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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을 찾아서(53)-아레오파고스(Areopagus)에 선 바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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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르테논을 둘러본 후 조금 내려오다가 만나는 좀 넓은 공터, 그 옛날 신들이 모여 변론하던 곳, 한참 뒤에는 바울이 변론하던 재판정, 아레오파고스에 들렸습니다.

지금은 그저 동판 하나가 큰 바위에 붙어있는 바위 언덕 위의 작은 공터에 불과하지만 그 옛날에는 바울의 생과 사가 결정지어 질 수도 있었던 그런 자리라니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아주 오래 전의 이곳은 오늘날로 치면 대법원쯤 되는 곳이었습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전쟁의 신 아레스가 자신의 딸 알키페를 납치하려는 포세이돈의 아들 할리로티오스를 살해하였습니다. 이에 격분한 포세이돈은 신들의 법정에 고발을 하고, 이에 신들은 아레스의 언덕이라고 불리는 아레오파고스(Areopagos)에 모였다고 합니다. 아레스는 이 곳에서 재판을 받고 무죄로 풀려났다고 전해집니다. 이후 아레오파고스는 아테네에서 가장 오래되고 유서 깊은 법정이 되었다고 합니다.

사도행전 16장에서부터 디모데와 함께 시작된 사도 바울의 2차 여행에서 그들은 데살로니가와 베뢰아에서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전할 때 이를 믿고 따르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더 많은 사람들로부터 고초를 겪은 후 바울은 실라와 디모데를 베뢰아에 남겨 놓은 채 황망히 아덴으로 피신을 하여야만 하였었습니다.

아덴에서라고 가만이 있을 바울이 아니었지요. 실라와 디모데를 기다리는 동안 온 성에 우상이 가득한 것을 보고 마음에 분하여 회당에서는 유대인과 경건한 사람들과 또 저자에서는 날마다 만나는 사람들과 변론하는 내용이 사도행전 17:16-34까지 세세히 기록이 되어 있습니다.

어떤 에피쿠로스와 스토아 철학자들도 바울과 쟁론할새 어떤 사람은 이르되 말쟁이가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느냐 하고 어떤 사람은 이르되 이방 신들을 전하는 사람인가보다 하니 이는 바울이 예수와 부활을 전하기 때문이러라. 그를 붙들어 아레오바고로 가며 말하기를 네가 말하는 새로운 가르침이 무엇인지 우리가 있겠느냐 네가 어떤 이상한 것을 우리 귀에 들려주니 무슨 뜻인지 알고자 하노라 하니 모든 아덴 사람과 거기서 나그네 외국인들이 가장 새로운 것을 말하고 듣는 이외에는 달리 시간을 쓰지 않음이더라. 바울이 아레오바고 가운데 서서 말하되 아덴 사람들아 너희를 보니 범사에 종교심이 많도다. 내가 두루 다니며 너희가 위하는 것들을 보다가 알지 못하는 신에게라고 새긴 단도 보았으니 그런즉 너희가 알지 못하고 위하는 그것을 내가 너희에게 알게 하리라. 우주와 가운데 있는 만물을 지으신 하나님께서는 천지의 주재시니 손으로 지은 전에 계시지 아니하시고 무엇이 부족한 것처럼 사람의 손으로 섬김을 받으시는 것이 아니니 이는 만민에게 생명과 호흡과 만물을 친히 주시는 이심이라. 인류의 모든 족속을 혈통으로 만드사 땅에 살게 하시고 그들의 연대를 정하시며 거주의 경계를 한정하셨으니 이는 사람으로 하나님을 더듬어 찾아 발견하게 하려 하심이로되 그는 우리 사람에게서 멀리 계시지 아니하도다. 우리가 그를 힘입어 살며 기동하며 존재하느니라. 너희 시인 어떤 사람들의 말과 같이 우리가 그의 소생이라 하니 이와 같이 하나님의 소생이 되었은즉 하나님을 금이나 은이나 돌에다 사람의 기술과 고안으로 새긴 것들과 같이 여길 것이 아니니라 알지 못하던 시대에는 하나님이 간과하셨거니와 이제는 어디든지 사람에게 명하사 회개하라 하셨으니 이는 정하신 사람으로 하여금 천하를 공의로 심판할 날을 작정하시고 이에 그를 죽은 가운데서 다시 살리신 것으로 모든 사람에게 믿을 만한 증거를 주셨음이니라 하니라. 그들이 죽은 자의 부활을 듣고 어떤 사람은 조롱도 하고 어떤 사람은 일에 대하여 말을 다시 듣겠다 하니 이에 바울이 그들 가운데서 떠나매 사람이 그를 가까이하여 믿으니 중에는 아레오바고 관리 디오누시오와 다마리라 하는 여자와 다른 사람들도 있었더라.”(행 17:18~34)

