 저장고 및 실내 수영장 등을 포함할 곳도 있다.


 Leaside에 있는 다른 프로젝트는 뒤뜰까지 지하를 파고 들어가 4,200 평방피트로 늘린다. 지하에 거실, 극장, 와인 저장고 및 체육관을 갖춘다.


 Forest Hill과 Bridle Path 지역에 집중하고 있는 또 다른 건축업자는 2019년 York Mills에 지하 농구 코트와 골프연습장이 있는 빙산주택을 시설했다. 올해 말 완료할 Bridle Path에 있는 집은 지하에 차 16대 주차, 터키탕 및 농구 코트를 만든다.


 그는 “보통 2천만 달러 이상의 고가 프로젝트이며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로 이런 주택에 관심을 갖는 고객이 많다. 체육관, 수영장, 홈시어터, 큰 차고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토론토 전체적으로 럭셔리 시장이 엄청나게 성장했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여행을 다녔지만, 이젠 뒷마당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 가을에 방영될 예정인 빙산주택에 대한 TV특집을 준비하는 한 업자는 “마당이나 녹지를 잃지 않고 공간을 늘리는 지하실 확장에 많은 이점이 있다. 그러나 지하수가 나오거나 굴착 장비가 들어갈 수 없는 협소한 부지는 문제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가을 시의 승인을 받은 Hoggs Hollow의 한 맨션은 250년 된 설탕단풍을 포함해 9그루의 나무를 베어내면서 빙산주택에 대한 논란을 불러왔다.


 이에 토론토시 의회는 환경 영향, 이웃 주택의 기초붕괴, 지면 변경, 건설 중 소음 및 진동을 포함한 빙산주택의 영향과 해결방법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빙산주택의 역사는 2008년 영국의 런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런던시내 부유층들이 주택의 고도제한 등을 피해 지하에 다층 지하공간을 건축한 것에서 시작됐다.


 영국 뉴캐슬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런던에는 2008년에서 2019년 사이에 7,000채 이상의 빙산주택이 건축됐다.


 이 연구에 참여한 한 교수는 “그 중 약 절반은 가족의 넓은 공간이 필요해서, 나머지는 사치를 위한 것이었다. 한 맨션에는 체육관, 영화관, 수영장, 직원 숙박시설, 자동차 리프트가 완비된 대규모 차고 등 모든 것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주택시장의 변화와 지역 제한 등이 도입된 후 관심이 줄었다. 지하실 침수, 소음 및 진동, 건설 먼지와 같은 것도 한몫 했다”고 덧붙였다.


 토론토의 빙산주택은 영국만큼 흔하지는 않지만 주택 소유자가 지하를 파는 것에 대해 막을 조례가 거의 없다. 현재 조례는 주거용 건물 아래로 몇 층을 파내려 갈 수 있는지, 최대 면적과 지하실이 대지 경계선에서 얼마나 떨어져야 하는지 등을 제한하지 않는다. 단지 엔지니어링 또는 실제적인 관점에서의 일부 제한이 있을 뿐이다.


 토론토시는 현재 빙산주택에 대한 집계가 없어 2022년 하반기 연구에 들어가 내년에 관련보고서를 낼 계획이다. (김효태 부장 | [email protected])

 


영국 런던의 초호화 빙산주택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