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can do, She can do, Why not me!
budongsancanada

한국서 LG 근무하다 1999년 캐나다 이민/벤처사업(FillStore.com), 편의점, 일본라면 전문점 등 경영/현재 토론토 다운타운에서 한국라면 전문점( Mo Ramyun) 운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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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지난해 4월 토론토 다운타운(Baldwin/McCaul)에 한국식 라면집 ‘맥라면(McRamyun)’을 열었다가 유명 패스트푸드 체인인 맥도널드 측에서 유사상호를 사용하지 말라는 요청을 받고 법적분쟁을 피하기 위해 ‘모라면(Mo’Ramyun)’으로 이름을 바꾼 김하일(Harry)대표가 쓴 것입니다. 이 식당은 현지 언론매체에 이런 내용이 소개되면서 오히려 손님이 늘었습니다.  

 

 나름 양반가 종갓집의 둘째 아들로 태어나 유교적이고 엄격한 가풍 속에서 성장하다 보니 어린 시절 부엌에 들어가 본 기억이 별로 없다. 어쩌다 부엌에서 얼쩡거리다 아버님의 눈에 띄게 되면 어머니는 불호령을 맞곤 했다. 어째서 사내녀석을 부엌에 들이느냐고.


 아들만 4형제인 집안의 둘째였는데, 부모님 잠드신 시간 형제들끼리 라면 한 그릇을 먹어도 끓여다 바치는 일은 막내 동생 몫이었고, 군생활은 장교로 치게 되어 역시 마찬가지로 병사들이 끓여다 주는 라면을 먹기만 했지 내 손으로 라면을 끓여본 기억이 없다.


 음식솜씨가 제법 있고 요리하기를 좋아하는 아내를 만난 덕에 결혼 후에도 내 손으로 뭔가 음식을 만든다는 것은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고, 요리라는 것은 나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였는데... 


 그런데 어쩌다 보니 식당주인이 되어 있다. 그것도 라면을 끓여 파는 라면집. 7년간 운영하던 컨비니언스를 정리하고 음식점을 해보겠다고 했을 때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반대와 걱정을 했었다.


 ‘음식점은 아무나 하는 게 아냐, 당신 경험도 전혀 없잖아.’ ‘주인이 음식 할 줄 모르면 주방장한테 휘둘려 가게 말아먹는 거야’ 심지어, 음식 장사는 인생 막장에나 하는 힘든 일이라며 말리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데 다른 사람의 그런 걱정과 조언들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무엇에 홀린 듯 덜컥 계약을 했고, 나름대로 잘 운영을 했으며, 이후 그 식당을 매각하고 지금은 아예 처음부터 셋업을 해서 오롯이 처음부터 끝까지 내 손으로 식당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He can do, She can do, Why not me!”


 한국 여성으로 실리콘밸리의 신화를 이룬 김태연 회장이 늘 강조하는 Can Do 정신, 나의 SNS Profile Message에 담아 놓고 늘 되새기고 있다. 


 날 때부터 식당주인이 따로 있던가, 컨비니언스 스토어는 뭐 언제 해봐서 했던가. 지금 대박 식당의 주인들은 손발이 서너 개씩이거나 아니면 아이큐가 남다른 천재들인가? 결국은 나와 똑같은 사람이고 단지 남들보다 더 많이 노력하고 치열하게 고민하고 어떻게든 어려움을 극복해 가면서 이루었겠지. 내가 그들보다 부족한 게 있다면 그만큼 더 노력하면 될 것이고, 어쩌면 나에게는 그들과는 또 다른 재능이 있는 지도 모르지 않는가? 그들은 해냈는데 왜 나는 할 수 없는 건데? 라는 무모한 마음으로 덤벼 들었다.


 물론 처음 해보는 일이 쉽게 될 리가 없었다. 그러나 이런 저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맛보게 되는 성취감이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짜릿했다. 


 필자는 한국의 SI(System Integration) 회사에서 Project Manager로 꽤 오랫동안 근무했었다. 참으로 어렵고 힘든 시절이었다. 80~90년대의 직장인들이 대부분 그랬듯 거의 매일이 야근이었고, 주말도 휴가도 없이 일했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나 맡게 되면 장단기 사업계획, 손익계획을 세우고 필수 요원을 선발하여 프로젝트에 착수하면서 단계별로 계획 대비 실적을 점검하고 다음 단계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적게는 십여 명에서 많게는 백명이 넘는 팀이 구성되고, 그 조직을 관리해야 하고… 그야말로 쥐꼬리만한 월급 받으면서 엄청난 부담과 업무량에 시달려야 했다.


 그런데, 식당을 셋업하고 운영하면서 그 시절 그 회사에 크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적당한 장소가 물색되자 당연한 것처럼 내가 하고자 하는 식당의 강.약점 분석(#1), 장단기 사업계획, 예산, opening까지의 세부 계획(#2)을 수립하고 있는 나를 보며 ‘배운 도둑질이 어디 가나’ 하며 실소를 머금었다. 


 회사가 오늘을 위해 나를 그토록 혹독하게 트레이닝 시켰나 보다. 그것도 매달 돈까지 주어 가면서… 


 선진 관리기법과 툴들을 가르쳐 주고, 과중한 프로젝트를 맡겨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능력을 키워주고, 과장, 차장, 부장 승진을 할 때마다 연수원에 가두어 놓고 리더십 교육을 시켜, 현재 14명인 우리 직원들과 팀웍을 이루어 사업을 잘 이끌어갈 수 있도록 회사는 나를 키웠던 거다.


 어렵게 하나의 프로젝트를 완수하고 나면 ‘어쭈, 해냈어? 제법인데, 그럼 이것도 할 수 있겠어?’ 하듯 더 난이도가 높은 프로젝트가 맡겨지곤 했었다. 그것도 다 해냈었는데.


 “He can do, She can do, Why not me!”


 남들은 해냈는데 왜 나는 안돼? 해보니까 되더라. 노력 없이 되는 일도 없지만, 노력해서 안 되는 일도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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