이런 이유로 가이드는 사도행전 17장이 “아테네 서”라는 별명을 얻었다고 하였습니다.

바울이 열심히 전도하던 그 때에 이렇게 따르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었는데, 그렇다면 교회도 있었을 법한데 왜 그 교회 이야기는 성경에서 빠졌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소크라테스의 감옥

언덕을 조금 더 내려오면 소크라테스의 감옥이라 이름 붙여진 바위가 있습니다.

커다란 바위에 구멍을 깊이 파고 쇠 창살로 앞을 막은 것을 감옥이라고 합니다.

사도 바울에 못지 않게 달변에 웅변가였던, 그리고 요즈음 나훈아의 “테스형”으로 더 많이 뜨고 있는 소크라테스는 좀 전에 들렸던 아레오파고스에서 재판을 받은 것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그 당시는 오늘날 배심원 제도에 가까운 민중재판소가 운영되고 있었기에 극장에 모인 민중재판관들이 찬반 투표를 해서 투표수의 많고 적음으로 판결을 내리는 방식인데, 1차 변론에서 유죄, 무죄 사이의 표 차이가 크지 않았기에 소크라테스는 민중재판관들을 설득해 사형보다 가벼운 형벌을 받을 수도 있었으나 뉘우치는 기색 하나 없이, 푼돈에 지나지 않는 금액을 벌금으로 내겠다면서 민중재판관들의 심기를 더욱 건드린 것이 화근이 되어 사형 360표, 벌금형 140표란 압도적 차이로 사형을 확정했다고 합니다.

여기에 비하면 아레오파고스에서 변론한 바울은 훨씬 변론을 잘 한 것 같습니다.

“너 자신을 알라!”는 말로 유명한 소크라테스.

“악법도 법이다.”라고 말을 하였다는 소크라테스.

죽으면서도 닭 한 마리 빚진 것을 갚아 달라고 부탁했다는 소크라테스.

그러면 그 빚진 닭을 갚아주는 사람에게 빚진 닭은 또 언제 어떻게 갚으려는지….

악처를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고 전해지지만 그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크산티페와 결혼하여 세 아들을 두었다고 합니다.

크세노폰은 그의 저서에서 그녀의 기질이 불 같았다고 전하지만 그녀가 바가지 긁는 여자였다는 증거는 없다고 하는데…. 왜 그런 말들이 전해졌을까요? 고등학교 때 들은 이야기 한 토막.

소크라테스에게 부인이 바가지를 한참 긁었다고 합니다. 하나 그저 못들은 체하며 문 밖으로 나가는 그에게 부인이 물 바가지를 던졌다나요? 그러자 그가 “천둥이 치더니 드디어 소나기가 오는 구먼…”하고 나갔다고 합니다.

어찌나 재미있게 들었던지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데 그게 아니라니 이 나이에 고착된 사고를 어찌하면 고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을 이행하기는 다 글렀지요?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은 “법을 준수하라”는 말의 와전이었고, “너 자신을 알라”는 말 또한 그가 처음 지어낸 말이 아니라 아폴론 신전에 쓰여 있던 격언을 그가 자주 사용하였기에 그렇게 전해졌다고 합니다. 이 때의 “너”는 상대방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의미하는 것이니 결국 “나를 알라는 말” 이라고들 하네요.

그 옛날부터 아직까지 세상을 풍미(風靡)하는 두 사람의 선각자를 얼마 멀지 않은 자리에서 만나 보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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